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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누리꾼, 대만 총통 당선자 페이스북 공격 2016.01.22

대만 언론사 페이스북도 사이버 공격
대만 민진당 “중국 누리꾼 환영한다...中 누리꾼 댓글 삭제 안해”


[보안뉴스 온기홍=중국 베이징] 최근 대만 총통 선거 막바지에 대만 국기를 흔들다 중국의 압박에 사과까지 한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저우)쯔위 사건’이 터지면서 중국과 대만이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 당선자(민진당 주석)의 페이스북을 상대로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

▲ 차이잉원 14대 대만 총통 당선자(민진당 후보)의 페이스북 화면.


중국 대륙 누리꾼들은 20일 밤 차이잉원 당선자의 페이스북에 수많은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고 대만 뉴스통신사인 중앙통신사가 21일 전했다. 차이잉원 당선자가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tsaiingwen)에 ‘국회의장 중립화’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는 3시간만에 무려 2만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대만식 표기인 번체자가 아니라 중국에서 쓰는 간체자로 표기됐다.

중국 대륙 누리꾼의 사이버 공격은 최대 온라인 검색·포털인 바이두(Baidu)의 커뮤니티사이트 ‘티예바’에서 유명한 커뮤니티인 ‘띠바(帝吧, 황제 카페)가 주도했다. ‘띠바’의 ‘대군 사단(모임)’ 회원들은 전날 게시판에 ‘띠바여, fb(페이스북 지칭)로 출정해 모두 초토화시키자’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20일 저녁 7시부터 대만 민진당(차이잉원 총통 당선자 소속 정당) 지지 성향의 언론사 페이스북 팔로워 (그룹)들을 공격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모티콘 전술로 ‘대만 독립 반대’로 판을 뒤엎자고 선동했다.

공격 대상 언론사는 대만의 자유시보, 빈과(핑궈)일보, 삼림(싼리)신문 등 3사였다. 여기에는 차이잉원 총통 당선자와 홍콩 연예인 허윈스도 포함됐다. 차이 당선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띠바’ 회원을 비롯해 1만5,000명이 넘는 중국 누리꾼이 나타났다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올린 간체자 표기 댓글 대부분은 ‘대만 독립 반대’와 차이 당선자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대만 민진당은 간단하게 대응했다. 민진당은 “민주, 자유의 대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양쟈량 민진당 대변인은 중국 누리꾼들이 단 댓글들을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누리꾼들도 차이 당선자 페이스북에 들어와 중국 누리꾼과 맞섰다. 한 대만 누리꾼은 ‘저우쯔위 사건’과 관련해, “아주 보기 드물게 여기에서 중국의 누리꾼들을 볼 수 있게 됐네요. 귀국의 누리꾼들이 만든 ‘쯔위 사건’은 대선에서 차이 총통 (후보)와 민진당의 대승을 가져 왔습니다. 여러분 매우 감사합니다!”란 글을 올리며 중국 누리꾼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차이잉원 당선자의 페이스북에 대한 중국 누리꾼의 사이버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10일 밤부터 이튿날까지 차이잉원 당선자의 페이스북은 수 만개의 중국 누리꾼이 남긴 욕설 댓글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은 중국 내 유명 토론 사이트인 ‘톈야 논단’에서 ‘차이잉원 페이스북을 공격하자’는 글로부터 시작됐다. 일부 주동자들은 ‘차이잉원 페이스북에 많은 댓글을 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댓글에 서로 ‘좋아요’를 많이 눌러 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페이스북의 자국 내 접속을 차단한 때문에 대륙 누리꾼들은 ‘어떻게 하면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있느냐’, ‘어떻게 페이스북에 가입하고, 인증하느냐’고 서로 묻기도 했다. 주동자들은 ‘교전 안내’글을 올리고 페이스북 접속과 댓글을 다는 방법 등을 알려줬다. 대륙 누리꾼들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이들은 욕설 글과 그림으로 차이잉원 페이스북을 채웠다. ‘대만 독립 반대’를 외치는 사진도 대량으로 올렸다. 10일 밤부터 11일 밤 사이에 달린 댓글 수는 8만 개를 넘었다.

이에 차이잉원 당시 민진당 주석 겸 총통 선거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국 누리꾼들에게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며, “중국이 페이스북을 개방해 완전 새로운 체험을 하고 중국 누리꾼들이 더욱 완전한 민주, 자유, 다원의 대만을 볼 수 있게 하기를 희망한다. 여러분이 페이스북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Facebook’의 ‘F’로 시작하는 ‘Freedom’ 글자 사진도 띄웠다.

한편, 중국 내 유명 인터넷 포털인 소후(Sohu.com)가 지난 21일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날 오후 3시까지 조사에 참여한 2만158명 가운데 62%는 중국 누리꾼들이 글을 도배하는 방식으로 차이잉원 당선자의 페이스북 계정에 댓글을 남긴 것은 대만 지도층에게 대륙 인민의 역량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시에 21%는 댓글 중 욕설과 비이성적인 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게 중국 누리꾼 중 47%는 ‘다툼’도 피차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그 중 긍정적 가치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43%의 누리꾼은 양안(중국-대만) 민중 교류 채널을 확대하고 쌍방의 이성적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차이잉원의 대만 총통 당선과 관련, 62%는 앞으로 양안 관계에 대해 의심과 근심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차이잉원 당선자의 언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16%는 ‘양안이 갈수록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60) 민진당 후보는 689만4744표(득표율 56.2%)를 얻어 381만3365표(31.0%)를 얻은 주리룬 국민당(현 대만 집권당) 후보를 308만여표 차로 누르고 14대 대만 총통에 당선됐다. 대만 첫 여성 총통 당선자다. 차이 당선자는 대만 내 ‘반중 정서’가 강한 젊은층을 파고 들었고, 중국-대만 간 서비스 무역 협정에 반대했다. 대만 총통 선거 직전에 대만 국기를 흔들다 중국의 압박에 사과까지 한 ‘쯔위 사건’이 일어나면서 대만 젊은층들은 차이 후보에 몰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베이징 / 온기홍 특파원(onkiho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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