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수명 못 미치는 실버보험, 현실성 있나 | 2006.12.29 | |
보험사, 약관 제대로 공개 안해 소비자 피해 입기도 김 대리는 어머니에게 새해선물로 실버보험 가입을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년 칠순을 맞는 어머니가 요즘 들어 부쩍 치매나 암에 걸릴까 걱정하는 모습이 내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큰 병이 없어도 노인들은 보험사 건강진단을 통과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 진단없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찾아 봤다. 실버보험을 운용하는 많은 보험회사들이 무진단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일부 회사는 80대 까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담을 받으면서 김 대리의 머릿속에는 “실버보험이 실생활에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까”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81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한 보험상품은 가입기간 내에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장기간이 5년인 경우 81세 까지, 10년인 경우는 69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 내에 사망하면 약정한 보험료를 지급하며, 가입 후 2년 내에 사망하면 기 납입분만 지급된다. 다른 상품 역시 비슷하다. 특약 중에는 선지급서비스 특약이 있어 6개월 이내에 사망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미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교통사고 사망을 위한 특약도 있다. 노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치매·중풍 관련 특약도 있다. 김 대리의 궁금증은 가입기간 내에 병에 걸리거나 사망하지 않을 경우이다. 현재 69세인 김 대리의 어머니가 10년 약정으로 보험에 가입했다면 79세가 되기 전 사망하면 보험료가 지급되지만, 그 이후에 사망하면 지급되지 않는다. 가입기간이 아니라 나이로 보험기간을 정할 수 있는 상품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80세 까지 보장 돼 있어 80세 이상 장수하면 보험료가 지급되지 않는다. 치매 등 특약 역시 가입기간 내에 증상이 나타나면 약정된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대부분 실버보험 상품은 2000만원 정도 수준으로 보험지급액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입기간이 지나면 보험이 끝나므로 보장받을 수 없다. 김 대리는 보험 가입기간 동안 어머니가 돌아가시거나 치매 등에 걸리기를 바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꺼림칙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0세가 넘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과연 유용한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납입기간·보험료·보장내용 꼼꼼히 따져야 실버산업이 발달하면서 보험업계에서도 노인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해 건강한 노년을 맞는 노인들이 많아지자 진단도 없이 바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도 나오고 있고, 노인에게 잦은 질병을 모아 보장해주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서 예로 든 김 대리의 경우처럼 보험상담을 하다 보면 실버보험 상품이 얼마나 현실적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기곤 한다. 특히, 노인성 질병이나 치매 보장의 경우,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 많아 일시에 보험료를 지급하는 상품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버보험의 대부분은 재해만 보장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질병보장이 된다 해도 대여섯가지에 불과해 실제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재해보장 보험이라 해도 골다공증을 앓고 있거나 치료를 받은 적 있는 사람은 보험가입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여성이 폐경 후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출시되는 실버보험은 광고 내용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면이 많기 때문에 가입 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약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장되지 않는 예외사항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보험사들은 예외사항을 말해주기를 꺼려한다. 보험을 상담·판매하는 설계사나 영업소도 소비자가 문의할 때 자세히 설명해 주지않고 있다. 보험사는 약관에 명시돼 있다고 하지만 보험에 가입하기 전 까지는 약관을 보여주지 않는다. 소비자 역시 보험가입 후 약관을 받아 제대로 읽어보지 않기 때문에 상담한 내용과 실제 보장내용이 달라도 알아채지 못해 나중에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노인보험 대부분 무배당으로 보험료가 1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적절한 보장이 되는 보험인지는 소비자가 직접 따져봐야 한다”며, “보험가입기간이 적당한지, 납입 보험료의 수준과 보장내용이 어느 정도 맞는지, 반드시 필요한 보장이 빠져있지 않은지 학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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