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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기종으로 블랙박스도 없이 에어쇼 2006.05.08

A-37기, 37년된 노후기종으로 부품조달도 힘들었던 상태

블랙박스 없이는 정확한 사고경위 파악 쉽지 않을 듯...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또 하나의 인재


2001년 9월 11일, 유나이티드항공기 1대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충돌하던 장면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다. 테러범들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 4대 중 2대는 세계무역센터 빌딩으로 돌진해 충돌했고 또 한대는 워싱턴DC의 국방부 건물과 충돌했고 나머지 한대는 펜실베니아 벌판에 추락했다. 


당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에는 테러범들과 승객들의 숨가빴던 상황이 그대로 생생하게 담겨져 있어 언론에도 공개된바 있다. 펜실베니아 주 벌판에 추락해 승객 및 승무원 40명과 테러범 전원이 그 자리에서 숨졌던 US93기 블랙박스에는 총 31분 가량의 승객과 테러범 간의 대화가 생생히 남겨져 있었다. 추락 직전 녹음된 내용으로는 “알라가 가장 위대하다”라는 테러범의 외침과 “안돼, 안돼, 안돼!”라는 승객들의 절규가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이처럼 비행기록장치인 ‘블랙박스’는 사고기의 비행상태를 해명하는데 필요한 최소한 5가지 데이터, 즉 고도, 대기속도, 기수방위, 수직가속도, 시간 등이 기록된다. 또한 이 외에도 기체의 자세, 조종날개의 움직임, 각 엔진의 추력상황, 송신상황 등 19종의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항공기 사고는 대개가 엄청난 충격과 화재가 동반되기 때문에 블랙박스는 대체로 1,100도의 열에서 30분, 해수, 제트연료 속에서도 최소 48시간을 견디는 구조로 설계된다. 한편 미국은 1969년 9월부터 모든 항공기는 디지털 비행기록장치없이는 1973년 9월 이후부터 비행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5일 어린이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개최된 에어쇼 도중 블랙이글 소속 A-37기가 추락해 조종사 고 김도현(33. 소령예정) 대위가 그 자리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김 대위가 관람온 수많은 관람객들(1천3백여명)의 안전을 위해 끝까지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최대한 먼 곳으로 이동해 추락한 것으로 발표했다.


한편 사고 직후, YTN과 mbn, 쿠키뉴스 등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사고대책위원회가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내보냈지만 6일, SBS와 MBC 뉴스는 사고기에 “블랙박스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공군 관계자 또한 이번에 추락한 A-37기에는 블랙박스가 처음부터 장착돼 있지 않아 사고기 조종사와 관제탑간 교신내용과 추락 때 촬영된 영상 등을 분석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혀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공군은 사고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블랙박스가 없어 원인규명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추락한 A-37기는 최초 생산연도가 1955년인 것으로 알려져 노후된 비행기로 수많은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에어쇼를 진행한 공군의 책임도 큰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기는 제작된지 37년이나 된 노후기종으로 단종돼 부품공급에도 차질이 있을 정도로 낡은 비행기였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 대위의 투철한 군인정신도 중요하지만 퇴역해야할 기종으로 에어쇼를 진행해 전도유망한 한 젊은 파일럿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군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길민권 기자(boannews@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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