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 무인가게...결국 감시용 CCTV 설치 | 2006.11.13 |
주인없이 운영되는 ‘자율가게’. 서로의 신뢰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풍경이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가져가면서 천원짜리 지폐 한 장을 돈 통에 넣고 100원짜리 동전 다섯 개를 가져가는 아이들. 집에서 쓸 세재 한통을 집어 들고 만원짜리 한 장을 넣은 후 5천원을 가져가는 곳. 그러나 주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주인은 밭일에 논일에 정신이 없다. 그래도 나간 물건과 들어온 돈이 딱 맞아 떨어지니 이 얼마나 기분 좋은 광경인가. 전남 장성군 북하면 단전리 신촌마을에 주인 없는 ‘아름다운 가게’가 문을 연 것은 지난 3월, 당시 마을 구판장이 운영난으로 문을 닫자 마을 이장인 박씨가 자신의 사비를 털어 자율 가게를 설치하게 되면서 부터였다. 이 가게는 문만 열어놓으면 아이들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돈을 놓고 가는 ‘양심가게’로 유명하다. 그래서 몇 번 매스컴도 타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소로 소문이 나기까지 했다. 가게 입구에는 “우리 마을 매점은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라는 작은 프랜카드가 걸려있다. 하지만 이 명성도 몇몇 몰지각한 이용자들이 물건을 훔쳐나가는 바람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는 등 처음의 취지가 퇴색되어 가고 있어 씁쓸함을 자아낸다. 지난달 20일쯤, 담배인삼공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담배자판기가 털렸고, 25일경에는 누군가 가게 나무 금고를 부수고 10여만원을 훔쳐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도난당한 것이다. 주민들은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외지사람들이 드나들면서 도난사건이 늘어났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장 박씨는 늘어만 가는 도난 피해에 어쩔 수 없이 당초 계획에도 없는 CCTV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신뢰가 깨진 것이다. 서로의 신뢰가 없다면 운영할 수 없는 가게다. 이제 오고가는 사람마다 결국은 CCTV의 감시를 받게 됐다. 처음 취지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자리가 된 것이다. 박씨는 “지금은 이렇게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다시 신뢰가 회복되면 CCTV를 철거하고 예전의 아름다운 가게로 다시 되돌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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