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르바 무죄, 표현의 자유 침해에 ‘제동’ | 2009.04.21 | |
‘사이버모욕죄’와 ‘인터넷실명제’에 대한 반대에 힘 실려
인터넷을 이용,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시켜 공익을 해쳤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20일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초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두 가지로, 박씨가 지난해에 쓴 ‘환전업무 8월1일부 전면중단’(7월30일)과 ‘정부 달러매수 금지 긴급공문 발송’(12월29일) 등의 내용을 담은 글들이 현행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검찰 주장과 관련, 당시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염려해 환전업무를 중단하거나 관련 공문을 발송하진 않았다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음을 밝혔다. 허나 박씨의 글에 과장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었지만 “고의가 있거나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판결의 이유를 덧붙였다. 또한 박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들이 달러 매수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선 “계량화가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전하기도 했다.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마디로 사필귀정이라는 것이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날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들은 검찰의 과잉수사 부분을 언급하면서 “쓰라린 자업자득일 것”(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한껏 죄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 역시 검찰이 무리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지적하면서 유사한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하지만 미네르바 사태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시민들은 많지가 않다. 이번 판결이 나온 뒤 검찰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까닭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공공의 이익을 명분으로 내세워 ‘사이버모욕죄’와 ‘인터넷실명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탤런트 고 최진실씨의 자살사건을 계기로 당정은 사이버모욕죄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인터넷실명제와 관련해선 방송통신위원회가 일 방문자수 10만 이상의 사이트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도록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을 개정, 이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주는 조치가 시행되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한 관계자는 “관련 조치들로 인해서 (표현의 자유 등) 진짜 중요한 가치들이 다 사라질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많은 법학자들도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효과도 없는 걸로 나오고 있다”며 “따라서 사이버모욕죄 등의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갑배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에는 익명성 보호도 포함된다”거나 “사이버모욕죄는 긴급조치 시대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라며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박씨의 변호를 담당했던 그는 뒤이어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 역사를 위해 바람직한 길이 무엇인지를 정부는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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