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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문자피싱 판치는데...정부 정책은 ‘표류중’ 2012.04.04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 발표된 지 2달이나 지났는데...

제대로 시행되는 대책은 거의 없어...여론무마용 지적


[보안뉴스 오병민] 국가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과 문자메시지피싱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막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정부의 대책은 거북이걸음에 그치고 있어 피해자들이 줄지 않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문자메시지피싱은 신종사기로 분류되고 있다. 사기범들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국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해당 기관과 똑같은 가짜사이트를 만들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입력하게 유도하고 이를 이용해 카드론 대출을 받거나 입금된 돈을 빼내기 때문이다.


신종사기 수법

사례1.

사기범들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기관 및 금융기관 사칭 ▶ 개인정보유출사고로 피해자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됐으니 개인정보 침해신고를 해야 한다며 특정사이트 접속 유도 ▶ 특정사이트에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 출두해야한다고 협박 ▶ 피해자의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 입력시 입력된 정보로 공인인증서 재발급▶ 재발급된 공인인증서와 빼낸 금융정보로 카드론 대출 및 계좌 이체

사례2.

사기범들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정부기관 및 금융기관 사칭 ▶ 개인정보유출사고로 피해자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됐으니 개인정보 침해신고를 해야 한다며 특정사이트 접속 유도 ▶ 특정사이트에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입력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 출두해야 한다고 협박 ▶ 피해자의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 입력시 입력된 정보로 공인인증서 재발급 ▶ 재발급된 공인인증서와 빼낸 금융정보로 카드론 대출 및 계좌 이체


정부는 이 같은 신종사기가 극성을 부리자 지난 1월 31일 관계기관을 총 동원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이스피싱 피해방지 종합대책’이라는 대대적인 방지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실제로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러한 신종사기에 대한 피해자가 아직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피해가 속출하는 현재 상황에서 바로 시행돼 적용되기에는 어려운 탁상공론식 대책이었다”면서 “특히 대부분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대책임에도 관계기관과 업계와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만 서둘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대책들 대부분 진행되지 않고 표류중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주요골자는 금융 분야와 통신분야, 사후적발·구제 대책으로 나눠져 있다. 금융분야 대책은 △공인인증서 재발급은 본인이 지정한 3대의 단말기에서만 허용 △300만원 이상의 계좌간 이체금액은 입금된 지 10분 후에 인출 허용 △300만원 이상의 카드론 대출은 2시간 지연입금 의무화 등이다.


그런데 공인인증서 재발급 대책은 현재 관계기관간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공인인증서 재발급을 지정된 단말기에서만 허용하게 하려면 인증기관의 시스템 구축과 SW 개발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시스템 구축계획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 시행계획과 방법을 공문을 통해 전달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도 어떠한 전달사항이 없었다는 것이 해당기관 관계자의 말이다. 인증기관들 역시 시스템 구축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섣불리 손을 쓰지 못하고 있어 해당 대책의 시행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300만 원 이상 금액의 계좌이체와 카드론 대출 이체 지연조치 역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300만 원 이상 금액의 계좌이체 지연 대책이 시행되면 사회적인 혼란만 불러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 실제 진행될지조차도 의문인 상태다.

 

통신 분야의 대책도 마찬가지다. 당시 발표된 통신 분야의 대책을 살펴보면 △발신번호가 조작된 전화는 연결 차단 또는 정상번호 송출 △불법정보 유통사이트 및 공공기관 사칭 피싱사이트에 대한 대응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대책을 위해서는 정상번호와 불법정보를 판별하고 이를 제한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개정,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제도를 도입(개정안 제32조)해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한다고 있지만 이 또한 순탄치 못하다.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올라간 이후 아직까지도 표류중이라 언제 개정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실행이 어려운 대책들을 여론무마용으로 성급히 내놨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놓은 대책 중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은 카드론 취급 강화 대책 중 카드론 대출시 문자로 알려주는 것 등 일부 조치뿐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대책 발표는 금융위원회가 총대를 메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실제 진행을 위해서는 해당 기관들 모두의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신종사기를 막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관련 대책을 서둘러 추진하기 위한 사안들을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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