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국내외 생체인식산업의 현주소 2007.01.05

 <정해길 혜성네트워크 대표이사>

국내 생체인식산업은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성장과는 달리 내수시장의 오랜 침체가 자칫 생체인식산업의 몰락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재 국내 생체인식업계는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생체인식산업이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 노력해야 하는지 상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보안(保安)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안전을 유지하는 일,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나온다. 이렇듯 보안은 작게는 외부로부터 나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고 크게는 집과 회사를, 더 나아가서는 나라와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생체인식기술의 대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안의 의미를 외부영향의 크고 작음으로 분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누어볼 수도 있다.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보안은 주로 외부 즉 외세의 침략을 막는 일, 북한의 무력침략을 막는 일로 정의됐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사람들에게 보안이란 단어에 대해 물어본다면 아마도 대다수는 집을 지키는 행위 또는 회사의 기밀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답변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의 국가 안보의식이 과거에 비해 둔화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기보다는 아마도 삶의 풍토가 개인주의적이고, 실질적이며,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의 구조적·시간적 변화는 보안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를 뚫기 위한 기술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한마디로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가 평행선을 달리며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급변하는 과학기술과 그에 상응하는 기술을 갖춘 침입자들의 대립은 결국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열쇠와 자물쇠는 물론 인식표, 마그네틱카드, 바코드 등을 활용하도록 만들었고 더 나아가서 사람의 신체적 특징을 활용하는 ‘생체인식 시스템’까지 탄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세계 최고의 ‘생체인식기술’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독일의 ‘라일강의 기적’에 빗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흔히 ‘한강의 기적’이란 표현으로 부르곤 한다.

실제로 우리는 1962년부터 1982년까지 6·25이후 피폐된 나라의 빈곤을 퇴치하고, 경제 부흥을 위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세워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개발도상국으로까지 발전을 거듭했고, 더 나아가 세계경제 30위권 진입이라는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쾌거를 이룩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서 경제적 분야의 쾌거였던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렇듯 경제적인 분야에만 집중되다 보니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분야 즉 정치, 사회, 과학 등 다른 부분에서는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시되는 경향이 발생했고, 보다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우리는 생체인식기술의 활용 측면에서 세계적 추세와는 자꾸 멀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미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외국과 견주어 봤을 때, 생체인식 분야의 국민적 인식도에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적 인식과 달리 생체인식 업체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2004년 세계 지문인식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가리는 국제지문인식기술대회인 ‘FVC 2004’에서 국내의 S업체가 1위를 했고, 전 세계 110개 참가업체 중 5위, 6위 또한, 국내 업체가 차지했다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다.


       <지문인식을 위한 특징점 추출>

국내 생체인식기술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국민들의 생체인식기술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낮을 리는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더구나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지문 또는 홍채인식을 활용한 보안 시스템 프로젝트 수주업체의 대다수가 국내 업체라는 사실도 생체인식업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만약 이러한 생체인식기술 수준이 국내에 조금이라도 알려졌더라면 ‘황우석 신드롬’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국민적 관심은 얻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현재 관련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 입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생체인식 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이런 국내 상황 때문에 많은 생체인식업체들이 해외루트 개척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체인식산업의 푸대접 현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해외의 생체인식기술이 우리를 앞지르는 역전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염려까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생체인식기술에 대한 국내외 인식차이


식권제로 운영하는 영국의 한 학교식당에서 정부지원으로 인한 무료급식 학생들과 실제 급식비를 납부한 학생들과 구별이 되는 바람에 집단따돌림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부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문인식기를 급식 시스템에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이 결정은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국내에서도 지문인식 시스템을 활용해 학교급식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영국과는 달리 이 시도는 언론과 시민단체들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했다. 학교에서까지 생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러한 예는 기술의 우수성을 떠나서 생체인식기술에 대한 국내 일반의 인식이 선진국과 비교해 얼마만큼 뒤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현재 생체인식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18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으며, 2008년에는 4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올해 산업규모가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성장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체인식 분야의 세계 10대 기업 내에 한국의 지문인식업체가 3개사나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춰졌다. 문제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정부나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들이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빠르게 성장해가는 전 세계 생체인식시장에서 정부, 관련기관 및 업계는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지 깊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글: 정해길 혜성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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