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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델,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2015.06.03

새로운 변화의 조짐 : CIO의 역할 진화, 기술에서 경영으로

변화하는 미래에도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 : 편리, 보안, 선택권

그러나 과연 이 큰 방향이 정말 삶을 편리하게 해줄 것인가?


[보안뉴스 문가용] 윈도우라는 게 뭔지 몰라도 뒤에 95라는 마법의 숫자만 붙이면 어디서건 시선을 잠깐 독차지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사실 그건 하나의 플랫폼 같은 것일 뿐 그 안에서 또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돌려야 깔끔한 글씨체에 예쁘게 색깔 입힌 과제가 나오고 설득력이 배가 되는 통계자료가 표로 변신하는 건데, 그냥 “이거 윈도우 95에서 했어”라고 하면 모두 오오 하며 수긍하던 때였다.

 

 

그러더니 모두의 입에서 IT라는 짧은 단어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한창 모뎀 인터넷이 유행하던 때라 누군가는 이를 인터넷의 준말이라고 알고 있기도 했다(기자 얘기는 절대 맹세코 아니다). 그러면서 일반 대중의 어휘에 멀티미디어라던가 다운로드라던가 네비게이터라던가 하는 표현들이 추가되었다.


매일경제신문에서 미래 사무실의 모습이라며 “기안, 결재도 PC 통해 척척”하고 “종이 없는 사무실, 디지틀오피스”라는 용어가 “미래의 사무실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던 게 윈도우 95가 등장하기 직전인 1993년 10월 22일의 일이었으니 9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는 기술의 대대적인 발전이 일반인들의 언어와 생활상에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더니 거짓말처럼 모든 사무환경은 컴퓨터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변했다.


또, 변화의 예고

당시 PC라는 하드웨어가 그랬고, 윈도우 95라는 소프트웨어가 그랬듯 기술 쪽에서 만들어진 용어나 시스템 혹은 트렌드가 일반인에까지 광범위하게 도달한다는 건 대대적인 변화의 예고다. 그리고 최근에 이런 식의 또 다른 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 “바로 CIO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고 최근 한국을 방문한 구라브 챈드(Gaurav Chand) 델 마케팅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그룹 글로벌 부사장은 한 마디로 정리한다.

 

 ▲구라브 챈드(Gaurav Chand)
   글로벌 부사장

“이전에는 CIO의 역할이라는 것이 주로 기술과 관련된 것뿐이었습니다. 빠르게 생겼다 스러지고 변하는 기술들에 대해 잘 아는 것이었고, 그래서 CEO나 다른 경영진이 기술적인 내용을 잘 모를 때 그걸 잘 설명해주는 게 역할이었죠. 기술에 국한되어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이 CIO가 사업경영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사업을 경영하고 수익을 올리는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그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최신 기술에 대해 빠삭하게 아는 것만이 아니라 사업경영의 맥락에서 기술력을 접목시키는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경영에 대한 이해라 함은 곧 큰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 기술 트렌드 변화의 이해, 여러 파트너사와 그 파트너사가 속한 시장에 대한 이해, 고용주와 고용인들에 대한 이해 등 굉장히 많은 것을 아우르기 마련이다. “사업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목적 아래에서 ‘기술’을 이해하는 능력이 요즘 CIO의 덕목입니다. 즉 직원들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해주는 고민을 시작하게 됐죠. 여기에 가격 경쟁률까지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게 되었고요.”


그러다보니 방향이 하나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PC 이상의 효율을 경제적으로 내는 기술, 그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다. “개인 혹은 회사가 PC를 소유하던 시대 후에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거기에 모바일도 가세하고 있고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하드드라이브가 없는 워크스테이션을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사용하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것이죠. 그런 환경에서 일반 사용자가 가지게 되는 장점은 유연하고 가볍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산력이 올라가고 비용도 크게 높지 않죠.”


생산성과 가격은 잡았다, 그러나...

그러나 세상엔 공짜가 없다. 어디선가 향상이 있었다면 어디선가 반대의 급부에 놓인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위주로 환경이 바뀌게 되면 제일 먼저 편리성 혹은 단순성의 문제가 불거진다. 너도 나도 클라우드 서비스, 앱 서비스,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을 내놓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긴 했지만 동시에 익혀야 할 게 늘어난 것이다.


그래서 델을 비롯한 여러 기술 기업들에서 ‘통합’을 키워드로 놓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선택권은 그대로 유지하되 어느 서비스를 쓰든, 얼마큼을 쓰든 한 눈에 통합하여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하기 쉽게, 그러면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경험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핵심입니다.”


MS의 애저를 사용하던 사람이 아마존이나 VM웨어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평적인 통합도 중요하지만 데이터센터에서부터 최종 사용자의 기기와 시스템까지의 여러 단계를 아우르는 수직적인 통합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리해주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가 꼭 필요한 건 사용자가 하드웨어 고장이나 소프트웨어 취약점에 맞닥트렸을 때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확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요.”


 ▲ 제프 맥노트(Jeff McNaught) 전무

또한 보안도 문제인데 이에 대해 제프 맥노트(Jeff McNaught) 델 클라우드 클라이언트 마케팅 CSO는 2000년에 와이즈(WYSE)에서 개발한 ThinOS에 대한 큰 자신감을 보였다. “가상 시스템만을 위한 OS로 이름에서 보듯이 굉장히 가벼운 버전의 OS입니다. 가벼운 건 API 등 멀웨어가 주로 파고드는 OS의 기본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공격이 아예 성립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사용자가 아예 업데이트나 패치 등의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도 안전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ThinOS를 개발한 와이즈는 현재 델에 인수합병된 상태며, ThinOS는 지난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침투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 손에 들어온 건 무엇인가?

결국 델을 비롯해 수많은 IT 업체들이 사용자들에게 마련하고 있는 건 보다 가볍고 보다 빠르고 보다 장소나 시간의 제약 없이 정보에 접근하고 관리하고 만들고 공유하고 소비하고 없앨 수 있는 환경이고, 이는 무소부재하며 모든 것을 다 흡수하면서 팽창하고 있는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와 필연적으로 닿을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클라우드 쪽이 팽창하면서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워크스테이션’은 반비례적으로 얇고 작아지고 가벼워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맞는 방향일까, 하는 궁금증은 든다. 9시에서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업무시간의 운용은 이제 옛 개념이라고 하는 건 비단 구라브 챈드 부사장만의 말이 아니다. IT 인프라가 알속지게 들어차 있는 한국이라는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주요 기업들 대부분이 같은 말을 한다. 그러나 아무도 왜 그것이 꼭 바뀌어야 하는가는 말해주고 있지 않다.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가져가는 게 과연 편리하기만 할까. 사무공간이 꼭 답답하기만 한 것일까. 머릿속에 들어있는 복잡한 생각을 글자로 적어내는 것도 어려운데, 자유경쟁 체제 아래 난립하고 있는 수많은 클라우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나 정보가 데이터센터에서부터 접근되어 네트워크를 타고 최종 사용자의 다양하기 짝이 없는 기기에 안전하게 도착해 사용되는 무수한 시나리오를 ‘간편하면서도 안전하게’ 아우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구현해내는 건 얼마나 어려울까? 그런데 범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 어려운 일을 하는 게 그저 생산성을 더 높이려는 것이다? 굳이 왜?


간편과 편리의 추구. 그리고 그 와중에 잃지 않는 안전성.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모바일을 바라보는 많은 IT 기업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당분간 이 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부디 이것이 경영진 회의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경쟁사가 하니까 나도 한다’는 취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이게 대세니까’, ‘이게 편리한 거니까’도 아니길 바란다.

 

큰 흐름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누군가는 왜 기존의 근무형태를 바꾸는 게 더 편리한 삶의 길인지를 고민해보고, 왜 굳이 그렇게 많은 정보를 시도 때도 없이 누려야만 하는지, 그게 왜 발전이며 미래인지, 나름의 답을 공유해주길 바란다. 그때까지 보안은 IT를 ‘과연 그 새로워 보이는 것이 안전한가?’라며 들들볶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질주의 첫 부품은 브레이크여야 마땅하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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