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영상감시 시스템의 정의와 필요성
지능형 영상감시(IVS : Intelligent Video Surveillance) 시스템이란 CCTV에서 얻어지는 영상정보에서 컴퓨터가 사람과 차량 등 감시대상을 인식하고 이들의 행동을 분석해서 감시목적(폭력, 침입, 도난, 투기, 법규위반 등)에 부합하는 행동이 감지될 경우 이를 즉각 감시자에게 경고해 사전조치를 취하게끔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즉 CCTV에 지능을 부여해 사람이 지켜보고 있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하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사람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만일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만 작동이 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CCTV는 사고가 발생한 후 기록된 영상물을 일일이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후조치 방법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만, 이 시스템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위험성이 감지될 경우, 즉각 사람에게 알려 사전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범죄와 재난의 발생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만일 이러한 시스템이 범죄와 재난·재해의 상당부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에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인류의 또 하나의 커다란 발명품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남대문 방화 소실 사건을 보더라도, 방화범이 남대문 안으로 침입했을 때 CCTV가 이를 감지 즉각 보안업체에 알렸다면, 또 초기 불꽃이 발화됐을 때 CCTV가 이를 감지해 즉각 119에 신고를 했더라면, 우리의 국보 1호가 전 국민의 비통 속에 사라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엄청난 복원비와 복원시간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폭력행위가 시작될 때 CCTV가 이를 감지하여 즉각 우리에게 알려준다면 한 인간의 치유하기 어려운 불행을 사전에 막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지능형 영상감시 시스템 시장 활성화가 더딘 이유
지능형 영상감시 시스템은 모든 CCTV에 장착할 수 있으니 그 시장규모도 방대하다. 우리나라만 해도 2011년 현재 CCTV가 400만대 이상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그 시장규모는 수 조원에 이르고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그 시장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치를 나타낸다. IT 분야의 한 신기술이 이렇게 커다란 잠재시장을 안고 시작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이스라엘을 비롯한 많은 국가의 기업 및 연구기관이 10여 년 전부터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함께 기술개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2010년 지식경제부에서는 지능형 영상감시 시스템 개발을 국가 기술확보 핵심과제로 선정·발표한 바 있다. 또한, CCTV나 DVR 전문업체들이 자사 제품판매 활성화를 위해 일부 지능형 영상감시 기능이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등 여러 전문업체들이 오래 전부터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장형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크게 2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용화 제품 개발의 어려움
첫 번째 이유는 제 기능을 발휘하는 상용화된 제품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능형 영상검지 시스템은 크게 검지를 위한 알고리즘(Algorithm)과 이러한 알고리즘을 탑재해서 사용자의 보안정책을 담아 UI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Platform)으로 나누어진다. 알고리즘 개발은 물체인식과 행동분석 등을 위해 고도의 수학식이 요구되며, 이러한 알고리즘의 개발은 대단히 어렵다.
빛과 그림자의 제거, 밤이나 날씨가 안 좋을 때의 보정, 여러 가지 행동패턴 속에서 시스템 사용자가 감시하려는 행동을 정확히 발견해 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플랫폼 개발의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CCTV와 알람장치(Alarm Device), 감시자, 감시목적 등 4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사용자의 감시정책을 제대로 반영하고,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감시와 영상재생, 카메라 보정은 물론 처리속도나 CCTV 영상화질 측면에서도 좋은 성능을 구현해야 한다. 이러한 제품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험 및 상황 시뮬레이션(Simulation)에서 나오는 제품기획력, 알고리즘 연구능력, 프로그램 개발능력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다 갖추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전문 인력도 너무나 부족하다.
운영 가이드라인 부재
두 번째 이유는 이러한 시스템의 올바른 사용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 초기부터 지능형 제품이 완벽한 형태로 출시될 수 없다. 따라서 운영 가이드를 만들어 사용자가 지능형 제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장선생님에게 모든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SMS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면, 교장선생님은 짜증을 낼 수도 있다. 또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대낮에는 침입탐지 기능을 가동시킬 필요가 없다. 가동시킬 경우 불필요한 경고 메시지가 계속적으로 보내지기 때문이다.
지능형 제품이 시간을 갖고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사실 한계가 존재하는 시스템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들의 경우 지능형 시스템이 마치 사람처럼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인지하고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착각한다. 이제 초기 시장인데도 말이다. 또 전문업체들은 이러한 고객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고객의 요구가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현재 이를 해결할 수 없는데도, 마치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자신들의 책임인양 이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개발에만 몰두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어느 정도의 기능을 갖추고 신뢰성 있는 시스템이 출시되면 기존 CCTV의 활용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가 있는데도, 이를 설득하지 못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눌려 버린다. 그래서 제품개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출시는 늦어지게 된다. 제품은 고객이 사용하면서 더 빨리 발전하고 진화하게 된다. 따라서 고객이 지능형 제품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가이드를 마련하여 고객의 기대 수준을 적절히 조정하고, 약속한 기능은 반드시 제대로 나오게끔 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만족스럽게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고 성공적인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지능형 영상감시 산업 성장을 위한 제안
지능형 영상감시 산업은 언젠가 반드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사람에 가까운 지능을 가진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고, CCTV를 설치할 때 이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설치될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누가 이를 성공시키느냐다. 워낙 제품개발이 어려워 아직은 시장형성도 잘 안 되고 있고 뚜렷한 메이저 플레이어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만일 외국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영세한 국내업체들은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되고 막대한 시장을 선점업체들에게 고스란히 양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보안산업은 국가정책과 직결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외국업체에게 국내시장을 빼앗긴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도 엄청난 손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세우고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지능형 영상감시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인증 시스템 도입
첫째는 인증 시스템의 도입이다. 시장 초기에 품질이 열악한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 조성이 실패하기 쉽다. TV가 품질이 안 좋으면 브랜드 탓을 하지 TV 자체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까지 지능형 시스템이 없어도 살아왔던 터에 품질이 나쁜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은 브랜드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 자체에 불신을 해버리게 되며, 이로 인해 시장 조성은 어렵게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결코 품질이 나쁜 제품은 시장에 나올 수 없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마치 CC 인증처럼 국가기관 또는 사설공인기관에서 지능형 영상감시 제품에 대한 인증을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인증을 위해선 많은 테스트 영상 DB가 필요하다. 이러한 영상 DB는 연구기관 및 각 개발업체에서 구할 수도 있고, 또 외부기관에 의뢰해서 제작할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관련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이러한 인증을 받아 우수한 품질을 갖춘 제품만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국가차원의 지원
둘째는 국가차원에서의 지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중소 개발업체를 지원하는 많은 연구개발 기금이 있다. 지능형 영상감시 기술이 향후 국가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이미 인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기술개발자금 지원에 우선적이고 정책적인 고려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영세한 개발환경에서 국가의 연구개발자금 지원 없이 스스로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중소회사는 거의 없다.
또한 인증을 받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 사용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유도해 주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장한 보안업체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초기 영세중소규모의 기업으로 있을 때,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 보안업체로 성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의 구조조정
셋째는 업계의 구조조정이다. 지금 국내 여러 회사에서 지능형 영상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나, 그 규모나 기술력 측면에서는 선진외국회사의 수준을 따라갈 수 없고 앞으로도 요원하다. 이러한 지능형 영상감시 제품은 3~4명 정도의 개발인력과 적은 돈, 그리고 열악한 시설을 가지고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각 사에서 그나마 몇 명 안 되는 연구인력이 서로 비슷한 기술을 중복해서 개발하고 있다면 이는 국가적 낭비이며 비효율적인 일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선진 외국업체와 경쟁하려면 많은 개발인력과 개발자금 확보는 물론 치밀한 제품기획과 특허, 품질관리, 해외마케팅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따라서 이에 대한 공감을 갖는 전문업체들끼리 통폐합을 진행해서 개발인력들을 한데 모으고, 우수한 경영진을 통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앞서 말한 지능형 영상감시 산업 육성을 위한 세 가지 대책 가운데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막대한 규모의 시장을 선점하고 외국 선진업체와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론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에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뜻을 함께 모으기 시작하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이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다.
<글 : 배 영 훈 | 아이브스테크놀러지(주) 대표이사(yhbae@ivs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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