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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에 의한 산업기술 유출, 규제 가능한가 2009.12.11

오늘날 국가핵심기술은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첨단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해외 경쟁기업 및 개발도상국에 의해 부정한 방법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그 유출로 인한 피해액도 수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중국 등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기업 인수ㆍ합병(M&A) 등 합법적인 방법에 의해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해외자본이 국내기업을 인수ㆍ합병, 합자투자 등을 통하여 국내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핵심기술을 획득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사전 통제할 법률적 장치가 충분치 않다는데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산업기술의 부정한 유출을 규율하는 대표적인 법률이지만 이 법은 기업이 아닌 정부출연 연구소 및 대학 등에서 개발된 첨단기술의 해외 불법 유출을 규제할 수 없고, 또 국부인 국가핵심기술의 유출을 사전에 규율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정부는 2006년 10월 국가핵심기술의 수출승인 및 사전신고를 골자로 하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산업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체계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이 법률도 해외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ㆍ합병 등을 통하여 기업의 국가핵심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규제하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다.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의한 쌍용자동차 인수와 이를 통한 완성차 제작기술 및 하이브리드카 정보 등이 유출되었다는 의혹이 있었다. 또 2000년에 대우자동차 인수를 시도했던 포드자동차의 경우 방대한 정보만을 입수한 채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해외인수ㆍ합병을 통한 국가핵심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적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8년 2월 22일 개정된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령」에서는 M&A에 의한 합법적인 산업기술 유출을 규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동법의 규제는 「대외무역법」 및 「기술개발촉진법」상의 전략물자 및 전략기술 등의 유출로 인해 ‘국가안보위해’를 발생시키는 외국인 투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방위산업과 관련된 해외투자만을 통제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기간산업 및 인프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 또는 경제의 원활한 운영에 현저한 악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도 사전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비하면 동법의 규제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경제기반산업을 외국자본이 인수하려고 하자 이를 통제하기 위해 2007년 7월에 액슨-플로리오 법(Exon-Florio Act)을 개정한 「외국인투자 및 국가안보에 관한 법률」(Foreign Investment and National Security Act of 2007」(FINSA)을 제정하였다. FINSA는 엑슨-플로리오법에서 보다 그 대상을 확대시켰고 또한 보다 강력한 통제수단을 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미국의 엑슨-플로리오법과 이를 수정한 FINSA는 모두 국가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외국인의 인수ㆍ합병 등 해외투자에 대한 사전규제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반면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은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매각 및 기술이전에 대한 사전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 또는 연구소가 외국자본에 의해 인수·합병 등의 방법으로 이전되는 경우에도 사전승인을 얻도록 하는 최소한의 법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기술유출만을 목적으로 한 적대적 해외투자를 선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로써 국부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규제로 인하여 외국인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엄격한 절차 및 기준 그리고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글 : 손 승 우 | 단국대학교 법학과 교수(legalssw@yahoo.co.kr)>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55호(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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