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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와 스팸 24시 2006.06.23

“스토커처럼 어딜 가도 쫓아다닙니다. 스팸 좀 없애주세요!”


일반 회사에 다니는 서울에 사는 김모(28)씨는 최근 불법스팸대응센터에 스팸으로 인한 대응방법에 대해 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애로성 스팸메일부터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대출관련 휴대폰 스팸으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까지 왔다. 여기다 어쩌다 한번씩 걸려오는 부동산, 금융 관련 전화까지 가세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줄기차게 쫓아다니는 일상속의 ‘적’, 스팸과의 하루를 김씨의 일상을 통해 재연해 보았다.

 

# AM 7:00

“오늘 하루도 시작이다!”


기분 좋은 햇살에 마음이 가벼운 김씨의 하루는 아파트 문을 나서면서 또다시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회사 앞 토스트 가게에 들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동료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본인의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기 전까지의 시간. 여느 평범한 셀러리맨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자, 그럼 업무를 시작해 볼까, 이메일 박스부터 열어봐야지...

 

# AM 9:00

“스팸메일 해도 해도 너무하는군.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됐는데...”


김씨는 이메일 박스를 열어보는 순간 ,

 

‘인터넷 결재 연체자금 여유있게 상담받으세요’

‘신용대출! 어떠한 경우에도 대출해 드립니다’

‘난 뚱녀, 늑대 찾아요!’

‘사은품도 받고 살빼기 참 쉬워졌어요’

 

받은편지함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광고성 스팸메일. 양도 엄청나서 500통을 훌쩍 넘었다. 오전 내내 스팸과 씨름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고, 한번에 많은 메일을 지우다 보니 간혹 중요한 메일이 섞여 들어가는 경험을 했던지라, 지운편지함까지 한번 더 훑은 김씨는 이미 지친 상태다. 거기다 스토커도 아니고 지워도 지워도 계속 배달되는 스팸 메일은 이제 가장 큰 직장 스트레스가 됐다.

 

 

# PM 13:00

"누구지? 뭐야, 또 스팸 문자야?”


동료들과 즐거운 점심식사를 마치고 들어오는 길, 김씨는 휴대폰의 문자 알림 소리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휴대폰 폴더를 열었다가 낭패를 봤다. 휴대폰 문자함을 점령해 나가는 스팸 문자 때문이다.

 

요즘은 부쩍 그 횟수가 증가했다. 하루에도 5~6건 정도의 스팸문자가 들어온다. 불과 몇 달 전까지 몇 일 간격으로 두 세건 정도 들어오던 스팸문자가 더욱 활발해진(?) 것.

 

상대편과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다가도 ‘띵동’ 울리는 문자 알림소리에, 급한 내용인줄 알고 전화까지 끊고 확인해 보면 대출, 성인물 광고 스팸문자였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때 마다 김씨는 허탈한 기분에 휩싸인다.

 

‘도대체 내 정보가 얼마나 다른 곳에 유출되었으면 이렇게 스팸문자가 많이 오는 걸까. 내 정보가 나쁜 용도로 악용되고 있는 것 아니야?’ 생각에까지 이르자 김씨는 스팸으로 인한 짜증을 넘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초조하다.

일일이 관련기관에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도대체 이 스팸 공화국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 건지 방법을 모르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나….

 

# PM 18:00

“마지막까지 너니? 스팸아, 제발 날 놔줘!”


김씨는 사무실 시계가 퇴근시간을 가리키자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업무보고를 위해 서류를 즐겁게 작성하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네, 김아무개 입니다. 어디신데요? 아니요, 아니요, 저 그런거 안합니다.” 김씨는 전화 수화기를 자기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았다.

 

“안녕하세요, 김 아무개님. 저희는 삐리리 재테크 업체인데요, 부동산에 관심있으세요? 월 00정도의 이자율을 보장하고요... ”

다름아닌 광고성 전화였던 것. 예전에는 상대방이 계속해서 말하는 통에 끊을 수도 없어 끝까지 듣고 있다가 겨우 ‘노(NO)’라고 말할 수 있었던 때에 비하면 시간은 조금 단축시켰지만, 여전히 전화공해 때문에 시간 빼앗기고, 진행하던 업무의 맥이 끊어놓는 역할은 똑같다. 퇴근시간 앞두고 괜히 기분만 망친 것 같아, 하루종일 쌓였던 스팸에 대한 분풀이를 애꿎은 전화기에 한 김씨.

 

그래도 오늘은 양호한 것이라고 한다. 중요한 회의시간에 울리는 전화를 받았는데, 낮뜨거운 말들로 녹음된 내용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 상사의 따가운 눈초리와 창피함으로 한동안 고개를 떨구고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공공의 적인 스팸, 어떻게 안되겠니?’

 

김씨를 통해 구성한 ‘스팸의 하루’는 나 혹은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모두의 일상과 닮아있을 것이다. 이처럼 스팸이 개개인에게 안겨다 주는 정신적, 시간적 피해는 돈으로는 계산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하다. 개인의 문제는 곧 기업의 경쟁력, 국가 경쟁력과 일치한다고 했을 때 스팸을 이대로 방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을 이제는 내려야 할 때다.

 

[한수진 기자(rara47@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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