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대체하는 ‘내 몸 비밀번호’...핀테크 열풍으로 재조명
모바일 바이오인식 시장, 올해 2조에서 2020년 36조 규모로 커질 듯
[보안뉴스 김성미] 최근 바이오인식 기술이 핀테크 보안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면서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인식이 뭐길래
‘바이오인식’이란 사람이 자기 몸에 갖고 있는 정보를 이용한 보안 인증을 가리킨다. 바이오메트릭스(Biometrics)라고도 부른다. 개인의 특성인 지문이나 홍채, 망막, 정맥, 손의 형태, 얼굴, 목소리 등을 판별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최근 바이오인식은 열쇠나 카드 등 소유물을 이용한 방식이나 비밀번호 등 지식을 이용하는 방식을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로 재조명받고 있다. 점점 지능화하고 고도화하는 금융 범죄를 차단할 새로운 방안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핀테크 열풍의 덕이다.
국내에서는 핀테크 산업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핀테크와 바이오인식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늘어난 모바일 쇼핑이 견인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해외직구(직접구매)와 역직구(외국인의 국내 쇼핑몰 직접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사용자 편의에 초점을 맞춘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대체 기술로 주목
핀테크 산업이 국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은 지난해 3월 열린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부터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인들이 천송이 코트를 사고 싶어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때문에 살 수가 없다. 관련 규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천송이 코트’는 종영한 공중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 씨(천송이 역)가 입고 나온 코트다. 당시 천송이 코트는 한류 바람을 타고 금새 중국인 등 외국인의 ‘사자’ 열풍으로 인기가 치솟았다.
그러나 천송이 코트는 한 순간에 한국 사회 규제의 상징이 됐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고는 결제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중국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역직구 활성화와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서둘러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등 핀테크 산업 육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로 인해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의무화가 폐지됐고, 최근에는 간편결제 도입은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까지 앞두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도 선호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등장한 바이오인식 가운데 가장 대중화된 것은 지문인식이다.
삼성과 애플은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에 모두 지문인식을 적용했다. 삼성은 8월에 삼성페이를 선보일 계획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애플도 국내 진출을 위해 카드사 등 국내 금융권과 협의 중이다.
삼성SDS도 지문인식을 활용한 바이오 인증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삼성SDS의 바이오 인식 솔루션은 FIDO(Fast IDentigy Online) 표준 규격 인증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획득했다. 이 솔루션은 올 4월부터 KG모빌리언스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K페이’에 적용되고 있다.
FIDO는 바이오인식 국제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팔·알리바바 등 200여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크루셜텍과 삼성전자 등이 보드멤버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LG전자·SK텔레콤·삼성SDS 등이 스폰서 멤버로 가입돼 있다.
지금 ‘대세‘는 지문인식
지문인식이 개인 기기의 암호를 안전하게 대체하는 방법으로 꼽힌 지는 오래 됐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사용자들은 처음에만 호기심에 쓰다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애플이 ‘터치아이디’를 선보이면서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애플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편의성’ 때문이다. 아이폰의 홈 버튼을 지그시 누르는 것만으로 스마트폰이 곧바로 켜지도록 단순화해 비밀번호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던 것이다.
터치아이디는 지문인식 기술을 활용한 아이폰 잠금 해제 기능이다. 애플은 2012년 지문인식 스타트업인 어쎈텍을 인수해 아이폰5부터 이 기능을 적용했다.
지문인식은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까지 모두 자사의 스마트폰에 적용하면서 바이오인식의 대세가 됐다.
바이오인식 시장 확대...모바일 분야도 급증
핀테크 확산에 따라 바이오인식 시장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건물과 사무실 출입통제나 출퇴근 관리 등에 활용됐지만 영역이 모바일 기기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까지 넓어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바이오인식 세계 시장 규모가 2016년에 96억 달러(약 10조 4,467억원), 2019년에는 15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연간 2억 6,000만달러 수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바이오인식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AMI는 올해 23억 7,300만달러(약 2조 1,182억원)에 이르는 모바일 바이오인식 시장이 2020년에는 333억 2,900만달러(36조 4,152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