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정부부처, 보험업법 개정안 둘러싸고 신경전 2009.03.31

공정위와 복지부, 정부 안팎서 대립하며 신경전 벌여


보험업법 개정 법률안을 둘러싼 정부부처의 신경전이 날로 첨예해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26일 금융위, 보건복지가족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 고위 간부들을 불러놓고, 지난해 금융위가 입법예고한, 건보공단의 개인 질병정보를 보험사기 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 법률안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부처의 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법 개정의 당위성을 부각시켰다. 허나 복지부 등은 개인정보 보호 등 이유를 내세우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문제는 그 다음날 생겼다. 한 신문은 복지부의 말을 인용해 정부 차원의 보험업법 개정 시도가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관련 논의가 더 이상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박하정 보건의료정책실장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상 정부 내 보험업법 개정 논의가 완전하게 종결됐다고 밝힌 셈이다.


금융위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26일 회의에서 아무 결론도 나지 않았는데 복지부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흘린다며 불만에 찬 표정을 나타낸 것이다.


김태현 보험과장은 본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한 뒤 “(건보공단에 있는 개인의 질병정보를 보험사기 조사에 활용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 법률안에 대해선 아직 결론이 안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관계부처 고위 간부들의 회의를 주재했던 총리실 소속 박현철 금융정책과장은 “복지부가 자기 부처의 희망을 전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한 다음 “회의 주제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말로 금융위의 손을 들어줬다.


총리실은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기엔 분위기가 채 무르익지 않았다고 보고 부처간 추가논의를 계획하고 있다. 어느 선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계속되는 만남을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게 총리실의 생각이다.


그렇지만 정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추가 논의가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이 들린다. 질병정보 보험사기조사 활용을 두고 정부 안팎에서 부딪쳐온 금융위와 복지부 등이 갑자기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주장이다.


심지어 “관련 논란의 사회적 확대로 인해 보험업법 개정 법률안의 처리를 둘러싼 정부부처 간의 갈등이 더욱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도 전해진다.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금융위 안과 동일한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이 법률안에 금융위로 하여금 보험사기 조사 시 건보공단 등에 개인의 질병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아울러 요청받은 기관, 즉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련자료를 제출하라는 의무를 부여하기도 했다.(보험업법 개정 법률안 제163조의2)


법안에 대해 공 의원은 “보험사기로 인해 누수되는 보험금이 한해 2조2000억원에 이르고, 그 금액은 대형화되고 있다”며 “보험사기 적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국가 공공단체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건의료 시민단체 등에선 “일부 국회의원이 소중한 국민들의 질병정보와 인권을 대형 보험사들에 팔아넘기려 한다”며 강한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확연하게 갈리는 것이다. 찬반으로 나뉜 집단을 등에 업을 경우에 금융위나 복지부의 의견조율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보험업법 개정을 두고 정부부처 간 대립양상이 더욱 뚜렷해질 거라고 전망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