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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을 좀 천천히 만들게만 해도 범죄 줄어들 것” 2015.05.07

도메인 등록 후 대기 기간을 가짐으로써 블랙리스트와 대조 가능

사후 대처가 아니라 사전 예방 효과 있을 것으로 보여


[보안뉴스 문가용]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하고 활성화시키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렇게 빨라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인터넷의 개척자 중 하나라고 불리는 폴 빅시(Paul Vixie)가 최근에 밝힌 고민 내용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허겁지겁 인터넷 주소를 활성화시켜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지 않나요?”


업계에서 영향력이 꽤나 큰 인물로 꼽히는 빅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건 분명 이유가 있어서다. 최근 도메인 등록은 별로 비싸지도 않으며 쉽고, 활성화마저 빨리 되는데 빅시는 “나쁜 놈들한테만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DNS 제공업체들이 새로운 도메인을 활성화시키기 전에 어느 정도 ‘진정할 시간’을 강제하는 건 어떨까요? 보안의 이유에서 말이죠.”


요즘 도메인 이름의 값은 굉장히 싸다. 생성에 걸리는 시간은 30초 미만이다. “나쁜 의도가 없다면야 굳이 다량의 도메인 이름을 한꺼번에 사서 순식간에 활성화시켜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이런 ‘편리한’ 등록 후 활성화 절차 과정 때문에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우리가 더 잘 알지 않습니까?”


그가 제안하는 건 다음과 같다. “먼저 새로 만들어진 도메인 이름을 일시적인 ‘페널티 박스’에 몇 분에서 몇 시간 정도 넣어 놓음으로써 ‘나쁜 의도’를 일단 한 번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 동안 각종 블랙리스트와 대조해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사용자가 그 시간을 기다렸고, 블랙리스트에서도 비슷한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도메인 이름이라는 게 증명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걸 실행에 옮길 수는 있는 것인가? “국제 인터넷주소 관리기구(ICANN)가 공인한 등록처 및 비슷한 허가를 받은 등록소가 이런 제도를 먼저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국가 코드가 들어간 최상위 도메인이나 ICANN의 공인을 받지 않은 도메인에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국가 최상위 도메인들마저 이런 ‘대기 기간’을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전체 웹 공간에서의 변화가 활성화될 수 있겠지요.”


물론 이 경우 등록된 도메인 이름은 웹 공간에 공개가 되긴 한다. WHOIS 정보도 마찬가지다. 다만 활성화만 조금 늦춰질 뿐이다. 등록과 활성화 사이에 시간을 둠으로써 그 도메인 등록자에 대해서 파악을 해보자는 것이고, 이는 즉 너무 빠르게 달려가지만 말고 한 발짝 쉼으로써 일을 꼼꼼하게 해보자는 것이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돈을 되돌려주고 등록을 취소할 수 있겠죠.”


빅시의 이런 주장은 스팸하우스(Spamhaus) 같은 블랙리스트 구축 시스템과 꾸준히 함께 가야한다는 전제를 깔고 간다. “블랙리스트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작업은 그 자체만으로는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왜냐면 블랙리스트와 대조하는 시간은 긴데 도메인이 활성화되는 시간은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도메인을 차단시키는 것 외에는 이를 제대로 활용할 방법이 아직까지 없는 게 사실입니다.”


또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봐야 ‘지나간 것’들일 뿐이다. 해커들 혹은 범죄자들 입장에선 블랙리스트에 있는 도메인 이름을 빠르게 포기하고 얼른 값싸게 새 도메인을 파면 그만이다. 등록 후 활성화에 시간을 둔다면 블랙리스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그것도 그 어떤 나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에 말이다. “개인적으로 10분이라도 충분하리라고 봅니다.”


“아주 간단한 개념입니다. 기술이 크게 개입할 것도 없어요. 그런데 범죄자 입장에선 굉장히 적응하기 힘든 환경 변화죠. 범죄자들 입장에선 최소 10분을 아무것도 못하고 기다렸는데 도메인 등록이 거절당하는 일의 반복일 겁니다. 10분만 돼도 충분히 짜증나고 범행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DARKReading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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