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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SA, 35개국 주요 정상 통화내용 도청 파문 2013.10.26

EU, 미국의 불법 정보수집에 반발...미국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 나서


[보안뉴스 김태형]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35개국 주요 정상들의 통화를 엿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기밀 문건을 토대로 미국 국가안보국의 세계 정상들에 대한 도청 의혹을 보도했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2006년 10월 미국 국가안보국은 직원들에게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고위관료들이 보유한 외국 주요 인사 연락처를 확보하도록 독려했다. 기밀 문건은 “한 정부관리가 외국 정상 35명을 포함해 200명의 전화번호를 제공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디언은 이 문서에 외국 정상 35명의 명단이나 전화번호는 들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문건 내용을 근거로 외국의 정치 군사 지도자들에 대한 도청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졌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며칠 새 미국 국가정보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화를 도청했고, 멕시코 대통령의 이메일을 엿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적국 뿐 아니라 우방국 정상들도 국가안보국의 감시리스트에 광범위하게 오른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감청은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 내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 언론은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베를린 미국 대사관이 독일 총리실에서 불과 1km도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사관 내 정보수집 거점에서 미국의 국가안보국과 중앙정보국의 지휘하에 감청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도청에 반발한 EU는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데 이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미국에 대해 신뢰구축 방안 제시와 첩보활동 금지를 요구했다. 또한, 도청 의혹이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간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신뢰가 약해졌다는 것은 FTA 협상이 유예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협상하러 가는데 상대방이 우리가 다루려는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고 느낀다면 서로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이 문제를 상정해 논의했다. 애초 28개 회원국 간에 이견이 표출될 수도 이유로 이 문제를 제외했으나, 메르켈 총리 도청사건으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앞서 유럽의회 시민자유위원회는 지난 21일 EU 시민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제한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현재 본회의 통과만 남겨 놓은 상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업체들이 EU 당국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최대 1억 달러(약 1452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신의 휴대전화가 도청된 사실이 드러난 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연대해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EU는 미국 IT기업의 주요 사업으로 부상한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규정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EU는 최근 관련 성명 초안에서 “안전하고 믿을 만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의회는 또 EU에 미국과의 은행계좌 정보공유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정보공유용 국제 은행간 통신망(SFIFT)을 감시해온 데 따른 조치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올해 연말까지 정보 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한 회담을 요구했다.

[김태형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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