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쉽고 빠른 인터넷 대출’은 연 66%의 ‘고리대금업’ | 2007.01.10 |
톱스타 간판 모델로 ‘간편한 대출’ 강조하면서 고금리 가려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얼마 전 전세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 1,000만원을 급히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 대출을 신청하려 했다. 쉽고 빠르고 편리하며, 심사도 보증도 필요없다는 TV 광고를 보고 인터넷으로 대출신청을 했다. 사이트에서의 신청절차는 비교적 간단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실명확인을 한 후 대출신청 기본자료로 집 주소·전화번호, 집의 형태, 소유여부, 명의자와의 관계, 회사이름, 회사규모, 근무기간, 월급 등 세부적인 항목을 기재했다. 다음 날 최 씨는 대출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본인확인을 하고, 대출신청서에 작성한 내용을 다시 확인한 후 가족이나 보증인이 될 만한 사람들의 주소와 핸드폰 번호를 묻고, 통장사본과 최근 3개월간 소득확인 서류, 의료보험, 주민등록 등·원·초본을 팩스로 보내길 요구했다. TV 광고에서 밝힌 것과 다르게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었지만, 은행에서 대출받는다면 이보다 더 까다롭다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최 씨는 업체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모두 마련해 보내줬다. 그러나 최 씨는 결국 대출받기를 포기했다. 연 66%에 달하는 고금리로 6개월 이상 약정해야 대출이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대출업체들은 하나같이 ‘쉽고 빠른 대출’을 강조하면서 톱스타를 간판 모델로 내세워 ‘무담보 무방문 제출서류없이 간편하게’ 대출해준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연리 66%에 달하는 고금리를 가리기 위한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많은 인터넷 업체는 우리나라 대부업 이자 상한액인 66%에 이르고 있으며, 대출 약정기간도 업체에 따라 기본적으로 6개월이나 12개월 정도 약정하도록 되어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중도상환이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신용도에 따라 상환 최소기간을 정해주기도 한다. 톱 스타의 말을 믿고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대출을 받지만 업체가 정해주는 기간동안 고율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 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인터넷 대출업체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다. 일본 야쿠자의 자금과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대부업체들은 일본정부가 대부업 상한금리를 20% 이하로 낮추겠다고 선언하자 우리나라 사채시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달 이자 상한선을 15~2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대부업 규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에는 일본 대부업체가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에 진출해 있는 시티그룹 등 영미계 대부업체들도 함께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 가장 고금리 대부업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채무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연석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창호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연 66%에 이르는 고금리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금리제한을 하지 않으면 서민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뉴욕주법은 연리 16% 이상 대출은 무효로 하며, 25%를 초과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프랑스는 소비자 보호법에 의거해 33.3%를 넘으면 무효로 처리한다. 유럽과 미국 등의 대출·대부 이자는 20~30%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가을 법무부가 이자제한법 부활을 추진하면서 대출이자를 연 40%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입법발의안을 내놓은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은 대출이자 연 25%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을 대표발의 했다. 현재 이들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심상정 의원은 현행 대부업법의 대부이자 66%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 측은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 개정은 고금리 시장을 안정화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정치권이 정치적인 공방에 치중하고 있어 상임위에서 논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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