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통신운영회사,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해야”
[보안뉴스 온기홍=중국 베이징]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이달부터 전화 이용자 실명제를 확대 시행한다. 특히, 오랜 기간 현안이 돼 온 이동전화 가입자에 대한 실명제가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전화 이용자 진실 신분 정보 등기 규정’(이하 규정)을 공표하고 9월 1일부터 전화 이용자를 상대로 실명제 시행에 들어갔다.
공업정보화부는 전화 이용자와 통신업무 경영자의 합법 권익을 보장하고 온라인 정보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 정보 보호 강화에 관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결정’과 ‘중화인민공화국 통신조례’에 근거해 이번 ‘규정’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을 살펴보면, 먼저 통신운영회사는 이용자에게 유선전화와 이동전화(무선 인터넷 카드 포함) ‘입망’(서비스 가입) 수속 과정에서 이용자와 합의서 체결 또는 서비스 제공 확인 시, 이용자가 제공한 실제 신분 정보를 사실대로 등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통신운영회사는 이용자가 제공한 신분 정보를 법에 의거해 보호해야 한다.
통신운영회사는 서비스 가입 수속 때 이용자에게 유효 증명서 서류 제시와 실제 신분 정보 제공을 요구해야 하며, 이용자는 반드시 이에 협조해야 한다. 만일 이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위탁해 서비스 가입 수속을 대신 처리할 경우, 통신운영회사는 위탁 받은 자와 이용자의 증명서와 실제 신분 정보의 제공을 요구해야 한다고 이번 ‘규정’은 설명했다.
개인이 전화 가입 시 제시해야 할 증명서는 △중국 주민신분증, 임시 주민신분증 또는 호적부 △중국인민해방군 군인신분증, 중국인민무장경찰신분증 △홍콩·마카오 주민 내지 왕래 통행증, 대만 주민 대륙 왕래 통행증 또는 기타 유효 여행증명서 △외국 국민 여권 △법률·행정 법규와 국가가 규정한 기타 유효 신분증 가운데 하나다.
이번 ‘규정’은 “통신운영회사는 이용자가 제시한 증명서를 검사·확인하고, 증명서 종류와 증명서 상 기재된 성명·번호·주소 정보를 사실 대로 등록해야 한다”며 “이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위탁해 서비스 가입을 할 경우에는 두 사람의 증명서를 동시 검사·확인하고 위탁자의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규정은 이어 통신운영회사는 이용자의 신분증을 복사한 뒤 복사본 위에 통신운영회사의 명칭과 복사 목적, 일자를 적도록 했다.
만일 이용자가 증명서뿐 아니라 증명서에 기재된 신분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타인의 증명서를 모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명서를 제시할 경우, 통신운영회사는 서비스 가입 수속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이번 ‘규정’은 강조했다.
이 ‘규정’은 또 “통신운영회사는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과 서비스 제공 이후 2년 동안 이용자가 서비스 가입 시 제공한 신분정보와 관련 자료를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규정’ 시행에 따라 중국이동통신(차이나 모바일), 중국연통(차이나 유니콤), 중국전신(차이나 텔레콤) 등 국영 유·무선통신 서비스회사 3사는 이달 1일부터 정식으로 이동전화 이용자들의 실명 등록을 받는다고 밝혔다. 실명 등록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들은 신규로 이동전화 번호를 구입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이동전화 실명제인 이번 전화 실명제를 확대 실시하게 된 배경은 전화를 이용한 범죄와 불법·사기·광고·음란성의 이동전화 스팸 메시지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가 체제와 사회 비판 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의도도 강하다는 분석도 중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이동전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실명 등기 때 제시하는 개인정보가 누설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동전화 실명제에 발맞춰 가입자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 제도를 마련하거나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0년 9월 1일부터 이동전화 이용자의 실명 등기 제도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그 전까지는 일부 지역과 후불제 이동전화 번호에 대해서만 이동전화 실명제가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
공업정보화부는 그 뒤 3년 동안 기존 이동전화 가입자의 실명 등기를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실명 등기가 필요 없는 선불제 이동전화 번호 카드를 구입해 쓰고 있는 기존 가입자들도 이동전화 회사의 영업점을 방문해 실명 등기하도록 유도해 왔다.
이동전화 이용자 가운데 70% 이상은 선불제 번호를 써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이동통신 서비스 3사를 통해 모든 제3세대(3G) 이동전화 가입자들을 상대로 실명 등록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실명 등록을 하지 않았던 기존 이동전화 가입자들은 이동전화 서비스회사 영업점을 제외한 신문 가판대 등에서 주민증을 제시하지 않고도 계속 이동전화 번호를 사서 써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전화 실명제를 이달 1일부터 확대 시행됨에 따라, 이동통신 회사, 지역, 서비스 요금제 종류에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이동전화 번호 카드를 구매해 서비스에 가입할 때 신분증을 제시하고 실명 등록을 해야 한다.
이전에 실명 등록을 하지 않고 이동전화를 쓰고 있는 기존 이용자들의 경우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갱신할 때 실명 등록을 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에서는 이동전화 번호(SIM카드)는 이동전화 서비스업체의 영업점을 비롯해 이동전화기 전문 매장, 신문 가판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이동전화 번호 하나를 최저 수십 위안에서 많게는 십만 위안을 주고 사서 쓰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필요할 경우 하루에도 수십 개의 이동전화 번호 카드를 사서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그만큼 불법 활동에도 악용될 소지가 있다. 실제 온라인 피싱을 비롯해 스팸·사기성 문자와 전화를 발송하는 세력들은 이동전화 번호를 계속 바꿔 가면서 피해자와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 있다. 실명 등록이 필요 없고 개인 정보가 남지 않는 선불제 이동전화는 대다수 범죄에서 악용돼 왔다.

▲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신문·잡지 가판대에서 이동전화 번호들이 빼곡히 적힌 안내판을 내걸고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동전화 번호가 담긴 SIM 카드를 구매해 이동전화기에 꽂으면 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되면서 통화할 수 있다.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이동전화 이용자는 지난 5월말 기준 11억6,500만호(복수 번호 보유자 포함)에 달해,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1~5월 중 5,308만2,000호가 새로 늘었다.
이 가운데 3G 이동전화 이용자 수는 5월 말 기준 3억400만호로 집계됐다. 전체 이동전화 이용자 가운데 3G 보급률은 26.1%로 올랐다. 올해 들어 매월 1,000만명 안팎이 3G 서비스에 가입했다. 전국의 유·무선 전화 이용자 수 가운데 이동전화 이용자의 비중은 81%로 높아졌다. 유·무선 전화 이용자 수는 5월말 기준 총 14억4,000만호로 집계됐다. 지난 1~5월 중 4,900만호 증가했다.
국영 유무선 전화서비스 회사 3개사 가운데, 선두주자인 중국이동통신은 GSM 방식의 2G 이동전화와 중국 독자 기술표준인 TD-SCDMA방식 3G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연통은 GSM 방식 2G와 WCDMA 방식의 3G 이동전화 서비스를, 중국전신은 CDMA 방식의 2G와 CDMA2000 방식의 3G 이동전화 서비스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 온기홍 특파원(onkihong@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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