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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이버전사 양성, 발상의 전환 필요! 2011.06.09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는 ‘군사균형 2010’에서 사이버전이 1950년대 핵전쟁에 버금가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 예견했다. 실제 사이버전은 한마디 선전포고도 없이 전력망·통신망·교통망·금융망 등 주요국가기반시설을 순식간에 초토화시켜 상대 국가를 와해시킬 수도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육·해·공·우주 외에 사이버 공간은 5번째 전장으로 추가 되었으며 주변국인 미국, 중국, 북한 등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사이버사령부’ 창설은 물론 사이버전사(Cyber Soldier)를 조직적으로 양성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야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해 실제 사이버전을 수행할 조직 및 인력 수준은 주변국에 비해 다소 열세일 것이다.


사이버전이란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으로 컴퓨터 시스템 및 데이터, 통신망 등을 교란, 마비, 무력화함으로서 적의 주요국가기반시설 및 체계를 파괴하고 아군의 시설 및 체계는 방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이버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적보다 우위에 있는 강력한 무기와 정예화된 사이버전사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이버공격 및 방어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 집단과 이를 활용할 최고의 사이버전사를 육성해야 한다.


최근 국방부가 사이버사령부의 정보전력 증강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확보하기 위해 ‘국방사이버학과’를 개설한다고 한다. 사이버전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군의 의지를 구체화한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국가차원의 인력양성 방안이라고 보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5월 18일 국방부 공고문에 의하면 △학군단을 운영하는 4년제 대학 △정보보호 분야 전임교원 5명 이상 보유 대학 △전임교원 1인당 1년 기준으로 최소 5편 이상 논문실적(SCI 등재지) △최근 5년간 정보보호분야 교육실적 등을 국방사이버학과 개설 필수 자격요건으로 제시했다. 입학자격 또한 수능평균 1등급 이상자(단, 충원 제한시 2등급자 가능)로 제한되며 국방사이버학과에 합격한 인원에게 4년 등록금 전액을 군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졸업생 전원에게는 장교 임관을 보장한다.


공고문과 관련한 국방부의 사이버전 인력양성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 30여개 대학에 정보보호 관련학과가 개설되어 매년 800~1,000명이상의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사이버전을 담당할 요원으로서 충분한 수를 이미 양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방사이버학과’를 특정대학에 신설할 이유가 없다. 기존 대학들과 차별화된 교육을 시키겠다면 사관학교나 3사관학교 또는 국방대학원에 학과를 신설하는 것이 맞다. 사이버전사 양성은 ‘국가 최고기밀사항’임을 인지한다면, 군의 교육기관을 통해 비밀리에 비공개적으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 중국, 북한을 비롯한 어디에서도 자국의 사이버전사 양성을 공개적으로 하는 나라가 없다. 사이버전의 전투장교를 민간에게 위탁 교육을 시킨다는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이버전을 담당할 장교가 필요하다면 기존 대학의 졸업생을 대상으로 학사장교로 채용한다던가 학생을 대상으로 ROTC 사이버병과를 신설해 선발하든가 군장학생제도를 활용하면 될 것이다. 선발 후에 군 내부에 사이버전 공격과 방어 기술 및 작전을 교육하는 기관을 두어 이들을 교육시켜 일선에 배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사이버전 수행을 위한 ‘고급 장교 육성’이 특정대학에서 진행된다면 이들을 사이버전사로 육성하기도 전에 우리의 미래 사이버전력을 적들에게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불과 1개 대학에 30명 정원으로 육성되는 이들은 장교로 임관되기도 전에 각자의 신상정보는 물론 이들의 훈련 내용이 외부에 쉽게 노출될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은 자명한 일인데 적에게 우리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면 그 결과는 당연한 백전백패일 것이다.


셋째, 사이버전은 말 그대로 전투를 수반한다. 전투병을 양성하는데 SCI논문과는 하등 관계가 없으며 수능평균 1등급과는 더 더욱 관계가 없다. 교수요원은 실제 사이버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되고 교육대상자는 공격과 방어의 자질이 있는 자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관이 투철해야 하는 것은 기본 요건일 것이다.


또한, 공고문과 관련해 국방사이버학과 개설 필수 자격요건과 입학자격(수능평균 1등급 이상자)요건을 충족하는 대학은 1~2곳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자격요건으로 공고한다는 것 자체는 전국의 30여개 대학의 정보보호 교육 현황에 대해 국방부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마지막으로 군의 사이버전사 양성은 국가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사안이다. 이렇게 중요한 국가사업이 학회나 전문가들과의 논의 없이 진행되었다는 것은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다.


1,000명의 전사보다 최적화된 10명의 전사가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것이 사이버전이다. 이러한 사이버전사 양성은 당연히 군에 주어진 교육체계 및 장교임관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최고의 사이버전사를 양성·육성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글 : 김귀남 한국사이버테러정보전학회 명예회장(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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