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호라이즌스호와 명왕성의 만남, 그리고 윈도우 2003 | 2015.07.15 | ||
명왕성에 역사상 가장 가까이 다가간 우주선, 사진은 오늘 밤 윈도우 서버 2003의 종료 그 후의 시간들, 알맞은 계획 필요해 [보안뉴스 문가용] 시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밤하늘을 보면 쏟아진다는 말을 뱉을 수밖에 없던 때가 있었다. 태양 하나로 환한 낮의 하늘이 왜 저 수많은 별들이 비치는 밤에는 눈을 감은 듯 깜깜할까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은하철도 999를 보고, 어린이 과학동아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상상 속에 우주 한 번씩은 누리고 다녔고,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즐겁게 외워지던 때가 있었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했다고는 하나 태양계 끄트머리에 걸쳐있는 미스터리가 주는 낭만은 박탈될 수 없었다.
▲ 오늘 밤 전까지 인간이 가장 명왕성에 근접해 찍은 사진(출처 : NASA) 윈도우 서버 2003이 종료되는 시점에 하필 9년 전에 쏘아올린 피아노 정도의 쇳덩어리인 뉴호라이즌스호가 이 낭만의 가장 가까이를 지나갔다. 성급한 중매쟁이라도 되는 듯 이 쇳덩어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크다는 소식부터 전달했다. 뒤이어 오늘 밤이면 우리가 아는 한 가장 가까운 명왕성의 얼굴이 드러날 거라고 한다. 텁텁하도록 까맣기만 한 지금의 하늘 아래 마음 한 구석에서 그 옛날 환한 밤하늘 품던 사람들에게 이는 설레는 첫 만남이면서 아련한 해후이다. 그러나 명왕성이란 천체 자체를 그리워한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명왕성이 갖는 상징은 ‘태양계의 끝자락 풍경’과 ‘더 깊은 우주로의 출발선’이기에 밤하늘을 잃은 사람들에게 있어 낭만이나 해후와 같은 표현이 어울리며, 그래서 오늘 밤 전송될 사진은 태양계 끝에서 나고 자란 천체의 모습이라는 맥락 안에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고, 호라이즌스호는 아주 잠깐 휴식을 취하고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유영을 할 것이다. 윈도우 서버 2003이 그 생명을 다했다는 것에 특별한 아련함이나 추억이 서려있지는 않다.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며, 혹은 다른 OS 서비스나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이전시키면서 2003의 마지막 배경화면을 사진으로 찍어 고이 남기는 사람도 얼마 없을 것이다. 아니, 심지어 오늘의 작별을 인정하지 못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2003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곳이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윈도우 2003 자체가 너무 좋거나 귀해서 그런 게 아니다. 명왕성 그 너머에도 끝도 없는 우주가 펼쳐져있듯, 윈도우 2003이 종료되는 오늘 이후가 예상조차 불가능한 미지의 우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갖는 상상보다 우주는 위험한 곳이다. 공기가 없으니 추진을 할 수도, 멈출 수도 없으며, 뭐든 얼어붙을 정도로 춥거나 뭐든 태워버릴 만큼 뜨겁고, 낙방에 낙방을 거듭하는 취준생의 현실보다 어둡고 돌덩이들이 우리가 아는 그 어떤 물체보다도 빠르게 돌진해온다. 중력이 없으니 방향 감각도 없어지고, 물도 방울방울 떠다녀 갈증 해소에도 숙달된 기술이 필요하다. 지구에 발을 붙이고 있을 때나 우주는 꿈이 되지 정작 그 공간에 들어서면 호라이즌스호 정도의 내구성과 무심함을 갖추어야 그나마 버텨낼 수 있다. 윈도우 서버 2003의 여정이 끝난 후 그 뒤에 남은 시간들 역시 위험하기 짝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커들은 윈도우 2003을 서비스 종료 후에도 사용하는 곳을 알아내고 수집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킹팀처럼 분명 누군가는 이 날을 기다리며 자신만의 윈도우 2003 취약점을 간직해왔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업데이트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나쁜 것들이 우주의 그 열악한 환경처럼 숨으려는 노력도 없이 드러날 것이다. 인간의 연약한 살갗을 가지고 뉴호라이즌스호를 흉내 낼 수는 없다. 우리에겐 발붙일 땅이 필요하며, 우리 앞에 놓인 시간과 공간을 아름답게 해석해 줄 중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사이버 세계에서는 윈도우 2003이 유일한 지구는 아니다. 우리에겐 다른 OS들도 있으며 요즘 한창 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이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라는 것도 있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될 필요 없이, 그저 살짝 밟고 있는 땅만 옮기면 된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살짝’ 되지는 않는다. 일단 가격 문제가 만만치 않다. 윈도우 2012로 전면 교체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된 회사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이 더 많다. 그런 경우라면 아마 호환성이 가장 좋을 수밖에 없는 애저(Azure)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의 이전이 생각해봄직한 옵션이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방대한 경우, 그래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 수가 많을 경우에 이는 대단히 복잡하거나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형 SaaS도 그 종류가 다양하니 방법은 찾기 나름일 것이다. 다만 이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혹은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다 될 때까지 네트워크 전체를 인터넷 망에서 떨어트려놓는 방법도 있다.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의료업계나 생산단지 등에서는 생각해봄직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요나 틸 존슨(Johna Till Johnson)이라는 보안 전문 기고가는 사실상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다음 네 가지라고 정리한다. 1. 서버 업그레이드 : 윈도우 2003을 버리고 2012를 구입해서 설치한다. 2.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옮긴다. 물론 적절한 클라우드 사용 전략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3. 애플리케이션 교체 : 사용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보안성이 높고 안전한 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서버 분리 : 2003이 설치된 서버는 따로 분리하거나 아예 인터넷 연결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를 좀 더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 돈을 주고 빠르게 최신 OS로 바꾼다 2) 비용을 적게 들이는 대신 느리게 최신 OS로 바꾼다, 이다. 결국 언젠가 새로운 OS로 가긴 가야할 것이 분명한데, 시간과 돈을 어떻게 균형 맞추느냐가 전략의 핵심이 된다. 모르긴 해도 뉴호라이즌스호가 처음 발사될 때 미리 설정된 궤도는 명왕성 언저리에서 끝이 났거나 날 것이다. 그 이후는 우리가 궤도 계산을 정확히 할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윈도우 2003 종료 후의 일들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가냐에 따라 궤도 계산이 안 되는 영역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직 우린 너무 멀리가지 않아도 된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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