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품이 ‘세계 1위’라는 말을 듣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CCTV로 대표되는 영상보안시장의 핵심장치인 DVR(Digital Video Recorder, 디지털영상저장장치)도 그 중 하나이다.
세계 보안장비시장 특히, 영상보안시장은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분야이다. 또한, 유행에 따라 변화하는 다른 시장과는 달리 좀처럼 변화를 허용하지 않는, 그로 인해 신생기업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면서 자연스레 보안장비시장에도 진입의 틈이 생기게 됐고,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의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전문 개발업체들이 CCTV에서 촬영한 영상을 아날로그 방식의 VCR 녹화에서 DVR을 이용한 디지털 방식으로의 녹화기술을 개발했고, 그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 DVR 산업을 선도해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국내 업계의 위치는 북미, 유럽, 일본 제품에 비해서 상당부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IT 기술과의 컨버전스를 통해 제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잘 나갈 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법. 우리가 향후에도 세계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와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분야이든 시장과 기술은 함께 발전해가야 한다. 시장을 무시한 기술의 발전은 한계가 있으며, 시장이 앞서가지 않는 한 기술발전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및 게임 산업에서 앞선 경쟁력을 계속 유지해 갈 수 있는 것도 시장과 기술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방위산업이나 공공사업, U-City와 같이 영상보안 분야가 필요한 사업에 첨단장비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곳에 도입하는 영상보안장비가 세계 1위의 우리나라 제품이 아닌 외국 제품이 채택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시장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해 이익을 창출하는 이익창출시장이 아니라 신기술, 신제품의 적용시장이다.
제품의 신뢰성 확보와 기술 발전은 현장의 피드백을 통해 얻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지속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시장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품질유지와 A/S를 위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다시 수출로 연계시킬 때 국내외 시장에서 균형 있는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제품의 적극적인 도입·활용을 통한 국내 DVR 시장의 기반 조성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 업계의 위치를 견고히 하는 데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이사·디지털CCTV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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