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스파이, 범죄의 재구성 | 2006.05.19 |
S사 PDP기술 유출시도 사건 “따르릉~따르릉” 2003년 5월 국정원 산업안전센터에 한밤중에 전화가 왔다. “여기는 미국이고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 도저히 전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약간은 흥분되고 다급한 목소리의 남자였다. 국내 PDP 제조기업인 S사의 누군가가 회사의 핵심기술을 외국으로 유출하려하고 있다는 제보였다. 흔히 한밤중 당직실로 걸려오는 전화의 내용은 “내 귀에 도청기가 달렸다”는 식의 이상한 또는 장난 전화가 많아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신문 한구석에 났던 국정원산업기밀센터의 전화번호를 찾아 다이얼을 돌렸다는 것은 그냥 쉽게 흘려버릴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국정원은 즉시 ‘사건 전담반’을 만들어 S사 주변 동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정확히 누구인지도 모르고 확실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었다. 봄이 지나 한여름이 됐다. 탐문 등을 통해 드디어 정○○ 부장(46세)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전담반은 2교대로 24시간 그의 동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혹시 그가 누구를 만나거나 우체국 등을 통해 정보를 빼돌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84년 입사해 연구원ㆍ개발실장ㆍPDP 개발팀장 등을 역임한 정 부장은 2003년 1월 경 임원승진 심사에 탈락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어왔다. 바로 이때 유혹의 손길이 뻗쳤다. 미국에 있던 대학후배 김○○(전 S사 직원)가 그의 불만을 부추기며 ‘PDP 다면취 공법’에 관한 기술 매매를 제안한 것이다. 다면취 공법이란 한장의 유리기판을 가공한 후 두개 혹은 그 이상으로 절단하여 제품화하는 공법으로 S사의 기술은 최고였다. 정 씨는 1차적으로 ‘다면취 제조공정’ 관련 기술자료 일부를 2억 원에 양도하기로 하고 추후 제공시마다 대가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후 회사 측의 보안검색을 피하기 위해 연구에 활용하겠다며 회사로 부터 디스켓 취급허가를 받은 후 부서회의 등을 통해 수집한 PDP 다면취 공법 관련 자료를 디스켓에 복사해 왔다. 요원들이 그의 컴퓨터를 압수 수색한 결과 차곡차곡 쌓아둔 회사의 기밀과 그동안 그가 보냈던 이메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정 부장은 체포됐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해외 경쟁업체로 유출됐을 경우 3조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A사 신호음 처리 핵심기술 해외유출 기도사건 얼마 전 첨단 신호음 처리기술 관리문제로 회사를 방문한 바 있던 벤처기업 A사 김OO사장으로부터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 사장은 “기술개발을 총괄하던 기술이사가 자신의 연구자료를 삭제한 후 몇일 째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상하다”며 다소 다급한 어조로 상담을 요청해왔다. 김 사장은 “그동안 기술이사 정OO씨와 연봉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며 “처음엔 단순히 요구관철을 위한 시위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무엇인가 석연치 않아 정 이사의 컴퓨터를 확인해 본 결과 중요 기술 연구 자료가 전부 삭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만히 서 있다 뒷 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하다”는 김 사장은 “괘씸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다가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전화상으로도 김 사장이 얼마나 속이 타들어가는 심경인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3개월 전 A사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직접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던 김 사장은 최근 첨단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신제품을 시연해 보이면서, 주문물량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국정원은 즉각 사실여부 확인과 탐문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정 이사가 미국 B사와 연락을 하고 있었으며 내일 정도 중국으로 출국할 것 같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정 이사가 B사로 전직키 위해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확신했다. 혹시라도 이미 기술을 B사에 송부했다면 어떻하나? 담당관의 마음은 급해지기 시작했다. 서둘러 검찰과 출입국사무소에 신병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시간이 없었다. 다행히 평소 공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담당검사가 적극성을 보이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밤늦은 시간 긴급체포영장이 발급됐고 다음날 새벽 6시면 신병을 확보할 계획이라는 연락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핸드폰이 울렸다. 순간 좋지않은 예감이 스쳤다. 아니나 다를까 정씨 집에 도착했지만 정씨는 이미 외출을 하고 없다는 검찰 측의 전화였다.“벌써 눈치를 채고 잠적한 것인가” “벌써 출국을 해버렸다면..”온갖 생각이 머리를 무겁게 했다. 인천공항에 긴급협조를 요청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인천공항 출국 대기 중에 있던 정 이사의 신병을 확보했다는 연락이 왔다. 긴급체포영장이 발급된지 딱 2시간 30분만의 일이었지만 담당자에게는 한없이 길기만 한 시간으로 느껴졌다. 신고에서 예방까지 걸린 시간은 3일. 만약 신고자가 하루만 더 망설이다가 신고를 했거나 검찰과의 신속한 공조가 아니었더라면 A사의 기술은 고스란히 해외 경쟁사로 넘어갔을 뻔한 사건이었다. (자료제공: 국정원 관계자)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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