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보안 날개 삼아 대한민국 하늘을 지킨다 | 2009.07.06 |
아시아나항공 항공보안팀 김 희 영 차장
지난해 갑작스런 경제 한파가 전 세계를 덮친 데다 예상치 못한 사건도 발생해 온 지구촌이 뒤숭숭하다. 태국의 폭동사건이나 신종인플루엔자 A의 확산 등이 그것. 특히 태국에서는 폭동이 일어나 한동안 모든 공항이 폐쇄되는 등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그 와중에 우리나라의 항공사들은 다른 항공사보다 신속한 대응으로 승객들을 우리나라로 탈출시켰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은 두 가지. 첫째,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과 둘째, 공항이나 항공사의 보안은 산업보안과는 또 다른 세계라는 것이다.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는 절대 보안의 세계, 아시아나항공 항공보안팀의 김희영 차장을 만나 ‘항공보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시아나항공 김희영 차장을 만나러 김포공항에 도착한 날은 시원한 봄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제법 비가 많이 내린 탓인지 결항하는 비행기가 몇몇 있었고, 이 때문인지 공항 대합실에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순간 여기서 테러나 사고가 벌어진다면 하는 상상을 하니 그 끔찍함에 생각을 더 잇지도 못할 정도였다. 김포공항 옆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에서 만난 김희영 차장은 기자의 말을 듣고 “공항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보안이 특히 강조되는 곳”이라며, “이 때문에 공항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작은 것 하나 에도 보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이 최우선인 항공보안 김 차장을 만나 제일 처음 물어본 것은 바로 항공사의 보안에 대한 것이었다. 내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산업보안과는 달리 영화에서나 봄직한 모험담을 듣고 싶었지만, 기자가 들은 대답은 보안의 기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항공사라고 해서 보안이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 개개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회사와 직원의 업무 전반에 이르기까지 보안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항공사의 보안입니다. 예를 들면 비행기 점검을 철저하게 해서 안전한 비행을 추구하는 것이나,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해킹 등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들도 모두 항공사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김 차장을 비롯한 아시아나 항공보안팀은 그 어떤 보안보다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 “항공사의 보안이 산업보안 등과 다른 점은 한 순간의 실수로 커다란 인명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항공사와 공항에 속한 직원들은 단 한순간도 보안의 기본을 잊으면 안 됩니다. 특히 ‘나 하나쯤이야’와 같은 안일한 마음이 엄청난 사건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김 차장은 2006년 대만에서 벌어진 한 사건을 예로 들었는데, 대만 카오슝 국제공항에서 한 한국인 승객이 네팔 승객의 ‘신발 샘플’의 대리 운송을 부탁받았다가 신발에서 마약이 발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경우였다. “만약 한국인 승객이 비행기를 타기 전, 항공사 직원과의 보안질의를 통해서 신발이 자기 것이 아님을 밝혔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최근 항공테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김희영 차장은 9·11 테러를 예로 들었다. 9·11 테러는 그 사건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지만, 테러수단의 측면에서 봤을 땐 아주 획기적인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법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이 비행기와 승객들을 보호하려고만 하고 있을 때 그들은 비행기 자체를 무기삼아 9·11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공항 검색대를 피하기 위한 플라스틱 폭탄은 액체 폭탄으로 발전했고, 공항에 접근하기가 힘들면 아예 공항 밖에서 미사일로 이·착륙중인 비행기를 공격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1994년 외국항공사 항공기에서 콘택트렌즈 세척액으로 위장한 니트로글리세린이 폭발해 승객 1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때문에 최근 각 항공사와 공항에서는 기내에 액체물질의 반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테러의 목표가 어느 일정한 대상이 아닌 불특정 다수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테러를 저지르는 주체들도 테러리스트 집단이 아닌 매수된 공항 직원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포섭된 사람들로 바뀌고 있다. 공항이나 항공사들은 이러한 테러를 사전에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스라엘 등이 추진하고 있는 ‘행동검색(Behavioral Screening)’은 사전에 승객의 위험성 여부를 데이터로 관리하고, 안전한 승객에 대해서는 검색과정 등을 대폭 생략하는 것이다. 또한, 공항에 승객의 목소리와 표정까지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배치해 위험한 승객을 따로 구별해내는 것이다. 문제는 각 나라별로 이러한 테러방지대책이 다르게 실행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외국 여행시 직항이 아닌 다른 나라를 경유할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각 나라들은 보안에 대한 실사를 거친 후 국가끼리 항공보안 시스템을 상호 인증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해외 여러 국가들과 이러한 상호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에서 우뚝 솟은 한국의 항공보안수준 그렇다면 국내 항공사의 보안은 어느 수준일까? 김 차장은 지난해 벌어졌던 태국의 폭동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언론보도에도 잘 나와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한국 항공사의 승객수송이 가장 빨랐다고 한다. 한국 승객의 안전한 수송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항공사들과 현지 가이드들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은밀히 승객들의 탈출을 시도했다. “2008년 11월 25일 스완나폼 방콕 국제공항이 시위대에 점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총 7대의 특별전세기를 태국 파타야 우타파오 공항에 띄워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총 1620명의 승객을 안전하게 탈출시켰습니다. 뒤늦게 당사의 신속한 대응 움직임을 알게 된 외국 항공사들이 우타파오 공항에 운항신청을 해 11월 29일에만 48편의 운항신청이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대처가 늦은 외국 항공사들은 당사의 운송을 끝낸 3~4일 후까지 운송이 이뤄져 외국 항공사들 사이에서 한국 항공사가 빠르고 대단하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정보가 곧 힘 우리나라에서는 공항이나 항공사에서 한동안 주목할 만한 사건이 벌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은 이런 때야말로 보안에 만전을 기해야할 때라고 강조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거나 혹은 무슨 문제가 되겠어? 라며 보안규정이나 지침을 소홀히 한다면, 그 한 사람이 바로 나중에 열 명, 백 명이 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보면 이게 큰 구멍으로 보이는 거죠. 바로 이점을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김 차장은 보안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정보’를 강조했다. “아는 것이 힘이란 말이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알고 그 정보의 기초위에서 어떤 현상이나 아젠다(Agenda)가 위협이 될지 아닐지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현장 방문과 타부서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타부서와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김 차장은 말을 맺었다. 무엇보다도 전 직원들이 보안을 쉽게 이해하고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긍정적인 보안 바이러스’의 전파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는 김희영 차장. 기자와의 마지막 대화를 끝으로 대한민국 하늘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일터로 돌아간 김 차장의 뒷모습에서 든든함이 느껴졌다. <글 / 사진 : 원 병 철 기자>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49호 (inf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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