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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실적압박, 느는 보험설계사 일탈 2009.03.23

보험사 압박에 ‘그려넣기’ 등 일탈행위 발생

전문가들 “목표 현실화로 문제 해결해야”


일부 보험사의 과도한 실적 압박이 설계사들의 범죄를 불러오고 있다.


23일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계약 실적을 올리고 이를 유지하라”는 일부 보험사의 압박에 소속 설계사들은 범죄의 장에 내몰리는 중이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각 보험사는 매월 설계사들에게 계약 목표를 할당한다. 또한 기존계약 유지 의무도 함께 부여한다. 이를 지키지 못한 책임은 설계사들에게 오롯이 돌아온다. 회사 내에서의 입지가 크게 축소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적잖은 설계사들이 무리수를 둔다는 점. 일부는 실적을 위해 가짜 계약인 일명 ‘그려넣기’를 시도한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잠시 빌리거나, 몰래 도용해서 불법 보험계약을 맺고 이를 실적에 넣는 것이다.


불법 허위계약을 유지하려면 매달 보험금을 직접 넣어야 한다. 하지만 보험설계사가 불법 계약을 위해 매월 사재를 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보험설계사는 고객의 돈에 손을 대기도 한다. 월말 고객들로부터 수금한 보험료를 가짜계약 유지에 쓰는 방식을 통해서다. 고객의 보험으로 약관대출을 받아 허위계약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다 분명한 불법이다.


한 회사의 보험설계사는 “대부분이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걸 안다”면서도 “그렇지만 영업소 등의 강요로 인해 안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의 보험설계사도 “이는 좀 열악한 회사에서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다”라고 언급한 뒤 “기존에 많은 실적을 올린 사람이 그 같은 추세를 유지하려고 무리수를 둘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자신들을 향한 설계사들의 문제제기에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S생명의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보험설계사가 20만”이라며 “이들 가운데 몇 명이나 잘못을 저질렀기에 범법이 일반화된 것처럼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지점별로 경쟁을 하는 건 맞지만 계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불이익을 주거나 하진 않는다”며 “그렇기에 허위 계약을 할 필요도 없고, 한다고 해도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까닭에 다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D생명의 관계자도 “부실계약이 양산되면 결국 그 피해가 보험회사로 돌아온다”고 말한 뒤 “고객과 지점장과의 통화를 비롯, 대략 3가지의 허위계약 방지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어 일부에서 그러는 것 같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단, 그는 최근에 각 보험사의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대리점들이 많이 늘었다고 전하며 “이곳에서 터지는 일까지 관리하긴 어렵다”고 함께 덧붙였다.


보험사들의 항변에도 전문가들은 “문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든 업계가 책임을 면할 순 없다”고 말한다. 그려넣기와 가짜계약 유지를 위한 범법행위가 계속 있어왔음에도 이를 근절시키려는 업계의 노력이 별로 없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보험사들의 올해 영업실적도 부진할 걸로 전망된다면서, 이를 핑계로 보험설계사들을 몰아세울 경우 현재의 잘못된 풍토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업계 전체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보험사의 말대로 실적 강요가 없었다고 해도 고객모집에 따른 실익을 나눠가지는 만큼 업계는 제기된 문제에 대한 책임성을 더 느껴야 한다”며 “경기 불황에 따라 더 악화될 걸로 보이는 문제 예방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도 같은 입장을 나타내면서 “설계사에게 주는 목표를 현실화해야 한다”거나 “초기에 많은 수당을 주면 이 돈이 가짜계약에 쓰일 수 있으므로 수당지급을 좀 늦춰야 한다”는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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