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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사기, 검·경찰 사칭…백령도까지 확산 2007.01.23

 “개인정보 유출돼 범죄조직 연루됐다”며 위협


전화를 통해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알아내 범죄에 이용하는 ‘보이스 피싱(Voice

Phising)’으로 인한 피해가 서울 등 대도시 뿐 아니라 제주도·백령도까지 발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찰·검찰 직원을 사칭하면서 각종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여 금품을 가로채거나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개인정보 유출로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다고 속이는 등 사기 방법도 날이 갈수록 치밀하고 대담해지고 있다.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중국계 말투를 쓰고 발신자 번호가 ‘080’으로 시작하는 해외 인터넷 전화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중국 등 해외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의심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과 검찰에 신고 된 사기전화의 유형을 보면, 사기단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건 후 자동응답 기계를 연결시켜 “귀하가 검찰청에 불출석했으니 문의가 있으면 9번을 누르라”고 안내한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9번을 누르면 상담원이 연결돼 주민등록번호·이름·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빼내간다.


지난 20일 5000만원을 사기당한 서울 종로의 C씨는 검찰직원이라고 소개하는 중국어 말투의 여자 1명과 한국어 말투의 남자 1명에게서 전화를 받고 “당신의 계좌가 검찰 사칭 범죄에 이용되고 있으니 곧 출두해 조사를 받지 않으면 가담자로 보겠다”는 안내를 받았다.


범죄조직에 연루됐다는 말에 겁에 질린 C씨는 사기단이 시키는 대로 통장과 신용카드를 들고 인근 은행지점으로 달려가 1시간 가량 통화하며 자동인출기 숫자 번호를 눌렀다. 5,000만원이 예금주가 확인되지 않은 예금계좌 두 개로 송금되자 범인들은 C씨에게 “신분을 보호해야 하니 명세표 용지를 찢어버리라”고 말해 증거를 없애기 까지 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뉴스에서 검찰을 사칭해 송금 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어서 전화 건 사람들이 진짜 검찰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하며 이들의 범죄 수법이 매우 교묘했다고 진술했다.


금융기관 사칭하는 사기사건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일 경주에 사는 S씨는 “카드가 연체됐다”는 ARS 전화를 받고 상담직원과 통화하며 해당 금융기관에 가서 5,000만원을 송금해주는 피해를 입었다.


최근 몇 년간 잇따른 경고가 내려진 국민연금·건강보험 환급 사기사건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대구·부산·제주도·백령도 등 전국 각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화사기 용의자들은 휴대폰이나 인터넷 전화를 사용해 발신자 번호를 조작하면서 조사기관 추적을 피하고 있으며, 심지어 검찰·법원·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 전화번호를 발신번호로 남기기도 해 피해자가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말 중국 영파시 공안부와 공조수사를 통해 56명의 국제 환급사기단을 검거한 바 있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는 금융범죄 수사관을 사칭한 전화로 68살 김모 씨에게 8,000여 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타이완인 28살 주모 씨 등 일당 3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은 중국계 폭력조직이 변종수법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범죄집단에 한국인 10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한 두 명만 성공해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풍조가 퍼져 범행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기관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해도 신상정보를 알려주거나 현금 자동지급기를 조작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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