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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대한민국 안전체계, 무엇이 문제인가 2014.07.26

법 제정, 실전 같은 훈련, 국민 안전교육 3박자 시급 

분야별 전문가 많지만 컨트롤타워 부재가 문제 


[보안뉴스 원병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전’이 최우선 과제로 강조됐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고 안행부 내에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 물론 재난은 불가항력적 측면에 있는 것이기에 지금의 정부가 모두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올해 발생한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 사고나, 세월호 참사의 경우에도 이전 정권에서부터 규제를 완화하고 관리감독 규정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누적돼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난사고에서 신속한 대응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문제는 너무나 뼈아프다.


1994년 10월 오전 성수대교 상판이 무너져 차량이 추락했다. 다리 상판을 떠받치는 철골구조물 용접부위가 불량으로 시공돼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고로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1995년 4월 대구지하철 공사현장 가스폭발로 101명이 사망하고 14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인근 백화점 신축공사장에서 규정을 어기고 작업을 하던 중 가스관을 파손한 것이 원인이었다.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로 50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 9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설계 시 대단지 상가로 설계됐던 것을 정밀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변경했으며, 그 이후로도 무리한 확장공사를 실시했다. 몇 차례 붕괴조짐이 보였지만, 응급처치에 그쳐 대형 참사를 낳았다.


1999년 6월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로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이 사망했다. 원인은 화재에 취약한 임시가건물과 소방시설 불량, 관리감독 부실이었다.

1999년 10월 인천 호프집 화재로 52명이 숨지고 71명이 부상을 입었다. 건물 지하에서 불이나 번졌으나, 구조변경으로 인해 탈출구가 봉쇄됐으며 허가 없이 소방시설을 제거해 피해가 커졌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50대 남성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입었다. 기관사와 사령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더욱 피해가 커졌다.


2014년 2월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로 10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설로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지붕이 붕괴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로 현재까지 292명이 사망하고 10명은 실종상태로 아직까지 수색 중에 있다. 불법구조 변경과 관리감독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이후로도 지하철 및 기차 추돌사고, 공장화재, 오피스텔 붕괴, 변압기 폭발, 터미널 화재, 요양병원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고가 전형적인 인재로 관리감독과 초동대처가 잘 이뤄졌다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다. 지난 5월 발생한 도곡역 지하철 방화미수 사건은 당시 해당열차에 타고 있던 역무원의 빠른 대처로 피해를 막았다.


재난대응 부실, 재난대응대책도 부실

관리감독 부실, 초동대처 실패 등으로 인한 재난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대한민국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재난대응 시스템의 부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관련부처 간의 공조는 물론 컨트롤타워의 역할, 그리고 사후대처까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중앙정부에서는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가안전처를 만든다는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역시도, 기존 기능을 단지 재편성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직과 시스템의 체계적인 개편이 필요하지만, 지금 얘기되고 있는 재난대응 시스템은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컨트롤타워 역할 정립해야

지난 2월 개정·시행되고 있는 ‘재난안전관리법’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설치와 해외재난, 방사능재난 등에 대해 규정돼 있다. 각각 재난에 대한 권한과 역할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한, 각 재난상황에서 필요하다면 유관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협조를 받은 기관에서는 이를 따라야 한다. 공조체계에 관해서는 재난안전관리법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국내 재난대응 시스템에 있어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전문성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경우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도록 돼 있지만, 해외재난의 경우 외교부 장관이 이를 담당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재난대응 주관기관이 각각 나눠져 있다는 것이다. 즉 재난사고에 총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관이 없고, 각 재난사고의 종류에 따라 주관기관이 달라지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됐지만 초동대응에 실패했다. 또한, 팽목항에서 해경의 현장대응 역시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컨트롤타워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중앙 컨트롤타워의 역할은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며, 현장은 그곳의 책임자가 컨트롤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재난사고 유형별로 주관기관을 달리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전처 설립 전, 법령 정비 필요

이와 관련해 재난관리 기능을 국가안전처로 통합해 운영할 방침을 내놨다. 현장의 대응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법령이 정비돼야 할 필요가 있다. 처의 경우 집행기능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산하에 청을 두지 못한다.


또한, 지방조직을 가지고 있지 못해 설립된다고 해도 제 기능을 가능할 것인가라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가안전처의 신설에 대해 기존에 기능하던 조직을 합치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에 앞서 기존의 중앙조직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응체계와 함께 사고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재난대응 훈련의 경우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지난 6월 대규모 민방위 훈련 역시 기존에 비해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형식적인 경우가 많았으며, 시민들의 협조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잘 짜인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자기들만의 훈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재난현장은 혼돈 그 자체로 시나리오,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설마 나한테 별일 있겠어?”라는 무사안일주의와, 형식적인 대응훈련, 그리고 대응 시스템의 부실은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더 이상 대형재난사고로 국민들을 절망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을 피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안전에 희망은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안전에 대해 쓴소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안전에 불안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분야별로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학계에서도 왕성한 연구를 바탕으로 성과물을 제시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국가안전처가 설립돼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병철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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