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국 진입 관건은 이제 ‘첨단기술 보호’ | 2007.01.20 | |
첩보전 방불케하는 기술유출 범죄수사
기술유출 범죄수사는 한마디로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경우,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서는 더 이상 수사할 방법이 없다. 사법공조를 통해 수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기술유출이 일어나는 국가는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나라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피해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에 따른 신속한 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유출 사건들을 보면, 공항에서 출국직전에 산업스파이를 검거하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거나 입국 시에 검거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첨단기술을 다루는 기업들은 기술유출 우려가 있는 경우 검찰청 기술유출 범죄수사센터 또는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등에 신속히 그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받는 것이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기술유출 사건의 대부분은 연구원들과 그들을 사주하는 외국회사 등 경쟁업체와의 공모에 의해 이루어진다. 연구원들은 고액 연봉과 좋은 대우를 제시하는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경쟁업체 등은 이러한 연구원들의 이기심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유출 사건을 접하면서 연구원들에 대한 적정한 처우 필요성과 각종 인센티브 부여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연구원들 개개인의 보안의식 제고와 보안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전환도 절실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까지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경영자들이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보안분야에 대한 적절한 투자와 대책 마련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신기술, 첨단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곧 개발자 개인의 소유물이나 개별기업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가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물적 인프라라는 사실도 항상 인식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으로 기업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해외에 기술을 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결국 그 피해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업 경영자들은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에 국회를 통과한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의 의미를 기업경영자들은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첨단기술 유출범죄는 신종 화이트칼라 범죄로서, 아직까지 그 처벌강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대체로 초범이고, 사실상 피해가 없었다는 점 등이 관대한 양형의 사유로 적시된다. 그러나 비록 신속한 수사에 의해 설사 피해가 방지됐다 할지라도 피고인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한 피해방지조치가 아니었으며, 그로 인한 국부유출의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은 양형에 있어서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본다. 외국의 경우, 산업스파이 행위에 대한 처벌수위는 우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리가 IT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연구원들의 피나는 노력과 어려운 여건 가운데에서도 기술개발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있다고 할 것이며, 이제 국가적 측면에서도 이러한 핵심기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산업스파이에 대한 엄중한 대처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연구원들에게만 책임을 지운다는 불만이 없지는 않겠지만 결국 연구원들 스스로 개발한 첨단기술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러한 첨단기술이 개발자 개인의 것이 아닌 국가와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술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구원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기업의 보안강화가 어우러진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IT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굳건하게 지켜가면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대열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 김후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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