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에서 본 사이버보안, 거품 붕괴냐? 가지치기냐? | 2016.02.13 |
희망적인 내용들 이면에 있는 암울한 내용의 숫자들
투자 유치 소식 이어지는 가운데 “끝물일 뿐”이란 전망도 있어 [보안뉴스 문가용]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비보들만 전달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충격적인 건 전망이 좋다는 사이버보안 업계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크고 작은 정보유출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이버보안의 지출은 조직들마다 키우고 있으며 보안 스타트업도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나고 있는데, 주가는 하향 추세라니 이게 웬 말인가? 2016년, 보안시장의 앞날이 마냥 밝다고만 할 수 있을까? 주식시장의 시각에서 보는 전망은 사뭇 다르다. ![]() ▲ 거품의 또 다른 이름, 현혹 먼저 작년에 새롭게 시작한 사이버보안 전문업체들은 굉장한 액수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 흐름은 아직까지도 계속되어 지난 달까지만 해도 이들 스타트업 중 절반 이상이 ‘벤처 캐피탈이 건재하다’고 발표까지 했다.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기존의 강자들이 겪은 작년 한 해는 달랐다. 굳건한 줄 알았던 곳들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면서 시장이 조금씩 흔들렸다. 그러자 사이버보안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금에 ‘거품’이 있었던 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돈이 돌기 시작한 이유 사이버보안 시장 전체의 금융 사정은 작년만큼 좋았던 적이 없을 정도다. 총 거래 규모가 38억 달러로, 지난 5년 간 235%나 성장한 수치다. 사이버시큐리티 벤처스(Cybersecurity Ventures)의 CEO인 스티브 모건(Steve Morgan)의 말마따나 “사이버 범죄가 늘어났기 때문에 자연히 그에 반대되는 산업이 부흥할 것이라는 ‘단순한 산수’가 돈을 가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계산되었던 모양”이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투자자들이 확인하는 건 늘 똑같죠. 창립자들의 이력, 유능한 운영능력, 큰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술력이나 제품, 더 큰 회사와의 M&A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만한 가능성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치고 이런 조건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가 드뭅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오던 평가 기준에 부합하니’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고, 그러니 사이버보안 시장에 갑자기 돈이 돌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 스타트업 혹은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을 대표적으로 몇 개만 얼른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1) ForeScout, 7천 6백만 달러 2) Shape Security, 2천 5백만 달러 3) Fireglass, 2천만 달러 4) Digital Shadows, 1천 4백만 달러 하지만 따듯하고 훈훈한 소식 이면엔 반드시 그늘과 같이 어둡고 축축한 소식이 있기 마련. 이렇게 떠들썩한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한 채 시작하는 기업은 셀 수조차 없다는 게 실리콘밸리의 사이버보안 종자기금 창립자인 마헨드라 람싱하니(Mahendra Ramsinghani)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파이어아이(FireEye)를 잡겠다고 사무실을 차린 업체만 40개 넘게 보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모건 CEO는 마케츠앤마케츠(MarketsandMarkets)가 ‘보안을 위한 소비가 12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최근 미국 사이버보안 시장에서만 1백만 건 이상의 채용계획이 수립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충분히 희망적으로 해석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아직 사이버보안 시장이 성장세라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이죠.” “어떤 분야의 어느 시장이나 결국엔 포화상태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IBM은 작년에만 보안사업을 12% 성장시켰어요. 시스코도 비슷한 성적을 거두었고요. 델은 시큐어웍스(SecureWorks)라는 사업을 새로 시작해 나쁘지 않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메이저 기업들이 잘 해주고 있다는 건 시장에서 ‘수익을 거둘’ 구석이 분명 존재한다는 겁니다. 괜히 메이저가 아니죠. 사업의 귀재들이에요. 이런 업체들이 사이버보안에 뛰어든다는 건 분명 먹을 게 있다는 증거입니다.” 불길한 소식들 그럼에도 2015년이 사이버보안 업계가 누릴 수 있었던 최고 호황의 때였다는 지표 역시 존재한다. 심지어 위에 언급된 기업들의 투자금 소식들이 ‘끝물일 뿐’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달, 7천 6백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포스카웃(ForeScout)의 CEO인 마이크 디세사르(Mike DeCesare)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들 중 사이버보안에 대해 보다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투자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안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이 예전만큼 곱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설명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요즘은 불과 5백만 달러짜리 투자를 얻기 위해서도 10번도 넘는 미팅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투자자들의 의심이 예전보다 훨씬 날카로워졌거든요.” 그래서 포스카웃은 IPO 전략을 오랫동안 고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상장했을 경우 자신들에게 매겨진 10억 달러의 가치가 금세 떨어질까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슷한 이유로 아이사이트 파트너즈(iSIGHT Partners)와 같은 굵직한 기업도 결국 2억 달러에 파이어아이의 품에 안겼으리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억 달러라면 최초 아이사이트 파트너즈가 공개한 가격의 1/4도 안 되는 액수다. 더 불길한 소식들 포스카웃이란 회사 하나의 입장 때문에 시장 전체를 암울하게 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기업들의 주식 상태를 한 번 살펴보자. 이 계통에선 좀 유명하다는 기업들이 이 시점까지 얼마큼의 주가하락을 맛봤는지. 1) 임퍼바(Imperva) : -46.44% 2) 바라쿠다(Barracuda) : -44.57% 3) 파이어아이(FireEye) : -42.04% 4) 라피드7(Rapid7) : -37.48% 5) 포티넷(Fortinet) : -23.52% 6) 사이버아크(Cyberark) : -22.09% 그래도 모건은 희망을 제시한다. “저는 이게 시장 붕괴의 징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상화의 과정에 있는 것이죠. 사이버보안이라는 시장은 단 한 번도 ‘독립된’ 시장인 적도 없었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기술 관련 산업의 오르고 내림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지금 기술 산업이 전부 하향세를 겪고 있죠. 사이버보안 주식시장도 그런 큰 흐름에 반응하는 것뿐입니다. 반드시 반등합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반등하는 건 전체 기술 시장에서도 사이버보안일 겁니다.” 결국 모건의 말은 불필요한 거품이 사라지고 있는 ‘아픈’ 기간을 지나고 있을 뿐 크게 보면 오히려 더 건강해지고 있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지나치게 희망적일 수도 있는 관점이다. 숫자들이 하는 말들에 비하면 말이다. 왜냐하면... 1) 기술 시장 전체가 하향세인 건 맞다. 하지만 사이버보안 시장만큼 격차가 크진 않다. NYSE 종합지수는 지난 해 9.44% 떨어졌고, 나스닥은 14.76% 떨어졌다. 이 숫자들과 임퍼바의 44%나 파이어아이의 42%는 비교가 안 된다. 특히, 바라쿠다의 경우 한 해만에 가치가 69%나 하락했다. 조만간 바라쿠다의 M&A 소식이 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2) 기술 시장의 ETF를 벤치마크로 차용해도 하락률은 10%, 많아봐야 15% 정도다. 이 역시 위 기업들의 손해와 비교했을 땐 상당히 작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거품이란 게 존재했고 그것이 꺼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일부(혹은 상당수) 기업들이 버틸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고객들에게 미리 약속했던 보안 서비스를 제대로 다 이행할 수 없을 것이다. 보안은 더욱 ‘불안한’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불안한 시장에 투자는 늘어날 수가 없다. 비교적 불안정한 업체들의 경우 유일한 탈출구는 사실상 M&A 뿐이고 시장 내에서는 경쟁이라는 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혁신의 부재로 이어지고, 이는 시장을 ‘불안한’ 상태로 굳혀간다. 이런 때 보안시장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오히려 독이 된다. 우리는 거품이 꺼지기 직전에 놓여있는가, 아니면 더 건강한 성장을 위한 가지치기의 때에 돌입하고 있는가?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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