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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사태로 파헤쳐본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 2014.10.28

카카오톡 논란으로 드러난 기술적·법적·제도적 ‘취약점’

이번 계기로 문제점 보완해 사회 전반의 ‘업데이트’ 이어져야


[보안뉴스 민세아] 감청영장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다음카카오 측에 대해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검찰총장이 업체가 협조하지 않으면 검찰이 직접 감청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4일 고려대학교 CJ법학관에서 ‘사이버 검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사이버 법·정책 콜로키엄이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사이버 검열’, 과연 전 국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만 생각하는 검찰의 프라이버시 침해일까? 김 검찰총장이 업체의 협조 없이도 감청하겠다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실시간 감청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긴 한가?

실시간으로 감청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업체가 감청설비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협조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이다. 다음카카오 등의 업체가 감청설비를 허락하고 네트워크·DB의 흐름을 수사기관에 알려주는 등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시간 감청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말하자면 기술적으로는 감청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진흥원 노병규 본부장은 “기술적 문제와 현실적 상황 사이에 절충이 필요하다”며, “그 방안으로 통신내용 전송시 중간에서 복호화하기 힘든 방식으로 암호화를 철저히 하는 것과 수신자가 확인한 메시지는 바로 서버에서 삭제하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을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그럼 이러한 기술적 쟁점 이외에 법적인 쟁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통신내용을 감청하는 것은 불법인가?

감청에 대한 법원의 허가제도는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이와 관련 테크앤로 구태언 대표변호사는 “불법감청이 성행하던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1993년 통신비밀보호법이 제정될 당시 함께 도입된 민주적 제도”라고 전했다.


구 변호사는 “감청에 대한 법원의 허가제도는 감청이 허락되는 경우를 한정해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발생한 카카오톡 논란에서 다음카카오가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도외시하고 이용자의 정보를 수사기관에 자의적으로 제공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법논리상의 위법·적법에 관한 논쟁보다 다음카카오가 극단적인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문제를 해소하고 다시는 이러한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제도를 정비할 수 있는 건설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는 게 구 변호사의 의견이다.


또한 그는 “IT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법과 제도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통신환경이 달라진 이상 관련 법해석도 그에 따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법적인 규제가 필요할까.


감시당한 사람에게 통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 압수수색, 통신사실확인 모두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 3에 따라 ‘기소·불기소 처분 후’ 30일 내에 통지하게 돼 있다. 재판관이 판결을 내린 후 30일 이내라는 것. 그러나 해당 법규에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판결 전 수사가 몇 년 동안 계속될 경우 그동안 감시대상은 감시당한 것도 모르고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우리나라는 법원 허락 없이도 검사장 권한으로 이 통지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는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통지도 받지 못한 채 감시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 3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3(압수·수색·검증의 집행에 관한 통지) ① 검사는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하여 압수·수색·검증을 집행한 경우 그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아니하는 처분(기소중지결정을 제외한다)을 한 때에는 그 처분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 압수·수색·검증을 집행한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또한 박 교수는 감청이나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발부기준을 달리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대상 범죄와 무관한 정보를 검찰이 애시당초 보게 되는 것도 프라이버시 침해이며, 법률위반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압수수색 대상 ‘통신상대방’을 한정하거나 ‘특정 검색어가 포함돼 있는 정보’로 한정해야 하며, 영장발부의 범위, 기간, 기준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국민의 프라이버시 vs 국가 안전

그렇다면 해외에는 감청과 관련한 문제가 없을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노형 교수는 스웨덴의 ‘Group Policy on Freedom of Expression in telecommunications’를 예로 설명했다. 해당 정책은 사업수행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부의 요구와 관련해 임직원이 일관되게 관련 인권의 존중을 실현하게 하는 정책이다.


해당 정책에는 정부의 통신감청이 법원 등 기타 독립된 사법기관의 감독에 따라 시행되는지, 정부가 기업 네트워크와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 접근을 하지 않는지, 정부의 요구가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쳐 인권의 국제기준에 저촉할 수 있는지 등 정부의 통신감청 요구에 대해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접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해외사례가 국내 기업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국과 다른 점이 너무나도 많다. 분단국가라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사항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이 정치적 이유로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면에 개인정보를 포함한 정보의 이용이 우리 사회와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프라이버시 보호가 절대적 일 수 없다는 것이 박 교수의 의견이다.


박노형 교수는 “과학기술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최선으로 보호하면서 기업 활동의 근간인 인터넷 이용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성실하게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은 국민의 프라이버시와 국가안전의 두 법익 사이에서 합리적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CJ법학관에서 ‘사이버 검열,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주제로 사이버 법·정책 콜로키엄이 개최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노병규 본부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3년, 5년 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가로막는 새로운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한바탕 폭풍을 몰고온 카카오톡 검열 논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얼마나 합리적인 절충점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정보보호, 인권, 산업발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세아 기자(boan5@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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