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의 개인정보 피해구제 역할 | 2015.08.12 | |
분쟁조정제도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적 한계 문제점 해결 시급
조정 거부자,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 강구해야 [보안뉴스=심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 공학박사] 개인정보의 오남용이나 유출에 의한 피해는 개인 한명뿐만 아니라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재산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 등 그 피해액을 산정하기도 어렵다.
개인정보 침해의 심각성 특히 개인정보가 한번 공개되거나 유출되면 이를 인지하기 어렵고, 인지하더라도 한번 쏟아진 물처럼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원상회복도 거의 불가능하다. 나아가, 당장 피해가 없더라도 명의도용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당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개인정보분쟁조정의 필요성 몇 년 전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20대 후반 쯤의 여성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한때 자신이 활동 하던 모임에서의 사진이 한 웹사이트의 홈페이지에 게시되었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그녀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해당 사진이 검색되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해당 사진에는 남들이 보면 안 되는 하루 빨리 삭제될 필요가 있는 사정이 담겨 있기에, 그 홈페이지의 운영자에게 몇 번이나 삭제를 요청했지만 그는 해당 사진이 자신의 소유이므로 삭제할 이유가 없다면서 그녀의 삭제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즉시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하고 홈페이지 운영자에게 연락을 취해 해당 사진을 게시하는데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의 위법성과 심각성을 설명했다. 해당 홈페이지의 운영자는 분쟁조정위원회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해당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였다. 전화를 걸어왔던 그 여성은 매우 만족하고 고마워했다. 이 사례는 개인정보분쟁조정제도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소송 대안제도인 분쟁조정제도의 장점 개인정보분쟁조정제도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도 개인정보 피해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대안적 분쟁해결 제도이다. 개인정보 침해 행위의 중지나 원상회복을 원하거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고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당사자 간의 극한 감정대립이 예상되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소송이 아닌 분쟁조정제도는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시간과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비교적 적은 개인정보 피해의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하면 오히려 소송비용이 더 들어 소송의 실익이 없기 때문에 결국 피해를 입은 채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개인정보 피해구제를 원하는 피해자에게는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는 분쟁조정제도가 법원의 민사소송제도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피해구제 제도인 것이다. 분쟁조정위원회의 구성 및 분쟁조정 절차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2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사업자단체 추천 위원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위촉된다. 위원과 관련하여 분쟁조정의 공정성을 위해 위원이 분쟁사건과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건에서 제척되거나 스스로 회피하며, 분쟁 당사자 또한 해당 위원에 대해 기피신청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분쟁조정 신청이 제기되면 분쟁조정위원회는 조정절차에 따라 이를 양 당사자에게 통보하고, 피신청 인에게는 피해사실 확인 등, 사실조사를 위한 자료제출을 요청한다. 요청을 받은 당사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당사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협조에 소극적이란 이유로 분쟁조정 위원회가 자료제출을 강제할 수는 없다. 수사기관과는 다른 법체계상의 한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조정위원회는 피신청인이 자료제출을 않거나 조정절차를 거부하더라도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도 피해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조정절차에 들어간다. 조정안을 작성, 양 당사자에게 통보하여 이를 수락할 것을 권고함으로써 법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피해구제 노력을 기울이는 셈이다. 하지만 피신청인의 비협조나 자료 불충분 등으로 사실조사 자체가 어려운 경우에는 손해배상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없어 불가피하게 조정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게 사실이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조정절차를 거쳐 양당사자에게 조정안을 제시한다. 일반 분쟁조정의 경우에는 분쟁조정의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집단분쟁조정의 경우에는 집단분쟁조정 절차의 개시공고(14일)가 종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에 심사하여 조정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조정안을 작성한다는 것은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분쟁조정 사건의 심의를 완료하여 조정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의미이다. 분쟁조정 결정 유형과 법적 효력 분쟁조정위원회는 3가지 유형의 조정안을 작성한다. 첫 번째 유형은 ‘조사 대상 침해행위의 중지’, 두 번째 유형은 ‘원상회복, 손해배상, 그 밖에 필요한 구제조치’, 마지막으로는 ‘같거나 비슷한 침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등 내용으로 작성한다. 이렇게 조정안을 작성하면 지체 없이 당사자에게 제시해야 하며, 조정안을 제시받은 당사자는 제시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안의 내용에 대한 수락여부를 알려야 하고, 수락여부를 알리지 아니하면 조정을 거부한 것으로 본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하여 양 당사자 모두가 수락하게 되면 조정이 성립된다. 당사자 일방 중 누구라도 불응하게 되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는다. 조정이 성립되면 해당 분쟁조정의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민사소송법상 재판상 화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기 때문에 분쟁조정위원회에 의한 조정의 효력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분쟁조정 의 당사자는 조정내용의 흠을 이유로 취소나 무효의 주장을 할 수 없고, 조정내용에 불복하여 같은 사건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그간의 활동 및 평가 2001년 12월에 발족되어 15년여 지난 현재까지 분쟁조정위원회는 약 4,700여건에 달하는 분쟁사건을 처리하였고, 이 사건들 중 절반이 넘는 2,500여건은 양 당사자 간에 조정이 성립되어 사업자 등, 개인정보를 침해한 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거나,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약속하였다. 이러한 분쟁조정위원회의 피해구제에는 많은 의미있는 결정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학부모의 동의 없이 아동 개인정보를 수집한 게임사업자들에 대해 환불 결정, 고객 정보를 이용해 무단 부가서비스를 가입시킨 이통사에 대해 손해액 및 위자료 지급 결정, 고객정보를 보험사 등에 동의 없이 제공한 인터넷쇼핑몰 등 인터넷사업자에 대한 손해배상 결정, 기술적·관리적 조치가 미흡하여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 또는 노출한 인터넷사업자에 대한 손해배상 결정 등은 피해자의 피해구제는 물론 사업자 인식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작년 2014년 분쟁조정위원회는 분쟁조정 심의 건 395건 중 제도개선 결정 5건, 손해배상 결정 6건, 제도개선과 손해배상을 동시에 결정 21건 등 조정결정을 하였다. 심의 건수에 비해 손해배상 결정 건수 등이 적은 이유는 2014년의 카드 3사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인한 피해자들 중 다수가 피해구제를 원하는 분쟁조정을 신청하였지만 해당 기업의 분쟁조정 거부로 각하결정을 하였기 때문이다. 분쟁조정 결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도개선 결정은 피신청인의 법위반 등, 잘못은 인정되지만, 신청인에게 정신적 손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경우 또는 신청인이 손해배상을 원하지 않고 제도개선만을 원하는 경우에 내리게 된다. 손해배상 결정은 피신청인의 행위로 인해 신청인이 정신적 손해를 입은 것이 인정되고, 피신청인이 그 손해의 원인을 보완하여 개선하는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이미 완료 한 경우에 내린다. 그리고 제도개선과 손해배상 지급 결정을 함께 내리는 경우는 신청인이 정신적 손 해를 입었음이 인정되고, 피신청인은 그 원인이 되는 사항에 대해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이다. 분쟁조정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 한편, 2014년도에 접수된 개인정보집단분쟁조정 사건에 있어서는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실제로 해킹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고는 피해자가 많을뿐 아니라, 배상금 총액도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분쟁조정위원회가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하더라도 가해자인 피신청인 입장에서는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거부하게 된다. 또한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된 경우에는 피해자들이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바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도 분쟁 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이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피신청인의 조정 거부에 대해 위원회가 이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제도적인 한계 때문에 피신청인의 의사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집단분쟁조정 절차의 경우에 가해자가 동일한 사안에 관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아예 처음부터 조정에 불응할 경우 이를 무릅쓰고 조정을 진행할 수도 없고, 또 자료 제출 등을 통해 충실한 사실조사의 길이 막혀 있어 조정안을 제시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사 조정안을 제시하더라도 거부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제한된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여 일방적 조정을 하는 것이 사실상 무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분쟁조정제도 효용성에 대한 비판이 일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분쟁조정제도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적 한계와 문제점의 해결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분쟁조정제도는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격이 강제적인 조정이 아닌 당사자 간의 자율적인 조정이기 때문에, 법체계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강제적으로 조정하는 권한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인 당사자가 분쟁조정 불응의 사유를 공표하도록 하거나, 조정 참여여부와 상관없이 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하고 자료제출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나아가 관련 행정기관에게 사실조사를 협조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분쟁위원회의 분쟁조정 내용을 법원에 문서로 전달하여 조정 거부자에 대한 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안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들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글_심 원 태 한국인터넷진흥원 공학박사(wtsim@kisa.or.kr)]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