| [IP칼럼] 보안+IP ‘이중 잠금’...美 패권, 中 기술탈취 극복법 | 2026.02.05 |
기술 안보의 최전선, ‘독이 든 사과’를 준비하라
[IPNEWS= 윤태승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전담관] 미국의 패권 남용과 중국의 기술탈취가 도를 넘어 전세계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최근의 국제정세는 기술로 먹고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우환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흔히┖한강의 기적┖이라 부르지만,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우리 핏속에 잠들어 있던 기술DNA의 필연적인 부활이다. 기원전 4세기 0.3 µm 미세선은 오늘날의 나노 공정으로 이어졌다. 고구려 벽화의 제륜신과 야철신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의 뿌리가 되었다. 금속활자와 훈민정음은 세계 최고의 디지털 IT 강국을 만들었다. ![]() ▲윤태승 특허전담관 AI 시대에 HBM과 같은 반도체 기술은 공급망의 핵심이 됐다. 스마트폰과 전기차, 피지컬AI의 핵심 공급망을 확보하며 우리는 다시 정점에 서있다. 하지만 주변의 강대국들은 우리의 기술을 정치나 해킹, 스파이 등을 통해 약탈하고 있다. 선조들이 성벽을 쌓고 안시성과 귀주와 살수에서 배수의 진을 친 것처럼, 이제 우리는 사이버보안과 특허망이라는 현대판 성벽을 쌓아야 한다. 지키지 못하는 기술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이며,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시장을 빼앗고 우리의 공장을 문닫게 한다. 이제 우리의 기술을 지키고, 기술 탈취에 대응하는 적의 손에서 터지는 독이 든 사과를 전략을 통해 기술과 시장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야만 한다. 특히, 정치적인 스탠스에 있어서 미국은 탈중국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있어 필연적인 노선의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지금 중국은 다양한 내부 위기에 봉착해 있다. 기술탈취와 짝퉁에 기반한 중국의 기술굴기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지만, 그 이면의 다양한 폐단은 통제된 공산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한 면이 다수 있고, 내수 경제의 어려움과 전세계적 불경기에 중국산 제품의 보안이슈로 인한 퇴출 분위기로 더욱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일부 휴머노이드나 양자, AI 기술 등에서 앞서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지속가능성이나 보안의 안전성 및 품질의 신뢰성에서는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수년 전 세간을 뜨겁게 달궜던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기억할 것이다. 조 단위의 합의금으로 마무리된 이 세기의 분쟁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 무기는 바로 치밀한 ‘특허 분석’과 ‘증거 확보’였다. 이는 기술 기업에게 지식재산권(IP)이 단순한 방어 수단을 넘어, 기업의 사활을 결정짓는 강력한 공격 무기이자 협상 카드임을 온 국민에게 각인 시켰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국내 기업 간의 경쟁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바로 중국발(發) 전방위적 기술 탈취 시도다. 과거의 기술 유출이 설계도면을 몰래 빼내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핵심 인력을 통째로 매수하는┖인재 빼가기┖, 내부에 침투하여 기밀을 빼내는┖산업 스파이┖, 그리고 소프트웨어 공급망에 숨겨진┖백도어┖까지,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하고 조직화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기술은 곧 국가 안보가 되었다. 이 냉혹한 전장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적 스탠스는 명확하다. 모호한 줄타기를 끝내고 기술 동맹의 핵심 축인 미국과 확실하게 손을 잡아야 한다. 첨단 기술의 표준과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 편입되는 것이 우리의 기술 고립을 막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기술 유출의 통로가 될 뿐 아니라, 언제든 경제적 강압의 볼모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기술 탈취 공세에 우리는 어떻게 맞서야 하는가? 인력 단속이나 보안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훔쳐 가더라도 결국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고도의 특허 전략, 이른바 ‘독이 든 사과’(Poisoned Apple) 전략이 필요하다. 이 전략은 핵심 기술을 훔쳐 가서 제품을 만들더라도, 그 제품이 글로벌 시장(특히 미국, 유럽)에서 판매되는 순간 강력한 특허 소송의 덫에 걸리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 내용을 등록하는 것을 넘어, 해당 기술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에 촘촘한┖특허 지뢰밭┖을 매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의 핵심 노하우를 탈취당했다 하더라도, 최종 칩이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설계 구조나 인터페이스에 대한 강력한 특허를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면, 그들은 훔친 기술로 만든 칩을 해외에 한 개도 팔 수 없게 된다. 먹는 순간 탈이 나는 사과처럼, 훔친 기술이 도리어 그들 기업과 국가에 치명적인 법적 리스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R&D 기획 단계부터 특허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쟁사의 특허 공백을 파악하고, 우리 기술이 침해 받았을 때 입증하기 쉬운 형태로 권리 범위를 설계하는IP-R&D 전략이 필수적이다. SK와 LG의 사례에서 보았듯, 결국 법정에서 이기는 것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특허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방어를 넘어 미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격적인 특허 확보도 시급하다. AI, 양자 컴퓨팅, 6G, 피지컬AI 등 게임체인저가 될 기술 분야에서 미국 등 우방국과 공동 연구를 강화하고, 표준 특허를 선점하고 핵심 공급망에 진입해 다가올 기술 패권 시대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이 유출되면 다시 개발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초격차 기술이 무너지는 순간 국가 경쟁력도 함께 무너진다. 정부와 기업은 특허가 곧 국가를 지키는 최첨단 무기임을 인식하고, ┖독이 든 사과┖를 치밀하게 준비하여 기술 도둑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해야 할 때다. [글_ 윤태승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전담관]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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