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는 373회로 역사상 가장 많이 발생한 해로 기록됐다. 또한, 2010년 자연재해로 희생된 사람의 수는 아이티 지진 22만 5천명과 러시아 여름 폭염 5만 6천명 등 거의 30만 명에 육박했다.
이 숫자로 2010년은 지난 20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해로 나타났다. 벨기에 루뱅대학교에 있는 CRED 센터는 2010년 2월 발생한 칠레 지진으로 인한 피해액 300억 달러를 위시해서 여름에는 중국 남부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180억 달러, 또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홍수로 95억 달러 등 2010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 재산 피해액이 무려 1,1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재민도 2억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의 재난특별 보좌관인 마거리타 발스트롬 씨는 “도시의 난개발과 환경파괴가 이런 자연재난의 증가를 불러왔으며, 기후변화에 따라 기상재해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그 숫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년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께 일본 동북 지역 일본 미야기(宮城)현 오시카(牡鹿)반도 동남쪽 130㎞ 해저 약 24㎞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 직후 동북지역에서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까지 건물 붕괴와 대형화재가 잇따랐다.
또한 지진 직후 센다이 항에는 10m 높이에 이르는 쓰나미가 밀려왔고 동북지역 일부 해안 마을은 통째로 쓰나미에 잠겨 주택과 차량들이 쓸려가면서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더욱이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등 태평양 연안 원전 11기의 가동이 자동 정지했으나, 쓰나미로 인한 냉각장치에 대한 전력 공급두절로 상상하지 못했던 원전폭발위기가 발생했다.
이번 일본의 재난은 그야말로 상상하지 못했던 복합재난 형태를 띠었다. 진도 9.0의 지진, 10m가 넘는 쓰나미, 부유 기름으로 인한 도처에서의 크고 작은 화재, 그리고 급기야는 원전손상에 따른 방사능 유출 사고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자연재난이 종합 꾸러미처럼 나타났다.
이런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자연재해를 바라보면서 우리나라 정부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대규모 이재민 발생에 대한 대비책은 충분한가? 대규모 재해 발생지역에 대한 구호대책은 마련되어 있는가? 대량 사망자 발생시 대책은 세워져 있는가? 재해 지역에 대한 방역 대책은 충분한가?
재해 지역에 대한 전력 및 에너지 공급계획은 충분한가?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요즈음 통화량 폭주 또는 중계기 파손에 따른 비상 통신 대책은 마련되었는가? 이산가족 생존확인 창구는 누가 담당하는가? 재해 지역 접근 도로망 확보에 대한 비상대비책은 있는가? 재해 지역 생필품 공급 대책은 충분한가? 등이다. 이와 함께 일본 국민이 보여준 절제된 행동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재난 교육은 충분한지도 함께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우리나라 언론에서 보여준 혼란상을 보면서 신속성, 일관성, 개방성, 진실성 그리고 공감성이라고 하는 위기관리 기본원칙을 다시 되새겨 본다. 이 다섯 원칙을 지켜 나갈 지휘체계 확립이 위기관리의 최우선임을 다시 한번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오 재 호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국가위기관리학회 부회장(jhoh@pknu.ac.kr)>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