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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보안카드 때문에 월급 날릴라 2006.12.23

인터넷 뱅킹 사고, 아는사람에 의해 저질러지는 확률 높아


2007년 1월 26일. 현금출금기 앞에서 김모 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루 전인 25일 월급이 입금된 통장이 텅텅 비어있는 것. 신용카드대금이 이렇게 많이 나왔을 리가 없는데…. 그는 카드를 다시 넣고 거래내역을 조회해 봤다. 25일 날짜로 월급이 모두 다른 사람의 계좌로 이체됐다.


은행창구에 가서 다시 한번 확인해 봤다. 월급이 입금 되자마자 A라는 사람의 계좌로 이체됐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은행의 실수일지도 모른다며, 은행 직원에게 재차 물었지만,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정상적인 이체라고 했다.


은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체된 계좌의 주인인 A 씨는 노숙인이었으며, A 씨의 계좌로 입금된 돈은 즉시 현금으로 출금됐다.


김 씨는 문득 지난해 말 송년회 때 가방을 잃어버렸던 일이 생각났다. 함께 일했던 파트타임 대학생 ○군이 취직을 해 송별회를 겸한 부서 송년회가 있었다. 정식직원보다 훨씬 더 열정적으로 일하며 김 씨를 친 형처럼 따랐던 ○이 그만둔다 하니 축하하는 마음보다 아쉬운 마음이 더 컸다.


저녁을 먹고, 2차 노래방, 3차 호프집, 4차 포장마차까지 돌면서 사람들은 곤드레 만드레 취해버렸다. 일행들은 가는 해를 아쉬워하면서 ○에게 직장선배로서의 충고를 늘어놓았다.


이야기 도중 김 씨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고, 그 사이에 취한 동료들은 김 씨의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화장실에 다녀온 김 씨는 동료와 함께 가방까지 사라진 것을 보고 일행에게 차례로 전화해 봤지만, 모두들 술에 취한 상태라 제대로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 부인의 잔소리를 들으며 신용카드 등의 사고신고를 했다.


김 씨의 가방은 다음날 찾을 수 있었다. 택시 안에 누군가 놓고 내렸다며 택시기사가 돌려주었다. 잃어버린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갑의 돈도 그대로였다.


한시름 놓은 김 씨는 은행을 찾아 신용카드와 인터넷뱅킹 보안카드 등의 사고신고를 해제했다. 은행 직원이 신용카드나 보안카드 모두 재발급 받지 않고 다시 쓸 수 있다고 해서 그대로 쓰기로 했다.


작년 송년회 당시를 떠올리면서 김 씨는 계좌에서 돈을 빼 간 사람이 가방을 택시에 놓고 내린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직원들이 의심스러워졌다. 지갑 안에 보안카드가 있었고, USB에 공인인증서가 있었으니 이를 복사해두면 누구라도 인터넷뱅킹을 할 수 있었을 것 아닌가.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놀라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간 사람은 바로 대학생 ○.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은 그날 직원들이 부어주는 술을 거의 다 바닥에 버리고 취한 척 하고 있다가 김 씨가 자리를 뜨자 가방을 갖고 도망간 것이다.


그는 종종 김 씨의 은행 심부름을 했던 터라 김 씨 계좌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컴맹인 김 씨의 이메일 계정을 설치해 준 적이 있어 김 씨가 자주 사용하는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다.


○은 김 씨의 가방을 갖고 즉시 피씨방으로 달려가 USB의 공인인증서를 복사하고 핸드폰 카메라로 김 씨의 보안카드와 신용카드를 찍어두었다. 그리고 1월 월급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인터넷 뱅킹을 통해 돈을 인출해갔다. 공인인증서와 이체 비밀번호는 김 씨의 이메일 계정을 설치할 때 지정됐던 그 번호였다. 월급 인출에 성공한 ○는 김 씨의 신용카드로 인터넷 쇼핑을 하려다가 경찰에 잡히고 만 것이다.


되찾은 신용·보안카드 재발급 받는 것이 좋아


○이 인터넷 뱅킹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씨가 인터넷 뱅킹 보안카드를 새로 발급받지 않았으며, 이체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안카드나 신용카드를 분실했을 경우, 카드사나 은행에 분실신고를 하면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사고등록’ 처리가 된다. 다시 찾았을 때 사고등록을 해지하면 그 카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분실사고 중 ‘어딘가에 잘 두고 잊어버리는’ 경우, 다시 찾았을 때 재발급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흔히 카드를 ‘집에서 잃어버렸을 때’ 재발급 받지 않고 사용하던 카드를 다시 사용하기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 보안카드는 그 자리에서 즉시 재발급해 주지만 신용카드 재발급에 2~3주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카드 번호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될 염려가 없을 때는 사고등록 해지를 요청해도 되지만 김 씨의 경우처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을 때는 재발급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공인인증서나 이체비밀번호 뿐 아니라 카드·통장의 비밀번호도 정기적으로 바꿔주어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인증담당 책임자는 “인터넷 뱅킹 사고는 보안카드 번호 뿐 아니라 통장 비밀번호, 이체비밀번호도 알아야 하므로, 전혀 모르는 사람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부분 아주 잘 아는 사람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가까운 회사 직원에 의해 피해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친구, 친척, 심지어 가족에 의해서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


신한은행 책임자는 “집에서 잃어버린 카드라 해도 가족이 사고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해서는 안된다”며 “신용카드나 보안카드는 분실하면 번거롭더라도 재발급 받는 것이 안전하며, 비밀번호도 자주 바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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