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기자수첩]‘개인정보보호법’,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2010.05.04

중요한건 개인정보 추진체계 아닌 국민들의 안전장치 마련하는 것


법 제정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만 7년여의 긴 시간을 논의만 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는 3회에 걸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고, 여느 국회 때와는 달리 개인정보보호법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건 등으로 인해 1순위 안건으로 중심 논의 법안이 됐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법 제정이 무산됐다.


핵심쟁점은 개인정보 추진체계였으며,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개인정보 추진체계와 관련한 합일점을 찾지 못해 법 제정이 좌절됐다. 혹자는 그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으며, 2차적 책임은 야당(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한다.


2년여 동안의 국회계류 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개인정보 추진체계 문제와 관련해 법제정에 일조하기 위해 개인정보감독기구 관련 세미나, 심포지엄, 공청회 등이 수회 개최됐음에도 이번 법안심사에서는 애초에 그러한 논의와 토론된 결과와는 무관하게 정부와 야당 간 팽팽한 줄다리기만 하다 끝을 맺었다.


4월 26일, 제3차 법안심사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안건자체가 아예 논의조차도 되지 않았다는 것은 오는 6월에는 국회가 열릴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시점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자체가 17대 국회 때처럼 18대 국회에서도 폐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점이다.


이번 법안심사와 관련해 가장 중심에 있었던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4월 19일 열린 제2차 법안심사에서 “논의를 그만 합시다, 오늘 급한 것 아니니까”라며 다음 회의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했고, 결국 26일, 제3차 법안심사에서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26일, 민주당 의원들은 권경석 법안심사소위원장과 처음부터 이 법안을 안건상정에서 배제할 것을 합의(?)하고 애초에 논의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했다. 민주당이 2차 법안심사에서 대안으로 제안한 상임위원 부분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득춘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은 “국민은 누가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맡아 추진하느냐보다 어떻게 불법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느냐에 더욱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은 정치법이 아니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개인적으로는 애초 개인정보보호법 자체는 집시법 등과 같이 여·야가 당론을 펼칠 만한 정치법이 아닌 점이 법제정의 걸림돌 중 하나였던 것 아니냐는 삐딱한 생각을 해본다. 이번 법제정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고 당론도 펼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할 뿐이었다. 순전히 정부와 민주당 간의 싸움일 뿐이었다.


‘밥그릇 싸움’이니 ‘이기주의’니 하는 말은 특정 조직이 자신의 조직에 이득을 취하는 행동을 함에 따른 좋지 못한 표현일 것이다. 이를 좋게 표현한다면 특정 조직이나 단체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정보 추진체계와 관련한 정부나 민주당, 아울러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물론 정부안대로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독특한 개인정보보호 제도가 될 것이다. 추진체계와 관련해서는 정부안대로는 안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만은 이를 고집하고, 그렇게 고집하는 정부에 대해서 민주당이나 시민단체 등은 또한 반대를 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들에 최선(?)을 다한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 추진체계가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이다. 이인호 교수의 말처럼,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이용에 따르는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둠으로써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개인정보의 이용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데에 진정한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취지가 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 분명한 개인정보 유출사고 및 침해사고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의 기본적인 의무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김정완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