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심위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안’의 문제점은? | 2015.07.21 | |||
인터넷 게시글, 명예훼손 판단과 조치는 당사자가 요청해야 명예훼손, 제3자 요청 삭제는 정부 비판의 원천봉쇄 수단 우려 [보안뉴스 김태형] 지난해 정부가 사이버상의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 대응 방침을 내세우면서 네티즌들은 메신저나 카카오톡 등 SNS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표현의 자유 및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7월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전체 회의를 통해 인터넷 게시글이 명예훼손성으로 판단될 경우, 당사자의 신청없이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할 수 있도록 사전검열을 강화하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을 시도했으나 무산되면서 차기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고 검찰은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정 대응’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서울중앙지검에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전담수사팀’을 꾸리면서 명예훼손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 제3자 요청 삭제, 누구를 위해서인가?’라는 주제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 표현의자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모 방송 프로그램의 정부 풍자 개그에 방심위가 행정제제를 가했는데, 온라인 명예훼손에서 필수적으로 살펴야 하는 ‘비방의 목적’을 판단하기 위해서 게시정보의 사실여부와 공익 목적에 대한 조사와 판단이 필요한데도 수사권도 없는 방심위가 피해자의 소명의견과 제출된 자료에만 의존해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즉, 방심위가 인터넷상 명예훼손 글에 대해 당사자 신청 없이 삭제 가능하도록 심의 규정을 개정하려는 것은 대통령을 포함한 국가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비판을 차단·삭제할 수 있는 것으로서 위법적인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검열을 통해 비판을 원천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홍익대 법대 황창근 교수는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판단을 피해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되 그 의사에 반하여 정보게시자에 대한 행정처분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번 개정안에 의할 경우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신고로 심의절차가 개시되면 심의건수가 대폭 증가해 행정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으며, 시정요구 등 처분을 할 경우 당사자의 처벌의사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수사기관이 아닌 심의위가 이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당사자로서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심의가 진행 중인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워 구체적인 의사를 표명하기 어려우며 당사자가 심의를 원하지 않은 경우에도 제3자의 신고 등에 의해 진행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로서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처분을 하지 말라는 법문에 위배된다. 황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현행 규정은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피해자의 적극적인 조치가 전제돼야 하는데, 개정 내용은 그러치 않아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반의사불처분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명예훼손정보에 대해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처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통망법 제44조의7 제2항 단서를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이번 심의규정 개정안은 손쉽게 비판적인 글을 삭제해 보자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특히, 방심의가 이러한 권한을 가진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정부로부터 제3자의 콘텐츠에 대한 정보매개자의 면책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마닐라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즉 정부기관이 인터넷기업(정보매개자)에게 사용자(제3자)의 콘텐츠를 차단·검열하는 책임을 부과하지 못하게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면서 “사법적 판단 없이 행정기관이 온라인 게시물이나 콘텐츠의 삭제를 요청하거나 포털사이트 등의 매니저가 자의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이용자의 권리 및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경진 변호사는 “명예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유럽의 경우 명예훼손을 형사범죄화하는 경향을 없앴다. 손해배상 정도의 처벌이 있을 뿐이다. 최근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국가가 형사재판을 통해 관여하는 것을 없애자는 것이 트렌드”라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적으로 게시글을 삭제하자는 민사와 형사의 중간인데 최근 이와 관련해서 모든 방향이 너무나 엄격하게 흘러가는 것이 우려스럽다.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태봉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사무처장은 “겉으로는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는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으며, 양규응 변호사는 “이번 방심위의 개정 시도는 정당성이 없다. 이는 대통령이나 공적 사항에 대해서 비판 여론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며 법리적으로도 명예훼손이라는 것은 사회적 평판가치의 저하인데 이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똑같은 비판이 사회적 평판가치가 하락할 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언론시민연합·표현의자유와 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등의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위임에 따라 공직에 있는 자가 국민의 표현을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최대한 억제되어야 함에도 이를 촉발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방심위의 심의규정 개정은 제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형 기자(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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