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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자살 바이러스의 온상 2006.12.01

인터넷에서 만나 동반자살... 계속 늘어난다

안명옥 의원, 자살방지법안 국회 발의

현재 자살유해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조항 없어


<자료=한국자살예방협회 제공> 보안뉴스

대한민국,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세계 1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5년 연속 상승하고 있으며, 10만명당 26명의 자살자를 배출하고 있다. 하루 평균 38명 가량의 자살자가 나오고 있다는 결론이다. 이는 1995년과 비교해 2.2배나 높은 수치다.


지난달 28일에는 남산 팔각정 부근에서 남자 3명의 주검이 발견됐다. 이들은 조사결과 인터넷상에서 만나 함께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과 함께 자살을 결심했던 문씨(19. 여)는 함께 회현동 모텔에 들어갔다 남자친구의 간곡한 만류로 자살을 포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문씨의 진술에 따르면, 대학 휴학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살을 결심하고 포털사이트에서 ‘청산가리’를 검색하다 올라온 글에 댓글을 달다 세명을 알게 됐다고 한다. 자살에 사용된 청산가리는 그 중 한명이 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자살방조 사이트가 음지로 숨어들면서 인터넷 댓글을 통해 암암리에 정보를 교환하고 그후 개인메일을 통해서만 서로 연락 후, 자살을 실행하는 등 단속의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지난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자살유해 사이트 퇴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우리 사회는 실업, 빈곤, 양극화, 교육문제 등으로 자살을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며, “특히, 사이버 상에서의 자살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국회에 자살방지법안을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 “정부는 성별, 연령, 계층, 동기별 자살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온라인상 자살을 방조하거나 자살에 이르게 한 자, 자살에 도움을 준 사람 등 모두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형법이 개정돼야 한다. 그러나 현행법으로는 어떤 처벌조항도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의과대 교수와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홍식 교수는 “최근 인터넷을 통한 동반자살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에 이와 관련된 230여개의 카페나 블로그 등이 개설돼 있다. 자살관련 카페는 2000년 처음 등장했는데, 관계기관과 경찰청의 지속적인 폐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암암리 성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인 메일과 휴대폰을 이용해 변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관계자는 “금칙어를 사용해 차단하고 있지만, 자칫 자살예방이나 자살을 결심한 자들에게 삶의 의욕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전한 사이트들까지 막아버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완전 차단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홍식 교수는 “통계청 자료를 보면 동반자살의 60%가 가족이었으며, 40%가 인터넷상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지난 2004년에는 41건의 동반자살이 있었으며, 올해는 최근만 해도 20여명이 동반자살을 하는 등 그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가 청소년 2,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34%가 자살 사이트 접속경험이 있고 그 중, 34%가 실제 자살을 계획했다고 응답했다. 접속동기는 호기심이 71%, 자살방법을 알기 위해서가 18%, 자살동반자를 찾기 위해서가 8%로 나타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이런 사이트들은 유해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은 아니어서 운영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자살방조 등의 구체적인 혐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끼리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는 인터넷 상에서 만나 자살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온라인 자살사이트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자살들이 동반자살이며, 이들은 독극물을 구입해 자살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이트를 철저히 차단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경찰은 예방보다는 사건이 터진 후, 사후처리 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조치기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증거불충분으로 각하판정이 내려지고 있다. 한편 각종 포털에서는 자발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해 담당부서 및 책임자가 불분명해 협조관계를 맺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홍식 교수는 “자살예방기본법 마련이 시급하며, 예방법 안에 모니터링 활동과 지원에 대한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 모니터링 사업을 주모할 수 있는 감독기관이 명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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