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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관리법, 언론·국회의원에도 실효 있을까 2007.01.23

“안기부 보안감사권 부활” 우려목소리도 높아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22일 입법예고한 ‘비밀의 관리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국가기밀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국가기밀 유출 사례에서 일반인에게는 형사법 등 이와 관련한 법률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돼 벌칙을 중과했지만, 언론에게 제재조치가 내려진 일은 거의 없으며, 국회의원에게는 면책특권이 적용돼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가기밀을 유출하는 사례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정원이 비밀의 관리와 보호 뿐 아니라 비밀유출시 경로를 파악하고 고발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해 국정원의 권한이 지나치게 높아질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의 비밀관리법에는 국가기밀 유출에 대한 처벌조항을 강화해 누구든지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적발되면 징역형 등 무거운 형벌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는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나치게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정치인들이 국가기밀을 공개하는 데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어 정치인이 언론에 국가기밀을 공개하는 경우 등에서는 처벌이 애매해 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대면보고 받은 2급 군사기밀을 일부 언론에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송 의원과 같은 당의 박진 의원은 2004년 국방위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3급 군사기밀을 유출하기도 했다.


송영선 의원실 관계자는 “보고받은 내용에 기밀이라 할만한 것은 없다. 이미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던 사실이었다. 국방부에서도 기밀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2·3급 국가기밀로 보고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내용은 매우 사소한 사안으로 기밀이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이 있기 때문에 제재할 수 없지만, 언론에 대해서는 아니다. 다만, 국가기밀 유출 사실이 확인되기 위해서는 문서로 된 명확한 자료가 있어야 하며, 이를 제재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사업단 이경미 간사는 “이번에 입법예고된 비밀관리 보호법에는 이 같은 문제를 감안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며 “그러나 여전히 정치적인 비밀의 누설이나 남용에 대한 기준은 모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비밀관리 보호법을 대표발의한 이광철 열린우리당 의원 측은 “국회의원의 기밀 유출을 제재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치인의 기밀유출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여론이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언론 역시 제재를 받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국정원의 비밀관리법이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이 입법예고한 비밀관리보호법은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대외비 제도를 없애고 어떤 비밀이든 3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비밀 지정이 풀리도록 했다. 법령위반이나 업무상 과실, 행정상 과오 등을 숨기기 위해 비밀을 지정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통상·과학·기술 등 국가이익 관련 비밀을 확대했다.

 

또한, 비밀의 관리와 보호, 평가와 함께 비밀 누설에 대한 경위조사와 고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옛 안기부의 보안감사권을 부활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국정원의 권력남용이 우려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경미 간사는 “입법예고된 법률안은 비밀에 관한 여러 법률안을 한데 모아 국정원 관리아래에 끌어 모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외국에도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비밀기록까지 다루는 경우는 없다. 미국은 비밀기록을 국가기록원 산하 정보보안 감독국에서 관리한다”고 밝힌 후 “국정원의 비밀관리보호법은 비밀의 범주와 개념을 확실히 하지 못하고 국정원 권한만 강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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