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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 시스템=인권침해(?) 2007.01.19

“생체인식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과연 인권침해일까?”

이제는 조금 정리가 돼가는 듯 한 이런 주제를 또 다시 들고 나와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느냐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 이 물음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사실 단순하게 위에 언급한 질문만 놓고 본다면 현재로서는 ‘정답이 없다’가 정답일 것이다. 어떤 사회적 단체나 국가 또는 공인된 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정답에 가까운 쪽이라도 반드시 알아야 겠다”라고 따져 묻는다면 이에 대한 답변은 가능할 듯하다.


2005년 10월, 국가 인권위원회는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의 자기정보통제권을 제한하면서 지문과 같이 민감한 생체개인정보를 수집, 보관, 전산화해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따라서 학교식당 지문인식기 설치 및 학생 지문날인 요구는 인권침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공식적인 대답은 생체인식 시스템 활용에 있어 모두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생체인식 시스템은 인권침해에 가깝다’라는 결론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생체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핵심

 


앞서 표에서 보듯이 생체인식기술은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이용하는 생체정보나 그 운영방식에 따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위협 정도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여러 가지 기준안을 제시함으로 인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의 수들을 제한하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생체인증정보의 목적외 사용금지, 단일한 식별자로서의 기능 금지, 생체인식정보와 생체인식 시스템의 보호, 생체인식정보의 저장기한 제한, 제3자의 감사와 감독, 감사 데이터의 공개, 시스템 접근제한, 시스템 목적 공개, 생체인식정보 사용 공개, 생체인식정보 생성이전 원 데이터의 저장금지 등의 방법으로 시스템을 구현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인 인권침해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생체인식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부분에 대해 어느 단체 또는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생체인식업계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다.


‘뒷북’만으로는 어림없어


2004년 1월 6일, 국내의 한 신문사가 ‘대테러 지문채취는 인권 테러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은 바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미국이 자국내 115개 공항과 14개 주요 항구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에 대한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일제히 시작한 것에 대해 입국자들의 반응을 살폈는데, 이 사설에서는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과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등의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지만 결국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논조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사가 나왔던 당시는 캐나다나 유럽, 미국 등이 이미 IBIA(International Biometric Industry Association)로부터 인권보호를 위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제시받아 생체인식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중이었고, 이는 2002년 6월 ‘타임즈’에서 1,2면에 걸쳐 생체인식 시스템의 활용을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후 이뤄진 일이라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간지는 사설을 통해 다른 나라의 생체인식 시스템을 문제 삼았고, 더 나아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세웠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생체인식 시스템 활용을 위해 제도를 마련, 그에 따라 기술을 도입하고, 개발하고, 응용하면서 차근차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대책에 부러움을 느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생체인식과 관련해 최첨단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도입하기 전부터 시민단체나 언론단체의 ‘인권침해’주장으로 뭇매를 얻어맞기 일쑤다.


그나마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불거진 시기가 2005년 4월이었으니 2008년이나 2009년 정도가 돼야 제도가 정비되고 국민들의 인식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2008년이면 세계 생체인식시장이 5조원 가까운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봐서 그 시점에서는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극소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몇몇 정부관계자나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내 생체인식기술이 세계 정상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며 위안을 삼곤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그것은 선진국의 적극적인 투자가 실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은 180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체인식시장이 발전하지 못하면 응용기술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과연 그때도 세계 속에서 우리의 생체인식기술이 현재처럼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지는 미지수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해결책 나와야 한다 


실질적으로 생체인식산업과 관련이 있는 단체는 시민단체, 언론기관, 생체인식업계, 정부(정보통신부)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중 시민단체는 굳이 나서서 생체인식 시스템과 관련해 가이드라인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생체정보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인권침해’가 생기지 않을 것이므로 원인제공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언론기관도 이와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일부 경제, 산업부문만을 다루는 전문매체만이 필요성을 인지해 생체인식 시스템의 바른 해법을 찾기 위한 부분적인 보도가 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민단체와 연관된 사회부문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 성향을 띤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생체인식산업의 대표주자로써 현재 세계 50여개 국가에 생산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니트젠의 배영훈 대표가 얼마 전 자사의 창립기념사에서 “국내는 제품을 내놓을 만한 생체인식시장이 충분히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해외중심의 마케팅과 영업 방향은 현재 국내 생체인식시장의 특성상 불가피하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업계의 목소리를 분명히 듣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방법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글: 정해길 혜성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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