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ATM기 위에 몰래카메라가?...은행·NICE 보안관리 엉망 | 2010.04.29 | ||||||||
불법 몰래 카메라인가? 은행에서 설치한 정식 감시수단인가?
2010년 4월 28일 오후 12시 30분. 안산 한양대학교 서비스센터 내 자동무인현금지급기(ATM) 천장에 사용자의 패스워드를 노리는 불법 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 실제로 이곳 ATM기기 천장에는 불법 카메라로 의심되는 수상한 물체가 설치돼 있었고, 이 물체의 렌즈는 사용자의 패스워드 입력 터치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ATM기기 천장에 설치된 물체는 영락없는 소형 카메라로 카메라에 입력된 신호를 전달하는 회선은 ATM기기 안쪽으로 빠져있는 상태였다.
ATM기기에 설치된 카메라를 제보한 한 학생은 “이 카메라 때문에 돈을 찾는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한다”면서 “게다가 카메라가 설치된 천장 패널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열려있어 누군가 강제적으로 카메라를 설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은행에서 설치했다면 카메라가 설치된 천장이 열리지 않도록 고정했겠지만 마감도 제대로 돼있지 않았고 은행에서 설치했다는 안내문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의심은 더 가중됐다는 이야기다. 한양서비스센터 김명선 센터장은 “많은 학생들이 ATM기기에 설치된 카메라를 보고 불법 카메라로 의심된다며 서비스센터에 문의하기도 했다”면서 “특히 최근 ATM기기 옆에 천장에 설치된 불법카메라를 주의하라는 경고문 때문에 더욱 불안에 떨고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천정을 손으로 가리거나 책으로 가리면서 돈을 인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재 당시 ATM기기 주면에는 “자동화기기 부스의 좌우 또는 천정에 이상한 부착물이 발견되는 경우(불법 소형카메라 등) 비밀번호 입력시 손이나 책 등으로 가리고 입력하여 타인이나 불법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문구가 적힌 프린트물이 부착돼 있었다.
▲ATM기 왼쪽에는 ┖자동화기기 부스의 좌우 또는 천정에 이상한 부착물이 발견되는 경우(불법 소형카메라 등)이라는 문구가 적힌 프린트물이 부착돼 있었다. ⓒ보안뉴스 2010년 4월 28일 오후 1시 44분. 순찰을 돌던 경비업체 직원이 나타났다. 경비업체 직원은 부착된 카메라를 보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은행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며, 많은 ATM기기에서 이와 같은 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본적 있다”라고 말했다. 2010년 4월 28일 오후 2시 18분. ATM기기 관할 은행의 담당자가 불법 부착물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나타났다. 기자가 관할 은행의 본점 홍보팀과 연락한 후 30분 정도 지난 시간이었다. 은행 담당자의 반응은 경비업체와는 많이 달랐다. 그는 ATM기기 천장에 붙은 부착물을 보면서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은행에서 이 카메라를 부착하도록 한 것이 아니냐?”라는 물음에, 그는 “이 ATM기기는 우리 지점 관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외주로 운영돼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ATM기기는 한국전자금융주식회사(NICE)에서 설치한 기기이기 때문에 NICE에서 와서 확인해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2010년 4월 28일 오후 2시 40분. ATM기기 설치 용역사인 NICE의 담당자가 경비업체와 은행의 연락을 받고 도착했다. 이 담당자는 경비업체와 미리 연락을 주고받은 터라 자세한 사항을 다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는 기자에게 “이 카메라가 은행에서 요구해서 설치한 카메라”라고 확인시켰다. 이곳과 같이 지점 없이 무인 자동화기기로만 금융거래가 진행되는 경우, 이용자들이 돈을 꺼내고도 돈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설치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는 “카메라가 터치창에 손으로 패스워드가 입력되는 것까지 촬영되도록 설치돼 있지만 그 부분은 흑백으로 처리돼 패스워드는 알 수 없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안산 한양대학교 서비스센터 ATM기기에 설치된 의문의 물체는 은행에서 요구해 설치한 감시용 카메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ATM기기를 이용했던 학생들은 이런 설명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왜 은행의 요구로 설치한 카메라가 비정상적으로 설치돼 있으며, 정상적으로 필요한 카메라라는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냐?”라며 “금감원에서 부착하라고 한 경고문에는 ATM기기 천장 불법 부착물을 확인하면 신고하라는 문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카메라가 있어 불안만 키웠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원형 모양의 정상적인 CCTV의 형태를 갖추지 않고 작은 구멍으로 카메라 렌즈만 살짝 내놓았으며, 카메라 주변에 “카메라가 은행에서 설치했다”라는 문구도 없어 사용자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이다. 게다가 카메라가 설치된 천장은 쉽게 열려있어, 누군가 이 카메라의 내용을 빼내고자 한다면 다른 녹화장비에 브릿지(다른 회선으로 연결)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돼 있었다.
▲카메라에 연결된 회선이 쉽게 노출돼 내용을 빼내기 위해 회선을 연결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보안뉴스 NICE 측의 관계자는 “은행과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정상적인 설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런 문제는 은행 본점과 회사에서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할 문제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이 카메라를 신고한 것은 몇 주 전이었는데 은행에서는 한 번도 와보지도 않았으며 금융감독원에서 설치하라고 한 카메라라면서 문제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면서 “만약 은행 측에서 관심을 가져 제대로 설명해줬다면 이와 같은 불안감은 없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은행 ATM기기를 노리는 악성 범죄자들이 늘고 있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리가 소홀하기 때문이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사이버범죄의 경향을 살펴보면, 해킹보다 관리가 되지 않는 무인자동화기기를 노리는 경향이 적지 않으며, 관리가 되지 않는 무인자동화기기는 누군가 관심을 갖기 전까지 방치돼 있어 피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자동화기기의 경우 사소한 문제로 보이더라도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사이버범죄의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안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상적인 설치였다면 불법 부착물에 대한 의혹이 남지 않도록 은행이 신경 써서 관리를 해야 진짜 몰래카메라가 발견 됐을 때 제대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권은 불법 의심 부착물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조치로 불안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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