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비밀 보호기간 인정? 거꾸로 가는 산업보안 | 2014.08.28 | |
영업비밀 법령상 요건 갖췄다면 보호 지속돼야
기업이 핵심정보에 대해 특허를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용을 들여 영업비밀로서 정보를 관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기업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술에 대한 보호기간이다. 기업의 기술상 정보를 특허로 출원하게 되면 특허의 존속기간인 20년 동안은 그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할 수 있으나 그 기간이 지나게 되면 그 정보는 공공자산(Public Domain)이 된다. 현재 미국, 일본과 같은 기술 강대국들은 자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법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그 보호범위를 점차 확장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심 법원에서 설계 개념, 프로세스와 같은 아이디어 역시 영업비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례가 나올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국내에서 우수한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이 퇴직자가 나타날 때마다 영업비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영업비밀 법령상 요건 갖춘 한, 보호 지속돼야 현재 우리나라 판례는 ‘영업비밀이 보호되는 시간적 범위는 당사자 사이에 영업비밀이 비밀로서 존속하는 기간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기간의 경과로 영업비밀은 당연히 소멸해 더 이상 비밀이 아닌 것으로 된다(대법원 1998. 2. 13. 선고97다24528 판결)’는 대법원 판결을 시작으로 영업비밀 보호기간을 한정하는 취지의 판시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판례를 살펴보면 근로자에 대한 전직금지기간과 영업비밀 보호기간을 동일시하면서 마치 근로자가 퇴사를 하면 회사의 영업비밀은 그때부터 ‘더 이상 영업비밀일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전직금지기간과 회사의 영업비밀 보호기간은 명확히 구분돼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영업비밀 보호기간은 다르다. 회사의 영업비밀은 법령상 요건을 갖추고 있는 한 그 가치를 영원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으며,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회사는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인다. 법정공방 장기간 소요, 침해에도 책임 묻기 어려워 기업과 영업비밀 유지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의 경우는 어떠한가? 대부분의 대기업은 협력업체에게 제품을 납품받고 있고, 협력업체의 명단까지도 영업상 정보로서 기업의 영업비밀로 취급된다. 게다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수사와 법정 공방이 1년 이상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판례의 태도는 더더욱 구체적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아야 한다. 영업비밀 침해 법원판단의 한계 이러한 조류를 감안해 최근 대법원은 영업비밀 침해기간에 대한 기존 판례를 원칙으로 설시하면서도 제한적으로 ‘피보전권리가 소멸하는 등의 사정변경이 있을 때에는 언제든지 그 취소를 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영업비밀의 침해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함에 있어 그 금지기간을 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3. 16. 자 2008마1087결정)’는 취지로 판시한 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시는 원칙과 예외를 혼동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은 영업비밀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 판례와는 달리 금지기간을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가처분의 목적을 다할 수 있다. 만약 위 판례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하는 목적이 기술 개발에 있어 우월한 지위에서의 시간 절약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면, 그 ‘시간 절약의 정도’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 이렇듯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기존 판례의 태도는 영업비밀의 중요성과 기업에 끼치는 영향보다는 근로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영업비밀 보호기간이라는 이론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본다. [글_ 구태언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taeeon.koo@teknlaw.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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