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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미 변호사, “명예훼손, 규제자와 이용자간 큰 차이 있어” 2009.05.13

“인터넷 환경 발전에 따른 이용자 문명진화에 보조 맞춰야”


최근 인터넷 상에서 명예훼손과 관련한 논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가기관이 표현물을 명예훼손이라고 규제할 때 그 판단기준이 사람마다 명백하지 않아 네트워크화된 공론장에서는 명예훼손이 매우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 기준을 정하기가 어렵지만 이를 자의적 객관성으로 축소시킨다면 오히려 인터넷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같은 문제제기는 지난 11일 서울대 기술과법센터(센터장 정상조 교수)가 주관으로 개최한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이란 주제로 펼쳐진 전문가 세미나에서 김보라미 변호사(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에 의한 것.


김보라미 변호사는 우선 ‘김문수 경기도지사 일제 식민지 발언’과 ‘장자연 리스트’ 등과 관련한 인터넷상 네티즌들의 게시글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따라 글 삭제를 당한 케이스들이라고 규정한 후 이러한 웹상에서의 독립운동을 하는 듯한 결사항전의 의지를 담고 있는 이들 글들은 오히려 인터넷 이용자들이 규제자나 사회의 유력자들로부터 탄압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올린 글들이라고 옹호했다.


그리고 이러한 최근 웹상에서의 이러한 현상들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웹상에서의 명예훼손적 의사표시에 대해 허용여부의 범위에 대한 판단이 규제자와 이용자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 아니냐며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인터넷 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한 의문들에 대해 “국가기관이 표현물을 명예훼손이라고 규제할 때 그 판단기준이 사람마다 명백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정황들을 고려할 때 헌법재판소가 사회적 유해성이 명백한 표현물의 종류로 명예훼손을 포함시킨 것은 오늘날의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최근의 인터넷 규제의 경우 웹2.0 등 새로운 매체적 기반에서 일어나는 이용자 간의 네트워킹, 논의 및 참여의 활성화, 정보 및 견해의 능동적이고 신속한 전파 등을 통해 생겨난 공론 형성의 새로운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최근 일련의 이러한 네트워크화된 공론장에서의 명예훼손죄의 위법성조각사유와 관련된 문제점들로 인터넷 환경의 ▲쌍방향성 ▲접근의 용이성 ▲느슨한 협업에 의한 peer production의 발전 ▲인터넷서비스 제공자의 존재 등에 대해 언급하고 “사실과 의견의 구분에 대한 판례는 미국의 경우, 의견은 원칙적으로 면책이고 그 예외로써 숨은 사실이 있으리라고 추정되는 경우에만 명예훼손여부를 판정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법원은 마치 의견의 표명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이 가능한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어 문제”라고 제기했다.


한편 이날 ‘네트워크화된 공론장인 인터넷의 특성에 따른 명예훼손성립에 대한 검토’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인터넷의 컨텐츠 특성에 따른 명예훼손성립에 대한 항변 가능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으며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문명진화에 우리도 세계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제시하는 한편 “애매한 명예훼손으로 신고된 글에 대해서는 방통심의위원회에서 심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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