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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촉발시킨 테러방지법, 19대 국회와의 악연 2016.02.28

9.11 테러 이후 14년째 표류중인 테러방지법
정치적 입장 떠나 테러방지 합의 도출 필요해


[보안뉴스 원병철]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촉발시킨 테러방지법.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으로 시작된 필리버스터가 갖가지 화제를 낳으며 6일차에 접어들고 있다. 이렇듯 테러방지법은 선거구 획정문제 등과 맞물려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뿐 어떻게 마무리될지 아직 예측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19대 국회는 지난 프랑스 테러 이후 몇 개의 테러방지법이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단 한 개의 법도 통과하지 못했다.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문제 때문. 여당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정보수집과 공유, 민간인 사찰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와 국정원으로의 권한집중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테러관련 법안이 상정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9.11 테러 이후로 약 14년간 꾸준하게 관련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통과된 법은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부 차원의 테러대응 관련법이나 규정은 지난 1982년 대통령 훈령으로 제정된 ‘국가대테러 활동지침’뿐이다. 더욱이 사이버 테러 등에 대한 대응 지침은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테러 대응에 한계가 있고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어 대테러 방지를 위한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19대 국회 여당의원들이 발의한 테러방지 법안은 ‘국가 대테러 활동과 피해보전 기본법(송영근 의원)’, ‘테러예방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이노근 의원)’,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 방지법(이병석 의원)’, ‘사이버 위협정보 공유에 관한 법(이철우 의원)’, ‘국가 사이버테러 방지법(서상기 의원)’ 등이 있었다. 관련 법안이 병합돼 현재는 테러방지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 2개 법안으로 압축된 상태다.

이러한 테러방지 법안은 대부분 국정원 산하 국가대테러센터 구축과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출입국, 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조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야당은 이러한 점을 들어 법안 통과를 거부하고 있다. 과거 국가보안법처럼 남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진보성향 시민단체의 테러방지법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들은 테러방지법이 테러 해결의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이미 한국에는 테러를 막을 수 있는 법과 기관이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 시급한 것은 법안 마련이 아닌, 기존 법과 기관 안에서 정책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 현재 테러방지법은 결국 국정원을 강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렇듯 현재 테러방지법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방식이든 대테러 관련 법, 혹은 대테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국내 대테러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실제 테러가 벌어질 경우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이 점은 야당에서도 동의하고 있다. 필리버스터까지 부활한 19대 국회와 테러방지법과의 질긴 악연은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되고 있다.
[원병철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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