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부터 시작되는 ‘학교보안관’ 사업이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 안타깝다. 이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 내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범죄를 예방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교육공약사업이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비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학교의 안전을 책임질 학교보안관 근무예정자의 교육이 일부 파행적으로 운영될 뿐만 아니라, 교육비용도 취업희망자에게 전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학교보안관 제도의 운영권자로 선정된 사업자들은 4개의 민간경비회사다. 하지만 이들 운영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을 들여다보면 ‘곧장 갈 길을 굳이 돌아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부업체에서 이미 진행 중인 교육을 보면 인성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실무(전문)교육 등이다. 하지만 인성(人性)은 단기간에 교육하려고 하기 보다는 인성이 갖추어진 희망자를 대상으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채용요건이라고 여겨진다.
성희롱 예방교육 역시 직장인이면 받게 될 법정의무교육과도 겹치게 된다. 더욱이 실무(전문)교육은 그 내용이 이들 민간경비회사인 운영사업자들에게도 익숙한 경비업법상의 교육과정과도 매우 흡사하다. 70~90만원에 달하는 교육비 역시 학교보안관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부담해야하며, 36시간 내지 60시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경비업법상 체계화된 교육프로그램인 일반경비원 신임교육은 지난 2006년부터 경찰청이 주도해온 민간경비원 직업전문화과정으로서 교육기관은 서울에만 13개소, 전국적으로는 45개소에 이르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쌓은 교육성과를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특별히 학교보안관에게 요구되는 전문적 교육이 필요하다면 별도의 교육과정을 추가해서 실시하면 된다. 이렇게 잘 정비된 관련 법률과 제도를 굳이 외면하면서까지 급조된 사설교육기관에서 그것도 자비로 사전교육을 하도록 해서, ‘학교보안관’사업을 볼썽사납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여기에는 서울시의 무지와 한국경비협회의 단시안적 사업의욕, 여기에 경찰청의 무관심까지 한 몫했다.
학교보안관 사업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애초부터 학교보안관에 대한 접근을 ‘학교에 특화된’ 민간경비원 개념으로 시작했어야 했다. 학교보안관 사업 참여업체 모집공고에서도 ‘3년 이상의 유경험인(경비업법상의 제도인) 경비지도사’를 예정하고 있다. 비록 ‘학생선도 및 지도 보조업무’도 하게 된다고는 하지만 학교범죄예방을 위한 민간경비원의 본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명칭자체부터 학교 ‘보안관’이 아닌가. 이제라도 사업을 주관하는 서울시나 경비협회, 그리고 경찰청은 학교보안관제도가 그 취지에 비추어 민간경비원의 본질을 가지고 있음을 굳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
경비업법을 적용한다면 규정상 법정전문교육을 4일간에 걸쳐 28시간 동안 받을 수 있고, 교육비용도 당연히 경비업자가 부담하게 된다. 학교보안관 사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경찰청의 지도와 감독이 불가피하다. 현재대로라면 질적 수준을 담보해 낼 수 없다. 차제에 경찰청도 서울시의 학교보안관제도를 경비업법상의 민간경비업 가운데 시설경비업 내지 신변보호업 차원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글 : 이 상 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shlee44@d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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