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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협, 통비법 심각한 부작용 우려 입장 밝혀 2009.04.09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증가시키고 사업의지 저하될 우려


4월 임시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된 ‘통신비밀보호법(이하 통비법)’에 대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 이하 인기협) 측은 수사의 효율성에 초점 맞춰져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국회 김형오 의장은 지난 3월 2일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비법 개정안에 대해 심사기일을 지정하였으며. 여야는 본 개정안을 4월 임시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 했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 대표 발의로 2008년 10월 30일에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불법적인 통신의 자유와 비밀의 제한 가능성을 차단하되, 지능화/첨단화 되어가는 범죄와 테러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합법적인 통신제한조치 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 제안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협 측은, 이한성 의원의 통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통신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 제한 가능성 차단에 대한 논의보다, 수사의 ‘효율성’만을 과다하게 추구해,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통신사업자의 비즈니스를 제약하는 한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기협이 밝힌 통비법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통신사실확인자료에 위치정보 추가에 대한 문제점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에서 ‘위치정보’라 함은 이동성이 있는 물건 또는 개인이 특정한 시간에 존재하거나 존재하였던 장소에 관한 정보로서 통상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말한다. GPS 정보는 현재 통신사실확인자료에 포함되는 발신기지국 위치추적 정보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발신기지국 위치추적 정보는 대략 3~5㎞ 오차범위를 갖지만 GPS 는 대략 5m 정도로 정확하다.


최근 시중에 보급되고 있는 최신 휴대전화 단말기의 경우 대부분 GPS 칩을 내장하고 있어 통신사실확인자료에 위치정보가 포함 시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되며,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통신규격이나, 전기통신서비스로 인하여 위치정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개정안에서는 위치정보를 현재는 GPS 로만 한정지어 생각하고 있지만, 무선인터넷과 MID(Mobile Internet Device, 휴대용 인터넷 기기)의 일반적인 사용이 예상되는 2010년 이후에는 무선인터넷 중개소 및 MID를 통한 접속기록, 특히 IP주소를 포함한 다양한 생성정보가 위치정보에 포함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만으로도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해질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기본권 침해이므로, 영장주의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허용되어서는 안 될 내용이라는 것.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의 통지의무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전가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아니하는 처분(기소중지결정을 제외한다)을 한 때에는 그 처분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사실과 제공요청기관 및 그 기간 등을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한 전기통신사업자등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현행 통비법은 동법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을 받은 사건의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처분 등이 있을 때에는 그 처분을 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을 받은 사실과 제공요청기관 및 그 기간 등을 전기통신가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인기협 측은, 개정안에서는 개별 사용자에 대한 통지의무를 통신사업자에게 전가하면서, 수사기관은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 사실을 통신사업자에게 일괄 통지하도록 하는 것으로 의무를 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사기관이 30일 내에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지하고, 다시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으로부터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개정하여, 당사자에 대한 통지가 불필요하게 최대 60일로 길어지게 되고, 수사기관이 당사자의 통지의 사실 및 내용을 불필요하게 사업자에게 알려주게 되는 등 이용자 권리보호에 취약하다는 비판이 많았다는 것.


이에 지난 2월 25일에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 회의에서 수사기관이 15일 이내에 사업자에게 통지하고, 사업자가 다시 15일 이내 당사자에게 통지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통지 기간을 현행과 같이 30일로 한다고 본 조항의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사실의 통지는 당사자에 대한 권리침해시 권리구제를 위한 사전절차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권력에 대한 국가기관의 최소한의 의무며 절차인 것. 따라서 수사절차로써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요청하였다면 당연히 수사기관에서 성실히 통지해야 하며, 통지의 의무를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및 자기정보 관리통제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통지제도의 취지를 반감케 할 우려도 크다.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시 본 조항과 관련, 법무부 차관은 수사기관이 통보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고, 통보에 드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으며, 사업자들이 메일 등을 통해 통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계좌추적시 통보의 의무도 금융기관에게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인기협측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서까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중대한 통보의 의무를 ‘수사기관이 누락할 수도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이를 예산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금융기관과 전기통신사업자를 기계적으로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한다. 금융기관 이용자들은 재직 중인 직장의 주거래 은행이거나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을 경우, 대출 등 당 은행 상품을 이용 중인 상황이 많아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금융기관의 변동을 쉽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기통신사업자, 특히 온라인서비스사업자의 경우, 얼마든지 대체재가 있으며 제공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 무료이기 때문에 작은 불만만 있어도 대체재로 이동이 쉽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적법한 법절차에 의거해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지를 사업자가 한다는 이유로 각종 문의 및 불만이 예상되며, 수사기관의 통신사실확인자료요청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사업자는 CS(Customer Service) 쪽으로 인입되는 위와 같은 이용자들의 문의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할 수 없으며 이는 이용자들의 이탈을 가속화 시켜 사업자들에겐 커다란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메일 확인율이 매우 낮은 현실에서 본조 제3항에서 정한 이용자 통지의 방식으로는 ‘통지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이는 앞서 언급한 권리구제를 위한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 또, 수사기관에서도 이메일 통보는 가능한데, 굳이 사업자를 통해 이메일 통보를 이야기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고 반론했다.


수사기관이 수사를 위해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요청한 당사자가 모두 범죄자는 아니다. 수사기관이 공소를 제기한 당사자도 있겠지만,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않은 당사자도 있기 때문에 해당기관의 통보의 의무는 중요하다.


전기통신가입자의 권리는 현행법에 따라 수사기관의 통지를 통하여 보호되어야 하고, 수사기관의 통지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지의무를 부담시키기 보다는 보다는 수사기관 등의 의무 불이행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을 통하여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 등의 강제 및 과도한 이행강제금

개정안 제15조의2 제2항에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부과된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필요한 장비 등의 구비 의무는 국가의 사법작용을 위한 목적에 있으므로 그 정당성 내지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한 비용을 국가 기관이 아닌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제4항의 규정은 해당 전기통신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 위헌의 소지가 크다고 반론했다.


또한 개정안에 따르면, 감청설비 의무를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통신사업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에게 부여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사업자에게 해당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더라도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감청설비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할 수 없게 돼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만들어 사회 전반에 걸친 전기통신사업, 첨단 IT 사업의 활성화를 크게 저해할 수 있다는 것.


개정안에서 감청장비 구비와 관련해 설치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만 모호하게 규정되어 있는 것도 문제이다. 감청 장비 설비시 고려해야하는 리소스 비용과 설비 후 정상적인 감청을 위한 장비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 관리를 위한 추가 인력 확보, 교육 등 설치비용과 운용에 따른 비용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감청설비 의무에 따른 비용부담은, 설비투자에 대한 부분과 무형의 기술, 추가 운영 및 소요 리소스 등에 관한 것을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지난 17대 국회에서와 같이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인기협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행강제금의 범위를 결정했는지도 궁금하다며, 개정안 제15조의3 제3항에서는 방송통신위원장은 설비조치와 관련, 불이행시 10억 원 이하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의 이행강제금을 매년 부과할 수 있게 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통상 몇 개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인터넷기업들의 분기별 순이익이 수억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행강제금의 액수는 지나치게 과도하며, 부과방법에 있어서도 최초 부과된 이행강제금에 가산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아닌 반복적인 부과방식을 규정한 것도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 지나친 행정 벌칙으로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신사실 확인자료 보관의무의 문제

현재 통비법 시행령 제41조 제2항에 따르면 로그기록과 IP정보는 3개월 이상, 그 외의 통신사실확인자료는 12개월 이상 보관토록 되어 있다. 모법이 없는 상황에서 시행령만으로 규정된 사안으로, 법체계를 맞추기 위해 법안에 명시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신사실확인자료 보관 의무가 시행령에 포함된 것은 2005년의 일로,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비판하였으며 법조계에서도 그 위헌성을 지적한 바 있다. 사회적 합의를 위한 충분한 논의과정이 생략된 채 정부에 의해 추진됐던 것.


이에 대해 인기협 측은, 법체계상 모법에 없는 시행령을 모법에 올리는 것은 타당할 수 있으나 문제는 내용에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개정안에는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보관하지 아니한 자는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전기통신사업자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보관을 의무화한 것도 거론했다.


이는, 현행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하여 ‘수집된 개인정보는 그 이용목적을 달성한 경우 지체 없이 파기하여야 한다.’ 라고 명시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과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문제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인정보의 수집과 보관의 최소화를 내용으로 하는 ‘개인정보보호법’과도 상충된다는 주장이다.


인기협은 Ponemon Institute (미국, http://www.ponemon.org)가 지난 2008년에 17개 업계 43개의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출된 개인정보 1건당 202(한화 약 30만원)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2007년 197 달러와 비교하여 증가 추세에 있음이 확인됐다며, 또 2008년에 발생한 정보 유출과 관련한 평균 비용은 665만(한화 약 87억원) 달러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사업자들이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업적으로 사용할 우려가 있다고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그리고 위와 같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엄청난 비용발생 위험을 사업자가 감수하면서까지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보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본 조항과 관련한 논의의 핵심은 법체계를 맞추는 것과 함께 보관기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며 과태료 조항도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기협의 한 관계자는 “이한성 의원의 통비법 개정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이 대안으로 제시했던 법안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인권위에서는 지난 17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통비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고, 시민사회단체들도 이와 관련해 ‘통비법 개정반대’ 긴급기자회견을 여는 등 많은 사회적 논란과 위헌적 요소를 내포한 법안”이라며 “우리는 국회가 앞서 언급한 법안의 문제점을 법사위에서 충분히 검토를 해줄 것을 기대하며 사회적 논란이 많은 법안인 만큼 해당 소관 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후 국회 법안심의 과정에서 기업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는 조항들에 대해 합리적으로 심의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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