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간 앓은 정신질환, 알고보니 의사의 오진 탓? | 2007.01.11 |
건강기록 정보화, 부작용 우려 있지만 정보보호대책과 함께 도입해야
정상적인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했던 여성은 병원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자녀들이나 의료팀과 대화가 가능했으며, 일반적으로 사고할 수도 있었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의료팀은 여성에게 진행되고 어떤 질환이 정신질환을 호전시키고 있는 것이라 판단하고 지난 10년간 여성에게 나타난 증상을 적어 내려갔다. 결국, 의료팀은 여성이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을 과다복용한 결과로 정신질환이 악화되고 발작증상이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인기 의학드라마 <하우스>에 나오는 한 에피소드이다. 여성은 10년 전 환청과 함께 심한 두통때문에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정신분열 초기증상이라며, 약을 처방해주었다. 여성은 의사의 지시대로 약을 먹고 일시적으로 증세가 호전됐지만, 조금 지나자 더 악화됐다. 다른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이전 진료에서 정신병 진단을 내린 것을 본 후 정신질환으로 보고 약을 처방해주었다. 여성의 병명은 악성두통이었지만, 한 의사의 오진으로 정신분열증 약을 10년간 복용하면서 실제로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설정한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실제 생활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보건복지부와 국회는 지난 해 각각 건강정보 보호와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의료기관의 정보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개인 건강정보를 활용하고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환자가 A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B 병원으로 옮긴다면 현재 시스템으로는 A 병원에서 받았던 진료를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한다. 의료기관 정보화가 이뤄지면 B 병원에서는 A 병원 진료기록을 토대로 중단된 단계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의료비 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본인의 병력도 쉽게 알 수 있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A 병원에서 오진을 했을 때 B 병원에서 이를 토대로 진료를 한다면 환자에게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의료기록 정보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해킹이나 시스템의 오류로 건강기록이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건강정보보호법’을 대표발의한 윤호중 열린우리당 의원 측은 “의료계가 걱정하는 것은 의료소득의 감소다.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니까 소비자들의 정보유출을 우려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사들은 자신의 실수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의료기록 정보화를 반대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의 집중으로 인한 폐해를 우려하는 측면에서 건강정보 활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건강정보 보호를 위해 정보를 중앙에 집중하면서 더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강정보 활용뿐만 아니라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복지부와 국회가 발의한 관련 법률안은 건강정보 활용과 함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포함돼 있다.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건강정보보호 및 관리·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의료기관이 진료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건강기록을 교류해 이를 합리적으로 활용하도록 했으며, 건강정보를 활용할 때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본인의 동의를 구하도록 했다. 또한, 건강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보화하기 위해 건강정보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이를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하도록 했다. 국회에 제출된 건강정보보호 관련 법안은 윤호중 의원을 비롯해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등이 비슷한 내용의 법률안을 발의했으며,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장병철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은 “아날로그 의료환경에서 만들어진 현재 의료법으로는 전자의무기록 등 미래지향적인 의료정보 시스템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며, “환자의 생명과 사생활과 관련된 현재 법률안 일부는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논의 자체를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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