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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책임자 노조와의 건강한 관계정립 절실 2007.02.21

보안체계 강화의 딜레마 ‘노동조합’


기자가 그동안 만나온 각 기업의 보안담당자들은 업무적으로 저마다의 고민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고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상은 높고, 현실은 낮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그 어떤 기업보다 보안체계를 강화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현실적인 제한이 많아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런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한 원인으로 ‘노동조합’도 지목되고 있다는 것은 기자에게는 의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보안업무의 주목적은 회사의 중요정보(기업비밀, 직원들의 사적정보 등)의 유출을 막는데 있다. 요즘에는 보안의 의미가 갈수록 광범위해짐에 따라 직원들의 안전이나 화재예방, 사내교육, 자산관리 등에까지 업무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안체계 강화는 필연적


보안업무의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이 늦게나마 보안업무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직은 부족하지만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의 보안체계를 갖춘 국내 기업들도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보안담당자들은 “이 정도 수준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보안체계도 경제 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맞게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는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산업기술의 유출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곤 한다. 이는 곧 우리 주변의 경쟁국가에서 호시탐탐 국내기업들의 산업정보를 노리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의 보안책임자들은 지금보다 좀 더 강력한 보안체계가 필요하다고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노조, “보안체계 강화보다 직원들의 권익이 우선돼야”


그렇다면 보안체계 강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많은 보안책임자들은 경영진의 무관심과 IT와 관련된 보안업무에만 집중된 국내환경, 그리고 직원들의 비협조를 첫손가락에 꼽고 있다. 경영진의 무관심, 그리고 IT 보안업무와 물리적 보안업무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동안 본지를 통해서 여러 번 거론됐던 주제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기자가 여기에서 관심 있게 본 것은 바로 ‘직원들의 비협조’였다. 이것은 보안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직원들로 인해 보안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보안업무는 그 특성상 직원들의 ‘귀차니즘(?)’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보안을 강화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사옥의 입·출입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게 된다. 또 보안체계에 위배되는 물품들은 반입이나 반출이 금지되기 일쑤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사무실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었던 각종 건강음료나 개인적인 택배물품 등도 회사에서 한번 필터링을 거쳐 본인에게 전달되거나 또는 직접 접견실 등으로 내려와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귀차니즘’에만 국한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보안체계 강화는 직원들의 인권 측면까지 간섭한다는 게 일부 직원들의 주장이다. 이는 영상보안 시스템 등을 통해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철저히 감시당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일이 이쯤 되자 직원들의 권리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보안체계 강화에 딴지(?)를 걸기 시작한 것이다.


보안담당자, “보안체계 강화는 시대적 흐름” 


기업의 정보유출 차단이라는 명제와 시대적 흐름만 놓고 본다면 보안체계 강화는 분명한 ‘흐름’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보안체계 강화는 일정부분 회사구성원들의 희생이 뒤따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런 체계에 익숙하지 않던 직원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반발이 단순 ‘불만’의 차원을 넘어 노조에 의한 실력행사로 이어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지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의 보안담당자는 “CCTV 1대를 달더라도 노조의 허락을 받은 후에 달아야 한다. 경영진에게 보안체계 강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도 힘든데, 노조에게까지 똑같은 설명을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보안체계 강화’라는 명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보안담당자는 “노조는 보안부서가 직원들을 감시하고, 억누르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보안부서의 직원들을 마치 회사경영진쯤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우리도 엄연히 회사를 통해 고용된 직원들이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뿐”이라고 말한 후, “노조는 직원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에 직원들에게 불편함이 주어지는 업무환경에 대해서는 과민반응을 보인다.


그런 부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안업무는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업무라는 것을 이해해준다면 이와 같은 거부반응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렇듯 노조는 직원들의 권리와 업무편의를 위해서 또, 보안부서는 회사의 정보유출차단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이유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대화통한 실질적인 해결책 모색해야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과 같은 경우는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그 어떤 나라보다 중요시하는 나라다. 하지만 최근 이런 나라에서조차 대다수의 권익과 안전을 개인의 인권과 자유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9·11 테러 이후의 변화상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이미 그 전부터 이런 변화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실제로 현재 국내 기업을 실시하고 있는 보안체계의 대부분은 글로벌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기업체들의 경우 국내기업보다 훨씬 체계적인 보안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보안부서와 노조가 쌍방의 의견만을 내세운 채 끝까지 평행선을 유지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한 보안담당자의 말처럼 현재 국내 보안문화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고, 노조와 보안담당자간에 적극적인 대화가 이루어져야만 노조가 생각하는 보안업무에 대한 거부반응을 누그러뜨리고, 기업보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월간 시큐리티월드 김용석 기자(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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