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개발한 내 기술,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이냐고?” | 2010.05.21 |
공업로 제조기술 유출사건
공업로(工業爐)는 광석이나 금속 등의 재료를 가열하거나 녹이는 장치를 의미하는데, 이번에 유출된 공업로 제조기술은 자동차 알루미늄 휠 열 가공 처리를 위한 기술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이다. ※이 기사는 실제 사건을 기초로 극화한 것임을 밝힙니다. “오호 그래?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공업로 제조기술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기술이라고? 정말 수고 많았어. 나는 열심히 영업할 일만 남았구만.” “그렇다니까요, 지사장님. 저와 기술부 직원들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기술이에요. 대박 칠 날이 멀지 않았다고요.”
산업용로 생산전문업체 A사의 수도권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대박 지사장(가명·50세)은 이번에 회사에 개발한 신기술과 관련해 기술부 총책임을 맡았던 유한탕 부장(가명·48세)에게 영업 자료 작성을 핑계로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신 지사장은 유 부장과 친하게 지내면서 신기술 진행현황에 대해 알아봤고, 상용화가 마무리될 무렵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유 부장, 자네가 이번 기술 개발에 큰 공을 세웠더라도 우리 회사에서는 큰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거 알지?” “그러게 말입니다. 사장님도 수고했다는 말뿐 별도의 보상 얘기는 없으시네요. 연말에 보너스나 좀 받을 수 있으려나.” “이 기술이 얼마나 획기적이고 중요한 기술인데, 대우가 왜 이리 형편없는 거야, 자네 몇 년 동안 회사에 거의 살다시피 했잖은가.” “아이고 말도 마세요. 애들하고 주말을 함께 보낸 지가 얼마나 오래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이렇게 40대도 다 지나가는데, 모아둔 돈은 없고, 정말 답답합니다.”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다가 유 부장의 한탄을 들은 신 지사장은 이때다 싶었다. “자네에게 내 솔직히 말함세. 내가 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야. 물론 내가 하던 일이 이 일이니 우리 회사와 동종업계가 될 거고. 자네를 R&D담당 전무로 영입했으면 하는데 어떤가? 연봉인상은 물론이고, 현재 자네가 개발한 기술로 향후 이익이 발생할 경우 정확히 셰어하는 걸로 하지.” 망설임 없이 결정한 산업스파이 행위 신 지사장의 제의를 받은 유 부장은 큰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개발한 신기술이 자신의 책임 하에 진행된 기술이었기 때문에 자신 소유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까닭이다. 이에 신 지사장과 유 부장은 신기술에 대한 제작도면과 견적서 등 기술 및 영업 자료를 16차례에 걸쳐 별 어려움 없이 빼돌리는 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B사를 설립했다. 그 이후 A사의 거래선을 빼앗고, 이것도 모자라 중국 업체 등에 기술을 유출하기도 하는 등 산업스파이 행위를 일삼다가 결국 경찰에 구속되고 말았다. 경찰은 신 지사장과 유 부장 등 2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타 업체 대표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 파일 A사에서 15개월 간 16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노바스켓 타입 T6 열처리로’는 자동차 알루미늄 휠 열 가공 처리기술로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가 향후 5년간 7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을 빼돌린 유한탕 부장이 유출기술을 자신 소유의 기술인양 착각하고 별 거리낌 없이 외부로 유출했다는 점이다. 기술소유권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정과 함께 연구 인력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글 : 권 준 기자>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60호(inf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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