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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보호법, 전문가들 어떻게 생각할까? 2009.02.20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찬반 등 다양한 의견 요약정리


20일 국회에서 열린 <건강정보보호 관련법 제정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관련 법안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또한 만든다면 그 범위와 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견해를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를 통해 전해진 의견들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올라와있는 건강정보보호법안(백원우 의원 대표발의)과 개인건강정보보호법안(전현희·유일호 의원 각각 대표발의)을 심의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에서 온 관련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어떤 입장을 나타냈을까? 다음은 각자에게 주어진 의견진술 시간에 나온 전문가들의 발언을     간략하게 요약한 것이다.


▲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전자적으로 처리된 건강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법률로 의무권리 관계를 규정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인 동의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의료법 등에 개인정보 보호 조항이 없는 건 아니나 기본적으로 의료진의 입장에서 책임과 의무를 담았다. 권리의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환자인 소비자의 권한을 더욱 분명히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의료분야의 개인정보에는 특수성이 있다. 의료정보를 생성하는 병의원 뿐 아니라 건보공단이나 심평원 등 진료목적 외로 건강정보를 다루는 기관들도 있다. 이들의 의무와 권리를 달리 규정해야 한다.


▲김주한 서울대 의과대학 부교수


개인건강정보보호에 관한 법안은 17대 국회에서 많이 논의됐던 것으로, 국가건강정보센터 설립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출발점부터 잘못됐다.


우리나라는 정보의 집적도가 높다. 그래서 건강정보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헌데 관련법안은 정보파기 원칙을 훼손하고 영구보존 합법화의 근거를 마련하도록 돼있다.


건강정보보호진흥원 설립과 위탁업무 조항에 반대한다. 현행 의료법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엄격하게 규정했는데, 이를 건강정보보호법으로 약화시키는 건 잘못이다. 해당 법안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


▲김옥남 대한의무기록협회 회장


건강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은 빨리 제정돼야 한다. 아울러 국가 표준과 지침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법적 기준이 없어 실무를 처리하기 어렵다.


법 제정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는 단독 특별법의 형태로 개인건강정보보호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의 내용에는 의료기관의 정보화 촉진에 관한 계획과 추진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건강정보보호진흥원을 만들어 의료기관 정보화 촉진 및 육성, 정보화 수준에 대한 평가와 인증, 건강정보보호를 위한 표준의 개발 및 제시 등등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개인건강정보보호법은 개별법으로 제정하는 게 좋다. 건강정보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침도 중요하다. 지침엔 법률적인 효력을 부여해야 한다. 바로 이 법과 지침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개인건강정보를 수집할 때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되 불가피한 경우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 동의의 경우 명시적 동의와 묵시적 동의를 분리해야 하는데 마케팅 등 목적으로 이용할 때엔 명시적인 동의가 필요하도록 해야 한다.


정보수집 목적이 달성됐을 때에나 동의가 철회됐을 때 건강정보를 파기해야 한다. 이 경우 식별되지 않게 처리한 개인건강정보도 민감하고,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도 남아있으므로 개인식별 정보만 파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김소윤 연세대 의과대학 조교수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건강정보보호법 제정이 매우 시급하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이 빠른 시일 내에 제정되는 경우 의료법에 필요한 내용을 반영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는 있다.


건강정보의 보호와 정보화 촉진의 내용은 모두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별도의 개별법으로 만들 것인지 하나의 법에서 다룰 것인지에 대해선 입법 기술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건강정보 보호와 정보화 촉진을 위해서는 별도의 전담조직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법적 근거가 없는 조직은 전문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업무기반 마련이 어렵다. 다만, 조직의 설립문제가 관련법안 입법에 걸림돌이 된다면 다양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태훈 대한병원협회 병원정보관리위원장

 

이 법안을 추진하면서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얘기한다. 문제는 개인식별 정보를 넘어 전문인의 지식이 가미된 정보의 주체도 소비자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서 권리 인정에 따른 분쟁이 급증할 것은 명확하다.


추진되는 법안은 행정비 추가의 요인을 발생시킨다. 어려움에 처한 의료계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고 과도한 의무와 처벌을 부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범법자 양산이 우려된다.


현재 의료계는 환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보장하는 입법에 반대한다. 오히려 환자와 의료인의 권리를 약관으로 제정해 민감한 정보를 취급할 수 있도록 의료법 등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게 훨씬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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