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선 인터넷의 동선을 좇아서 | 2006.10.04 | ||
<김연수 IT칼럼니스트>
그나마도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유선 전화기에서 선을 분리해 컴퓨터에 꽂아야 하고, 하이텔이나 천리안이라는 한정된 통신사에서 ID와 패스워드를 정하고 월 몇 원씩 내어 회선을 구입해, 접속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인터넷에 들어서면 텍스트만 가득했던 시기다. 그래도 대화방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득실득실했고, 지금처럼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다. 1999년, 드디어 미국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선보였다. 광케이블을 이용해 ADSL 방식으로 초당 최대 8Mbps 전송률이었다. 그러나 땅 넓은 미국보다도 아파트와 주택 밀집 지역인 우리나라에서 ADSL은 대성황을 이뤘다. 결국, 우리는 초고속 통신대국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끌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들 중에서 최고의 초고속 통신망 이용 국가에 올라섰다. 지금은 초당 10Mbps를 내는 VDSL로 업그레이드한 단계에서 이번 여름부터 쓸 ‘와이브로’(WiBro)를 기다리고 있다. 이 신기술 와이브로가 필자를 사뭇 설레게 하는 것은 속도의 개선이 아니라 장소의 개선이다. 와이브로는 지금까지 한정되게 사용해 온 장소적 제약을 벗어나 완전히 자유로운 휴대용 초고속 인터넷을 구현한다. 그래서 아무 때나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의 ‘무선 브로드밴드’(WIireless BROadband)의 약자로 와이브로라 한다. 이는 마치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하는 것과 같다.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배 위에서, 기차에서, 버스 안에서, 길에서, 나무 그늘 아래서 인터넷을 한다. 지금껏 우리는 반쪽짜리 무선 인터넷을 사용해 왔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무선 인터넷은 통신중에 끊기는 사태는 물론이고 사용할 수 있는 장소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래도 극장이나 몇몇 커피숍, 대학구내, 사내 등에서 이용하는 편리함이 고마웠다. 그나마 휴대전화로는 아무데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기기 성능의 한계와 인터넷 구현의 제약이 따르기에, 통신사에서 선별 제공하는 정보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반쪽도 안 되는 ‘휴대전화용 (CDMA 방식의) 인터넷 서비스’(예 : SK 텔레콤의 준, KTF의 핌)에 많은 사용료를 내고도 만족해야 했다. 이제 와이브로가 초고속 휴대용 인터넷으로 반쪽 무선 인터넷을 온전하게 하겠다는 거다. 통신사들은 2006년 6월을 기점으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1 ~ 3Mbps의 속도를 예상하지만 곧 더 빨라질 게 분명하다. 한국의 기술력이니까. 그렇다면 올 중반 이후로 출시하는 휴대형 컴퓨터에는 와이브로 모뎀을 기본적으로 내장해 판매할 게다. 물론, 기존의 노트북에는 PCMCIA형 모뎀을 구입해 빈 슬롯에 꽂아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다. 모뎀의 성능과 크기에 따라서 PDA급의 작은 장치에서도 무제한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액정 크기가 허용되는 한 말이다. 이런 기술발전은 과히 우리나라를 인터넷 대국으로서 존립하는데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 우려스런 점도 있다. 점차 속도와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그만큼 정보화 역기능이라는 어둠의 그늘도 짙고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팸메일은 또 얼마나 많아질 것이며, 지금도 넘쳐나는 음란물은 또 얼마나 빠르고 넓게 범람할 것이며, 좋지 않은 일부 게임에서 파생하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자극은 얼마나 강해져 사람들을 중독에 이르게 할 것이며, 일상의 사람 관계를 피해 어두운 공간으로 찾아 헤매는 병폐는 또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제발이지’ 사이버범죄에 대비한 인성 교육을 강화할 때다. 김연수_IT 칼럼니스트 필자는 워싱턴대 로스쿨에서 형법, 사이버범죄, 프라이버시, 지적 재산분야 연구중이며 중앙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도 겸하고 있다. e비즈니스와 법 관련 다수의 논문 및 저서를 집필한 바 있는 그는 정보통신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 및 KISA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서 근무한 바 있다.(neo@neoprivac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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