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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저작권을 짓밟고 일어서는 상아탑 2010.09.04

대학, 거룩한 상아탑이 아닌 특권의식에 빠진 저작권의 블랙홀!!


저작권법이 창작의 촉진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 저작권법 제1조가 밝히고 있는 법의 목적은 권리보호와 공정한 이용이다. 이는 권리를 보호해 창작을 촉진하는 동시에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이용에 있어서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저작권은 일종의 물권이다. 부동산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부동산의 소유자 또는 소유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는 자에게 계약의 형태에 의해 임차료나 보증금을 내고 이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공익이나 기타 사회적 필요에 의해 물권을 제한하고는 있지만 그럴 경우에도 법률에 의해 정당한 보상은 아닐지라도 반드시 국가 또는 그 이용을 통해 이익을 얻는 자에 의해 어느 정도의 보상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대학 강의에서 필요에 의해 이용되는 저작물에 대한 보상금과 관련한 논의가 뜨거운데, 저작권자이자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본인으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은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남의 저작물의 무단이용에 대한 반성은커녕 보상금을 낼 근거가 무엇이냐고 항변하고 있고, 학생들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통해 보상금을 자신들에게 전가할까 두려워 교육의 공공성을 내세워 이를 국가가 부담하라고 반대하고 있다.


그 반대의 논리는 차치하더라도 본업인 강의를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고 있는 동료 교수들과 그러한 수업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높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그러한 행위로 인해 일종의 이익을 받고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 되겠는가?


지금까지 아무 문제의식 없이 진행되어온 저작물의 불법이용에 대한 관행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식의 태도를 버려야 함은 물론 타인의 저작물을 보다 손쉽게 이용함으로써 타인의 상념, 가치관, 지식을 향유함에 따른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의식이 실종된 대학은 거룩한 상아탑이 아니라 특권의식에 빠진 저작권의 블랙홀이 될 것이다.


물론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그러면 도대체 대학교 강의에서 이루어지는 저작물의 이용료의 수준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있다.


비용부담주체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대학교, 교수, 학생 모두 저작물 이용이익을 향유하기 때문에 어느 일방이 보상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본인은 현실적으로 저작물 이용의 포괄적인 이익을 받고 있는 대학교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교수의 교수행위에 대한 지원과 학생의 학습능력 향상에 충실해야 하는 대학 본연의 의무라고 보인다.


이용료 수준에 대해서는 학생 1인당 1년에 3~4천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대학에서 이용되는 저작물 종류 및 양의 방대성과 이용형태의 다양성에 비추어 볼 때 본인이 저작자로써 직접 이용을 허락해주었을 때의 이용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대학교육이라는 특수성 및 공공성을 고려하였을 때 우리 저작자들이 어느 정도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필자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상금 제도의 시행이 저작자, 정부, 징수단체, 대학구성원 간에 불신과 반목을 조장하는 빌미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감정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집착하지 말고 관계 당국 및 당사자 간에 차분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하루 빨리 합의점을 찾기를 바라는 바이다.


[필자 (신귀복 순수 작곡가) 프로필]

- 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 현 국제문화예술협회예술단 단장

- 현 한국작곡가회 회장

- 대표 작품 : ‘얼굴’, ‘물새알 산새알’, ‘덕수궁’, ‘풀잎이 한 말’, ‘내 사랑아’, ‘넝쿨 타령’, ‘사랑을 그리며’, ‘산길에서’, ‘안중근’ 등

[글·신귀복 순수 작곡가 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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