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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비슷한 스펙과 품질, 가격에 울고 웃다 2011.03.22

보안장비 유통흐름 진단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보안장비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입지를 넓히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 소비재가 아닌지라 그 유통체계나 가격 등이 베일에 싸여있다 싶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보안장비 유통시장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질서와 가격이 흐트러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CCTV가 대중화 되면서 일반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반가운 분석도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보안장비의 유통흐름을 자세히 알아보고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한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보안장비 유통체계 분석(1) - SI 및 총판·대리점

보안장비의 유통체계를 진단하는 이번 호 커버스토리의 Part 1에서는 CCTV 카메라, DVR 등의 영상보안장비를 중심으로 보안장비가 어떤 경로를 거쳐 소비자에게 설치·판매되는지 살펴보고, 용산전자상가 등에 밀집해 있는 총판·대리점과 SI 공사를 통해 소비되는 유통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보도록 하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전 세계 경제상황이 기대만큼 빠르게 호전되지 못하면서 해외 보안시장을 타깃으로 보안장비를 제조·판매해오던 보안업체들이 최근 국내시장에 새롭게 또는 다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보안장비의 유통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유통·판매업체 및 SI 업체들의 눈 밖에 나버리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려운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내시장이기도 하다. 연구개발 중심의 중소벤처기업이 대부분인 보안장비 제조업체의 특성상 판매, 유통, 마케팅에 주력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유통·판매업체, 그리고 보안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SI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보안장비 유통경로 살펴보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보안장비 제조업체가 보안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일단 총판이나 전문판매 대리점에게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총판·대리점은 제조업체에게 적게는 5%에서 10~15%까지 소위 마진을 남기고, 또 다른 유통업체 또는 직접 설치·판매하는 판매업체에게 재판매하거나 직접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지자체 등에서의 SI 프로젝트가 나왔을 때 SI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함께 설계에 참여해 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직접 판매, 재판매, SI 업체 공급 이렇게 보통 3가지 경로를 거쳐 보안장비가 유통되는데, 경로별로 현재 유통실태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직접 판매

먼저 제조업체에게 제품을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또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용산전자상가 등에 밀집해 있는 전문판매점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다. 최근에는 직접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해 판매되는 경우보다 보안장비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온라인 판매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게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와 관련 용산의 한 전문매장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만해도 CCTV 전문매장이 포화상태였다가 최근 들어 급속히 감소하는 추세”라며, “상가 전면에 배치돼 있던 전문매장들이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안쪽으로 매장을 옮기거나 아예 매장을 철수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용산전자상가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유통업체들이 같은 유통업체들과의 거래를 위해 매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직접 판매비중이 높은 소규모 업체들이 매장이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우리도 본사는 다른 곳에 있고, 용산전자상가에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매장을 갖고 있다”면서 “이제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찾아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용산의 경우 주변에 유통·판매업체들이 많아 제품 수급이나 정보 수집, 그리고 물류 측면에서 편리한 점 때문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판매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CCTV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해박한 소비자들이 많아져서 구태여 매장을 나와 제품을 살펴보지 않고 온라인만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보안장비를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SI 프로젝트를 통한 판매 

그 다음은 지자체나 빌딩에서의 보안 SI 사업이 있을 때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다. 이 경우 설치 및 SI 능력을 보유한 일부 유통업체의 경우 SI 공사 사업권을 직접 수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대형 SI 업체나 보안 SI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SI 전문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통업체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 마진을 남기기가 쉽지 않거나 보안 SI 업체의 불합리한 요구 때문에 피해를 보는 유통업체들이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보안시장이 작다 보니 CCTV 카메라가 100대 이상 대규모로 들어가는 프로젝트면 거의 모든 SI 및 유통업체들이 참여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보안 SI 프로젝트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가격경쟁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고, SI 업체들이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가령 SI 프로젝트 제안서 단계에 함께 참여해 제품 스펙을 결정하고 나면 SI 업체들이 사업권을 따내고 난 후, 조금 더 낮은 스펙의 제품공급과 함께 가격인하를 요구하거나 아예 유통업체를 바꿔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통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SI 업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유통업체들의 경우 SI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고, 설사 SI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프로젝트 실적이 없으면 신규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렇듯 SI 업체와 유통업체와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지만 향후 거래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까봐 이를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하는 게 또한 유통업체들의 비애라고 할 수 있다.  


유통·설치 업체 재판매

보안장비의 마지막 유통경로는 바로 하위의 유통·판매업체나 설치·공사업체에게 중간마진을 받고 재판매하는 경우다. 사실 규모가 큰 3~4개의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월 매출이 10억 정도 되는 경우도 있는데, 매출비중의 상당수는 이렇듯 또 다른 유통업체나 공사업체에게 재판매 또는 재유통시키는 경우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매출의 50% 정도가 제품이 필요한 다른 유통업체들에게 다시 유통시키는 경우로 유통업체들과의 거래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어떤 보안제품들이 주로 유통되나?

지금까지 보안장비의 유통경로를 살펴봤다. 그럼 최근에는 주로 어떤 보안제품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을까? 현재 보안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메가픽셀 카메라나 HD CCTV 등은 실제 얼마나 많이 유통되고 있을까?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HD급의 고화질 제품군은 아직까지 유통시장에서 아주 극소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41만 화소급 CCTV 카메라와 4채널/16채널 스탠드얼론 DVR이 유통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고, 브랜드의 경우 판매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때는 삼성테크윈, LG전자 등의 대기업 제품을 대부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 매장을 기준으로 보면 CCTV 카메라의 경우 과거 Fixed 돔 카메라가 많이 판매됐다면, 최근에는 42만 화소급의 배리포컬 렌즈를 채용한 카메라가, 줌 카메라는 저가이면서도 전동 줌이 가능한 제품을 가장 선호한다.

스탠드얼론 DVR은 4채널과 16채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52만 화소급 제품도 나와 있고 IP 카메라는 메가픽셀급도 많이 출시돼 있지만 일부 지자체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소비되는 물량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메가픽셀 IP 카메라나 HD-SDI 방식의 HD CCTV 카메라 등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통되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가격이 높고 프로젝트 물량으로 한꺼번에 많은 대수가 판매되기 때문에 한번 판매가 이루어지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렇듯 향후 트렌드를 읽고 앞서가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보안장비 제조업체의 입장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의 입장 사이에는 일정 부분의 간극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글 : 권  준, 원 병 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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